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
박종우는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에 열린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 직후 정치적인 메시지를 공개해 시상식에서 제외됐다. 당시 박종우는 관중석에 있던 팬으로부터 '독도는 우리 땅'이라 적힌 종이를 건네받아 그라운드에서 활짝 펴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축구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부분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것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세리머니를 펼쳐 논란의 중심에 선 사례는 종종 있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독도 세리머니'는 역사가 깊다.
지난 2005년 3월 한국 축구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부르키나파소와 평가전에서 김상식(전북)의 결승골이 터지자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광고판으로 달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원조' 독도 세리머니를 펼쳤다.
당시 축구대표팀은 일본 시마네현의회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의결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이 같은 세리머니를 준비했다.
또 2008년 7월에는 프로축구 K리그 포항에서 활약하던 외국인 공격수 스테보가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적힌 셔츠를 내보여 화제가 됐다.
또다른 외국인 K리거 샤샤는 골을 넣은 뒤 자신의 조국에 대한 공격을 중지하라고 호소했다.
유고 출신의 샤샤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고 공습이 한창이던 1999년 3월 부천과의 K리그 경기에서 결승 헤딩골을 터뜨리고 카메라를 향해 'NATO, Stop Assail(나토는 공격을 중단하라)'이라고 적은 언더셔츠를 내보였다.
이런 돌출행동은 외국경기에서도 종종 벌어졌다.
이탈리아의 파올로 디 카니오(라치오)는 한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오른손을 하늘로 뻗는 파시스트식 경례를 했다가 1만 유로의 벌금을 물었다.
또 2007년 1월 창춘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3000m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대표 선수들은 시상식 도중 중국의 '장백산' 홍보에 항의하고자 '백두산은 우리 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펼쳐 보이는 돌발행동을 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고 우리 선수단은 대회조직위원회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서한을 보내 정치적인 의도가 없었음을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정치적 행동으로 실제 메달을 박탈당한 선수도 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남자 200m 결승에서 1, 3위로 골인한 미국의 흑인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시상식에서 고개를 숙인 채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로 내뻗어 인종 차별에 경종을 울렸지만 메달을 박탈당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호주 복싱대표 데미언 후퍼(20·헤비급)가 지난달 30일 32강전에서 공식 유니폼 대신 애보리진(호주 원주민) 국기가 가슴에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출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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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인규 기자 (ano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