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News

속보

더보기

[김윤경 국제칼럼]어설픈 민영화 추진, 포퓰리즘만 설친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누군들 명쾌한 것이 좋지 않으랴. 길게 자기 주장을 말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있자면 성격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 이렇게 말한다. "아, 그래서 결론이 뭐야?" 그리고 또 한 마디. "그래서 이거라는 거야, 저거라는 거야?"

특히 옳고 그름으로 이분(二分)하는 것처럼 명쾌한 것이 없다. 그러나 복잡하게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사안을 그렇게 무 자르듯 나눠 판가름하긴 쉽지 않다.

요즘은 민영화(Privatization)가 뜨거운 이슈다. 찬반이 첨예하게 맞붙고 있다. 철도와 가스, 공항, 면세점, 의료 등이 민영화 목록에 올라 있는데 가만 들여다 보면 민영화에 대한 기본 개념이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뭉뚱그려 민영화 추진, 아니면 반대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민영화는 괴물인가? 아닌가? 정부는 강력히 추진하고 시민단체와 관계자들은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 모습은 참 혼란스럽다. 특히 정부 쪽에선 일부러 그러는 것이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논리적인 배경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그러니 반대 목소리에 무작정 기대고 싶어지기도 한다.

당장 지금 뜨거운 부문인 철도와 가스만 들여다 보자.

우선 철도 민영화는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 때 공공부문 대외개방에 대한 발언을 했고 그 다음 날 국무회의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의정서(GPA) 개정안이 통과되고 박 대통령이 이를 재가까지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WTO 정부조달협정 개정안 재가는 국회 통과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고 야권에선 "국회를 무시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통상교섭절차법 상 반드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밀실에서 기습 통과됐다는게 강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면서 정작 더 중요한 부분이 가려지고 있는데, 그래서 민영화가 철도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가져오고 그러면서 요금만 높여 서민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냐 아니냐 하는 점이다. 정부, 여당은 민영화를 통해 경쟁 체체를 도입하면 당연히 서비스의 질적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주장을 하고 있다. 

야당은 이것이 신자유주의의 허상이라고 공격한다. 결국 철도 산업 선진국인 프랑스 등에 문호를 열어주자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일단 비효율성을 바로잡는다는 목적으로 인력 감축이나 철도 노선 감축 같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며 이윤 향상을 위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국민의 이동권을 제한하려는 것"이라고도 비난한다. 

정부에선 "국내외 기업에 차별을 두지 않고 발주를 하겠다는 것이 조달협정인데 이게 무슨 민영화냐"라고 하고 있지만 서울 도시철도 9호선과 신분당선에서 이미 민영화의 어두운 면을 본 사람들은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MKIF)가 9호선에 투자해 고액의 배당을 받으면서도 만성 적자를 내세워 요금인상을 추진하다가 결국 철수를 결정한 걸 봤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 자본에 뭐든 개방하면 안된다는 국수주의적 논리가 민영화 반대와 같은 논리로 해석되어선 안 된다. 9호선의 경우야 '시민펀드'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어 투자가 된다하니 반갑지만 "외국 자본은 무조건 먹튀할 것이니까 안돼" "공공재를 어떻게 외국 자본에 파냐"란 논리는 독선적이다.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도 철도 민영화를 강력히 추진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정부는 매각 대금을 챙겼지만 국민의 안전이 담보되지 못했고 결국 철도는 공공 소유로 다시 돌아가고 만다.

철도 민영화를 강력히 추진했으나 실패하고 만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출처=텔레그래프)

그래서 더 정부의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GPA 재가가 어째서 철도 민영화냐"라고 했을 뿐이다. 철도 산업이 우리보다 훨씬 발달해 있는 선진국 산업 자본이나 투자 자본이 들어오면 우리가 맞설 만한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나오는 우려를 무마할 설명이 있다면 이해가 되겠는데 이런 핵심에 대한 설명이 부재한 것이다. 야권의 너무 정치적인, 포퓰리즘적인 접근도 마뜩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다음은 가스 민영화. 가스공사를 민간에 쪼개 팔려고 했지만 막혔고, 이 얘기가 아니라 재벌 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해 주는 것이 민영화로 불리고 있다.

이 이슈는 지난 4월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이 발의한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민간에 가스를 사서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인데 넓은 의미에서 민영화로 불리고 있다. 이걸 민영화라고 한다면 이미 차근차근 진행돼 왔고 이번에 문을 확 열어준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올해 이미 두 번 국회 법안심사소위를 거쳤으나 계류되고 있던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지난 3일부터 다시 시작됐다. 한국가스공사 노조는 경고 파업에 돌입했다.

천연가스는 발전을 위해 쓰는 것과 서민들이 취사나 난방에 쓰는 도시가스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발전용은 가스공사가 사서 발전사에 공급한다. 도시가스 역시 가스공사가 사서 지역의 소매 도시가스회사에 공급하고 이것이 가정이나 산업체에 공급되는 구조다. 쉽게 말하면 가스공사가 가격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민간 기업들에게 이 문을 많이 열어주게 되면 이윤 확대를 위해 요금이 인상되고, 요금은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결코 내리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국제 원유 가격이나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했던 최근 몇 년 사이 그래도 도시가스 요금이 유지됐던 건 가스공사가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라는 것.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를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는다. 일본은 10개 민간 사업자들이 가스를 공급하는 구조인데 우리나라보다 가격이 3배 이상 비싸고 그래서 오히려 구매력이 있는 가스공사에 같이 매입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까지 해 온다고 한다.

참여정부 때엔 이렇게 에너지 공기업에 대해 "경쟁력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영화, 사유화 흐름을 막았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공공부문 민영화 바람이 들어갔지만 잘 되지 않았고 이번 정부는 공공부문의 부실이 심각하고 비효율화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이유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선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해서도 강력한 반 독점 규제를 가하고 있다.(출처=이코노미스트)
그러나 이것이 허구일 수는 있어 보인다. 

결국 초기 투자비용이나 운영비용이 엄청난 이런 공공 서비스 산업을 민간에 넘긴다면 독점이 불가피하고 그 독점으로 인해 오히려 서민들은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선 아예 전기나 전화, 수도 사업 같은 경우 자연독점(自然獨占, natural monopoly)이 낫다고 주장하는 쪽도 있다.

그렇다면 민영화를 추진할 때 필수적인 건 강력한 독점 규제일 수 있다.  미국이 공룡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도 분해할 수 있는 반(反) 독점법이란 강력한 수단을 갖고 있듯 말이다. 

우리 정부에선 그런 설명도, 제도적 보완에 대한 계획도 전혀 없다. 일본이나 영국이나 우리나라에서나 민영화의 폐해를 직접 목도하고 있는데도 민영화가 왜 나쁜 거나며 '눈 가리고 아웅'이다. 그러니 포퓰리즘도 함께 설친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