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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구루 그로스-버핏, 채권시장서 ‘굴욕’

기사입력 : 2013년05월21일 03:55

최종수정 : 2013년05월21일 07:02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가들 사이에 구루로 통하는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와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이 채권시장에서 체면을 구겼다.

시장금리 상승 리스크와 함께 채권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끊임없이 경고했지만 이들의 의견을 따른 투자자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국 회사채 발행 규모가 1202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5월 발행액 가운데 최고 수치다. 이와 동시에 지난 2008년 5월 기록한 최고치인 1626억달러를 크게 앞지른 것이다.

회사채 수익률이 하락 추이를 지속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사자’에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서 자산 매입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부쩍 높아졌지만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지는 못했다.

RBS 증권의 에드워드 마리난 신용 전략가는 “다수의 발행 기업이 잠재적인 시장금리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며 “버핏과 그로스의 투자 리스크 경고에도 대규모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사상 최대 물량이 순조롭게 소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이달 초 3.35% 선으로 하락했다. 이는 2008년 11%를 웃돌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서 장기간 가파르게 떨어진 것이다.

이는 회사채 발행액 10억달러마다 이자 비용을 7650만달러 줄였다는 의미다.

그로스는 “30년간 이어진 미국 국채시장의 장기 강세장이 이미 지난 4월29일 막을 내렸다”고 진단하며 투자 리스크를 강하게 경고했다.

버핏 역시 “채권은 투자 매력이 지극히 낮다”며 “회사채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모간 스탠리의 애덤 리치몬드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풍부한 현금을 보유한 데 반해 매입할 수 있는 자산은 상당히 제한된 상황”이라며 “모든 자산의 가격이 펀더멘털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과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미 지역의 투자등급 기업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을 추종하는 마르키트 CDX 지수는 지난주 1.9% 하락한 70.3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11월 사상 최저치인 68.9에 바짝 근접한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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