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지난 2012년 우리나라 최초 정통 크루즈선으로 기대를 받았던 '클럽 하모니(CLUB HARMONY)'호(2만6000t급)가 취항 1년만에 영업을 중단했다.
클럽 하모니를 운영하는 하모니크루즈측은 "1년여간의 운항 경험을 바탕으로 항로 및 여행상품, 서비스 등을 재구성하고 선박을 정비하는 등 재도약을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해 휴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실상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럽 하모니가 영업을 중단한 속사정은 따로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대부분의 크루즈선은 카지노 영업을 통해 번 돈으로 운영된다. 클럽 하모니도 카지노 설치 허용을 전제로 크루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카지노 설치가 규제에 묶여 무산되면서 영업적자가 40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 8월 동북아시아에서 운항되는 크루즈선 중 가장 큰 규모의 보이저 오브 더 시즈(Voyager of the Seas)호가 인천신항 선석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진=인천항만공사 제공) |
박근혜 정부가 관광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크루즈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 육성 정책도 카지노 설치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클럽 하모니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수부는 지난해 7월 크루즈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설치를 허용하는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크루즈법)'을 지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해수부는 올해 안에 크루즈법을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인천 영종도에 외국자본이 개발하는 복합리조트에 정부가 최초로 카지노 사업을 허용했다. 외국인 전용이라는 단서는 달았음에도 앞으로 내국인에게도 허용할 수 밖에 없다는 예상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미국 애틀랜틱시티의 카지노 개발 사례를 참고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관광지 개발의 주요 유형별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78년 美 뉴저지주의 애틀랜틱시티는 해양 오염에 따른 휴양객 감소와 경제 침체에서 탈피하기 위해 도박 사업을 합법화했다.
당연히 지역 정서는 카지노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카지노 수익의 일부를 교육 예산에 포함한다는 조건으로 카지노 법안이 통과됐다. 카지노 개장과 함께 10년 동안 관광객은 700만명에서 3430만명으로 5배 정도 늘었고 일자리 수 역시 1970년 2만5000명 수준에서 1990년 6만600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카지노 사업을 통한 세수 증대로 지역 학생 당 교육 예산이 뉴저지주 평균보다 1500달러 높게 배정됐다.
애틀랜틱시티의 사례는 지역 경제 재건을 위한 정부 정책에 주민들의 지지가 카지노 개발 사업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 "크루즈선은 카지노 사업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크루즈산업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며 "카지노를 무조건 사행성이라고 볼 경우 관광산업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