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동수도 "아직 생각 정리 못해"
왼쪽부터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사진=네이버] |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대권 레이스에서 관(官)이나 정(政)가와 인연이 있는 이들이 속속 후보군에서 이탈, 초반 열세다.
현재 KB금융 대권을 꿈꾸는 잠재적 후보자에서도 관이나 정가의 스킨십 경험을 되도록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후보들도 포착되고 있다.
8일 뉴스핌이 KB금융 차기 회장 물망에 올랐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의 의사를 확인한 결과, 김 원장과 임 전 실장은 "의사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김 원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차기 금융지주 회장 선출 레이스 참여 의사와 관련, "전혀 없다. (외부에서) 하라고 해도 안 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KB금융이고 뭐고 하여튼 일절 안 할 것"이라 했고, 헤드헌터에 의해 추천돼도 안 한다는 것이냐는 확인에도 "안 한다. 나한테 물어보지 않고 (어떻게 헤드헌터가) 추천하느냐"고 같은 답을 내놓았다.
임 전 실장도 헤드헌터에서 KB금융 회장 후보로 추천되면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또 추가 확인에도 "관심이 없다.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인 김 원장과 대표적인 관료 출신인 임 전 실장이 KB금융 회장 레이스에 불참을 천명한 것이다. 이들은 전날 우리금융 회장 공모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또다른 관 출신 인사 가운데 유력한 후보인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도 선뜻 출마 결심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가 수차례 통화를 시도하자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직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다"고 알려왔다. 아직 고민 중이라는 것이다.
진 전 위원장은 전라북도 고창 출신으로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다. 이외에도 재정경제부를 거쳐 조달청장, 수출입은행장 등 두루 관직을 맡아왔다.
이같이 관 출신이나 정치권과 연이 있는 인사들이 초반 레이스에서 속속 빠지거나 머뭇거리는 데는 표면적으로는 '개인적인 이유'가 작용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KB금융이 민간기업인 데다 관·정가 경험이 '낙하산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관·정가 이력 지우기'는 현재 KB금융 대권을 거머쥐려는 다른 후보군에서도 확인되는 사항이다.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으면서 KB 대권 의사가 있는 잠재적인 A 후보자는 자신이 관 출신 인사로 분류되는 것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또다른 잠재적 B 후보자의 경우도 잠시 정치권과 스킨십을 가졌던 사항이 부각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기자에게 귀띔했다.
다만,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 인수 합병 주체가 국내에 사실상 KB금융밖에 없는 데다 KB금융은 이번에도 공모제를 택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관료 출신들이 자연스러운 모양새를 취하면서 회장 선출 레이스에 가담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편, KB금융은 8일 오후 이사회 경영전략위원회 회의를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확대회의로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선임을 위한 회추위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