여전한 반등 기대감 속 전문가들 "유가 부담 이어질 것"
[뉴스핌=권지언 기자] 국제유가가 5년여 래 최저치로 다시 떨어졌다. 시장은 유가 반등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만 공급 과잉 부담은 한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월물은 지난 주말보다 2.79달러 급락한 63.05달러에 마감되며 2009년 7월1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는 지난 주말보다 2.88달러 떨어진 배럴당 66.19달러에 거래를 끝내 2009년 9월29일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를 끌어내린 주요 변수는 모간스탠리의 유가 전망과 예상보다 부진했던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지표, 중국의 수입 감소 소식 등이었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브랜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평균 70달러로 제시, 종전 전망치보다 28달러 낮춰 잡았다. 오는 2016년 유가 전망은 배럴당 88달러로 제시됐다. 모간스탠리는 내년 중 국제유가가 43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쉼 없는 공급과 중국과 유럽 등에서의 수요 부진 상황이 유가에 추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레디션 에너지 선임 애널리스트 진 맥길런은 "시장이 계속해서 바닥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바닥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매수 포지션이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유가 반등에 여전한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ICE유럽선물시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일주일 동안 브렌트유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4개월래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WTI 가격 강세 베팅 역시 20개월래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에너지 어낼러틱스그룹 이사 톰 핀론은 "사람들이 (유가 급락 상황을) 매수 기회로 삼을 지 모르지만 여전히 시장은 공급과잉 상태"라면서 "유가는 신저점을 테스트할 것이며 급격한 변동장세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가 급락 상황이 이어지면서 베네수엘라, 이란, 러시아와 같은 주요 석유 수출국 경제와 에너지 기업들의 타격 역시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와 노르웨이의 스타트오일(Statoil), 컨티넨탈 리소시즈(Continental Resources) 등이 설비투자 축소와 일부 운영프로젝트 중단 및 지출 축소 계획 등을 밝혔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