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간 생방송 뉴스에 화려한 앵커진..광고주-시청자 사로잡을지 '관심'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매일 14시간의 스트레이트 생방송 뉴스, 돌려 말하지 않는 직설 다큐멘터리, 전국 방방곡곡 빠지지 않는 취재진 배치, 여기에 다른 뉴스 채널에 비해 적은 광고.
20일(현지시간) 개국하는 24시간 뉴스채널 알자지라 아메리카 얘기다.
뉴욕타임스(NYT)의 앞선 묘사처럼 저널리즘 교수나 얘기할 것 같은, HBO의 드라마 '뉴스룸'에서나 볼 수 있는 매우 이상적인 뉴스 채널같다.
20일(현지시간) 미국내 12개 도시에서 방송될 24시간 뉴스채널 알자지라 아메리카(출처=디애틀랜틱) |
알자지라 아메리카의 최고경영자(CEO) 에하브 알 시하비 역시 이렇게 말한다. "시청자들은 다른 채널들과는 다른 뉴스를 보게 될 것이다. 알자지라 아메리카는 사실(Fact)에 기반한 것을 치우치지 않게, 깊이있게 뉴스로 보여줄 것이다"라고.
또한 "의견과 주장은 줄이고 유명인들을 보여주는 선정적인 장면도 줄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정보와 오락을 합친 개념)는 추구하지 않으며 날 것의 정보 전달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다면 공영방송 PBS 뉴스와도 유사할 것 같고, 루퍼트 머독 소유의 폭스 뉴스 채널과는 완전히 상반될 것 같기도 하다.
알자지라 아메리카 보도국 전경(출처=가디언) |
하지만 '먹느냐 먹히느냐' 치열한 경쟁이 진행중인 뉴스 시장에, 그것도 중동 냄새를 풀풀 풍기는 이름의 뉴스 채널이 과연 시청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겠느냐는 것.
CNN과 폭스 뉴스, MSNBC도 급변하는 상황에 대처하느라 정신이 없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TV 앞에 모여 앉지 않고 웹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SNS를 통해 뉴스를 보는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퓨 리서치의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매일 주기적으로 케이블 뉴스를 시청하는 미국 성인들의 수는 지난 2010~2012년 동안 5%포인트 줄었다.
NYT는 알자지라 아메리카가 경쟁 상대로 삼는 곳은 NBC와 CNN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케이블 방송을 위해 지난 1월 인수한 앨 고어가 운영하던 채널 커런트TV의 명맥을 이어가게 될 것으로 봤다. 닐슨레이팅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프라임 타임의 커런트TV의 시청자 수는 약 2만4000명. 같은 시간대 폭스 뉴스 시청자 수는 130만명이다.
최근 알자지라 아메리카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ABC 출시의 케이트 오브라이언은 "치우치지 않은 뉴스, 탐사보도를 할 것이며 소셜 미디어 세대에 맞춘 방송을 할 것"이라고 자신하고는 있다.
특히나 알자지라 아메리카의 시청률을 가로막을 수 있는 장애물 중 하나는 채널의 이름이 상기하는 이미지일 것이다.미국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중동과 9.11 테러를 연관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알자지라는 오사마 빈 라덴의 메시지를 방송하는 것 등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블룸버그는 알자지라가 '아랍의 봄'이나 시리아 사태 등을 보도하는데 있어 치우침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집트에선 쫓겨난 모하메드 무르시 대통령을 명사대우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광고 매출과도 직결된다. 알자지라 아메리카는 다른 채널에 비해 광고를 적게 틀겠다고 했다. 한 시간 당 약 6분. 평균적으로 다른 뉴스 채널이 한 시간 당 15분의 광고를 하는 것에 비해 절반도 안 된다. 알자지라측은 "광고가 뉴스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광고주들이 이 채널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또 하나의 장애물은 배급(distribution)일 것이라고 봤다. 개국과 동시에 시청 가능 가구수는 4000만~1억 정도. 그러나 뉴욕시 등 대도시 지역을 서비스하는 타임워너 케이블과의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서 시청 가능 지역이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초기에 시청률을 확 끌어 올려야만 배급 계약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알자지라 아메리카 프라임 타임 뉴스 앵커를 맡게 될 NBC 출신의 존 시건설러(출처=허핑턴포스트) |
10시엔 토크쇼 '컨시더 디스(Consider This)'가 방송된다. '굿모닝 아메리카' 지역방송을 진행해 온 안토니오 모라가 이끈다. 이밖에도 CNN에서 솔리대드 오브라이언과 알리 벨쉬, 에미상 수상자인 마이클 오큐 등을 모셔왔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