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북한군 위치 알아…장거리 무기 사용 허가 필요"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무장 북한군 병사 7000여 명이 지난달 말 자국 국경 지역에 배치됐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향해 선제 타격에 나설 수 있게 허용해줄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은 2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에서 러시아군이 수송기 28대를 동원해 북한군 병사 7000여 명을 연해주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병사들에게 60㎜ 박격포와 AK-12 소총, RPK/PKM 기관총, SVD/SVF 저격총, 피닉스 대전차 유도미사일(ATGM), 휴대용 대전차 유탄발사기(RPG-7) 등의 무기가 지급됐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 중인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되는 북한 병사들에게는 야간 투시경과 열화상 카메라, 분광조준기, 쌍안경 등의 장비가 추가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앞서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8000명의 북한군이 배치됐다고 확인했다.
같은 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군이 전장에 배치되기 전에 동맹국들이 지켜보기만 하지 말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선제 공격 필요성도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영국, 독일은 지켜보기만 하고, 모두가 북한군이 우리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길 기다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가 현재 북한군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서, 선제 공격 가능성도 거론했다. 다만 서방에서 제공받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하려면 동맹국들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으로부터 제공받은 장거리 미사일을 러시아 본토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수개월째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 등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무장 북한군들이 조만간 전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러시아군 장비에 익숙하지 않고 언어도 통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군의 지휘를 따르기 어려워 전투에서 곤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기자 회견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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