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독일 경제의 침체 리스크가 부상, 유로화가 하락 압박을 받으면서 달러화를 밀어올리는 움직임이 전개됐다.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지만 달러화의 상승에 제동을 걸지는 못했다.
14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가 0.79% 하락한 1.2651달러에 거래됐고, 달러/엔이 0.12% 소폭 오른 106.99를 나타냈다.
유로/엔이 0.65% 하락한 135.36엔으로, 유로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하락했다. 달러 인덱스는 0.73% 오른 85.83을 기록했다.
이날 독일 씽크탱크로 꼽히는 ZEW가 발표한 10월 경기예측지수가 마이너스3.6을 기록, 201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ZEW는 독일 경제가 6년 사이 세 번째 침체에 빠질 리스크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독일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2%로 떨어뜨린 한편 내년 전망치 역시 2.0%에서 1.3%로 상당폭 하향 조정했다.
무엇보다 해외 무역이 부진하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성장률이 위축될 것이라고 독일 정부는 판단했다.
유로존의 성장 엔진에 해당하는 독일 경제의 후퇴가 유로화에 상당한 하락 압박을 가했다.
미즈호 은행의 사이린 하라질리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경제가 갈수록 뒷걸음질치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경제 전반에 커다란 위협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달러화가 상승 흐름을 탈 수밖에 없다고 그는 판단했다.
토론토 도미니온 은행의 숀 오스본 외환 전략가는 “지표 악화가 유로화를 끌어내렸다”며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더욱 떨어지는 등 유로화가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올해 2.2% 성장하는 한편 내년 성장률이 3.0%로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날 엔화 상승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고 업계 전문가는 진단하고 있다.
이 밖에 영국 파운드화가 하락했다. 9월 인플레이션이 1.2% 상승하는 데 그친 데 따라 영란은행(BOE)의 긴축에 대한 기대가 주춤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HSBC의 다라기 하이어 외환 전략가는 “올해 상반기 BOE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크게 고조되면서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였지만 실물경기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며 “파운드화가 당분간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