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지난 5월 이후 투매 분위기가 이어졌던 신흥국 채권시장이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향후 이들 국가의 통화 절상이 예상돼 지금이 채권 매수로 돌아설 적기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미국의 양적완화축소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지난 1997년 아시아 위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알리앙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안드레아스 우터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신흥국 채권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제여건 및 새롭게 조정된 전망을 근거해 볼 때 신흥시장 위기설은 과도한 예측이며 오히려 과거 1997년 위기 상황에 비해 외부 악재에 더 잘 견딜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선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상적자 문제에서 벗어난 상황이라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1997년 위기 당시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가 GDP의 최소 1.5%에서 5.9%까지 경상적자가 발생했지만 이중 현재 적자가 나타난 국가는 인도네시아 한 곳 뿐이다.
신흥국들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부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안정세의 근거로 제시됐다. 또한 위기 때보다 달러화표시 국채 비중이 크게 축소됐으며 외환 보유고도 그때보다 높은 상황인 점이 위기가 재현설의 설득력을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우터만은 특히 신흥국 상황을 경상수지 문제 여부에 따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및 브라질은 경상적자로 몸살을 앓는 국가들이다. 인도의 적자 수준은 GDP 대비 5.1%이며 인도네시아는 2.8%, 터키는 6.1%를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경상적자가 GDP 대비 3.6% 수준이지만 경쟁력 악화, 재정개혁 필요성, 과도한 소비자신용 의존도 등으로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터만은 분석했다. 또한 이들 네 국가는 모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경제 개혁 논의가 최우선 의제로 떠오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과 폴란드의 경우 더 나은 상황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경상흑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개인부채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7%가 넘는 성장률과 더불어 물가상승 압박에 대해 이전부터 관리해 오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달간 위안화 가치는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폴란드는 경상적자 수준이 브라질과 비슷한 상황이지만 정치 안정화와 경제적 유연성으로 유로존 국가 중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우터만은 전망했다.
우터만은 지난 여름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지에서 나타난 채권시장 투매가 단기 투자자들에게는 향후 이들 국가의 통화가치 추가 하락의 완충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경우 신흥국들의 경제 기초여건 문제가 표면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