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안내, 기회일 뿐 아니라 위험도 수반
[뉴스핌=권지언 기자]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신임 총재가 지난 달 데뷔 무대에서 꺼내 든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 카드의 구체적인 모습이 이번 주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이러한 정책수단 운용은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충고가 제기됐다.
최근 영국 경제 지표들은 회복을 조심스레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BOE 역시 그간 밟아 온 양적완화 가속 페달에서 조금씩 발을 떼야 하는 시점이 온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0일 자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금 같은 시기에 BOE의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은 회복세를 굳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만, 리스크 역시 만만치 않다고 주장했다.
FT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사용하면서 통화 당국이 커뮤니케이션을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포워드 가이던스가 도입된 직후에는 시장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지만, 나중이 돼서는 가이던스로 인한 변동성도 확대된다는 것이다.
또 오랜 기간 저금리를 유지한다고 했다가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경우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어 신뢰도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FT는 이 같은 리스크를 염두에 둔다면, BOE가 향후 정책 결정에 대한 조건으로 날짜를 제시하기 보다는 적절한 '목표 경제 변수'를 제시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생산가치를 변수로 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적절한 수량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이보다는 국민들에게도 더 쉽게 와닿는 실업률을 변수로 삼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버냉키 사단의 경우 앞서 물가 2.5%와 실업률 6.5%라는 경제 수치를 긴축정책으로 전환이 가능한 지점으로 제시하는 이른바 '에반스 준칙'을 도입한 바 있다.
또 BOE가 적정 자산매입 목표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포워드 가이던스 정책을 최대한 이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가지 방법은 BOE가 길트채 매입을 확대해 양적완화 규모를 늘리는 것인데, 양적완화 조치가 성장률 회복에 기대만큼 효과가 없을 수도 있지만 경제가 더 악화되지는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BOE가 좀 더 적극적으로 민간부문서 자산매입 목표를 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손실 발생시 이를 용인할 재무부의 승인이 필요하긴 하다.
다만 FT는 BOE가 연준처럼 모기지증권을 매입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택 시장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정부가 오히려 주택시장 버블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 FT는 이보다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