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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카운트다운⑦] "바보야! 문제는 사람이야"

기사입력 : 2011년07월28일 14:04

최종수정 : 2011년07월29일 08:04

전격 인터뷰, 정삼영 美 롱아일랜드大 교수

[뉴스핌NewsPim] 바야흐로 헤지펀드의 시대. 금융당국이 연내 '한국형 헤지펀드 1호' 도입을 외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업계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헤지펀드 도입이 단순한 상품 출시 차원을 넘어  헤지펀드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길 바라기 때문. 하지만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증권·운용·자문업계의 좋은 플레이어들이 탄생하기에는 아직도 정부의 규제 장벽이 만만치 않다. 이에 성공적인 헤지펀드 도입을 위해 여전히 2% 부족한 당국에 들려주는 업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 정삼영 교수가 27일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서 진행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헤지펀드 전문인력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뉴스핌=정지서 기자] "결국 헤지펀드도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전문 인력을 육성하는 데 가장 많이 투자해야죠"

헤지펀드 전문가, 말은 쉽지만 국내에서 찾기엔 녹록지 않다. 전문가라면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롱아일랜드 경영대학에서 헤지펀드를 가르치며 실제 펀드매니저까지 겸하고 있는 정삼영 교수야말로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헤지펀드 전문가'다.

최근 국내 헤지펀드 도입에 가속도가 붙자 그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이에 방학을 맞이해 한국을 방문한 그를 만나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한 몇가지 제언을 들어봤다.

지난 27일 폭우를 뚫고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서 기자와 만난 정삼영 교수는 "지금이 헤지펀드 도입의 적기"라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헤지펀드 시장이 스스로 정화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부실한 것들은 사라지고 건강한 헤지펀드만이 남은거죠. 최적기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분명한 적기임은 확실합니다"

그는 헤지펀드 산업 내 매니저들이 헤지펀드를 진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예전에 비해 훨씬 공정한 경쟁이 가능케되면서 헤지펀드의 질적·양적 성숙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그만큼 건강한 헤지펀드들 사이에서 우리 토종 헤지펀드들이 경쟁하기 위해선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겠죠. 보다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춰 뛰어난 리스크 관리로 글로벌 헤지펀드들과 어려운 경쟁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보다 건강해진 글로벌 헤지펀드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정 교수는 단연 전문가 양성을 꼽았다.

유능한 매니저 없이는 벤치마크를 뛰어넘는 헤지펀드의 초과 수익률을 추구할 수 없다고 그는 단언한다. 최근 퀀트전략 등 컴퓨터를 활용해 위험관리에 들어가는 상품들도 많지만 위험이 찾아오기 전에 알아차리는 '직관' 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수박 겉핥기식의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헤지펀드 전문가 근처에도 갈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교육으로 정보의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어져야죠. 헤지펀드도 '사람장사'라고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철저한 교육과 경험으로 탄생한 유능한 전문가가 유능한 성과로 이어지는 게 시장의 섭리이기 마련이죠"

글로벌 헤지펀드 전문가 양성의 중심인 국제대안투자분석가협회(CAIA)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전문가 양성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큰 열의를 드러냈다. 현재 국내 헤지펀드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을 도맡아 진행하고 있는 금융투자협회 역시 그의 자문을 통해 세부 내역들을 조율하고 있다.([헤지펀드 카운트다운①] 헤지펀드 전문가를 양성해야한다 참고)

특히 정 교수는 헤지펀드 시장의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일컫는 '한국형' 헤지펀드는 어디까지나 규제에 대한 수식어일 뿐 우리가 경쟁하고 진출해야 하는 곳은 세계 시장 전체이기 때문이다. 

▲ 정삼영 교수는 헤지펀드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선 사회가 가지고 있는 헤지펀드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학선 기자>
"상품은 여러 개지만 경쟁하는 시장은 단 하나입니다.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들 중에서 투자자의 요구로 투명성을 강조하는 헤지펀드들이 각광받고 있어요. 지금으로선 이같은 글로벌 트렌드와 스탠다드를 좇아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유싯(UCITS). 유럽의 펀드 관련 공통 규범인 유싯은 유동성과 투명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한다. 시장이 선진화되면서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이같은 수요를 반영하는 매니저와 헤지펀드 상품의 수준도 향상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정 교수는 펀드상품을 만드는 셀(sell) 사이드의 전문가 교육 뿐만 아니라  바이(buy) 사이드에 있는 투자자들의 교육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고객들에게 수익률을 강조한 과대광고로 투자자를 현혹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판단에서다.

"가끔 신문에 선물옵션을 통해 2000~3000% 수익을 낸 사람이 있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하죠. 이는 매우 위험하고 부끄러운 사실입니다. 투자자들의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을 위해 '수익률 대박' 같은 광고나 기사가 확산되게 되면 한국의 헤지펀드 시장 역시 파생시장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게 될겁니다"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 1위 한국. 그는 이 타이틀의 그림자가 헤지펀드 시장에 드리워지는 것에 고개를 내저었다. 건강한 헤지펀드 시장을 간절히 염원하는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정 교수에게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한국형 헤지펀드'를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일단은 헤지펀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헤지펀드를 가르칠 때 가장 강조하는 것도 이 부분이죠. 전문가와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이 선행된다면 헤지펀드 시장의 활성화란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

그의 말처럼 당국과 업계가 모두 바라는 헤지펀드 도입의 성공을 위해서 지금은 헤지펀드의 현실을 직면할 때다. 그때야 비로소 말로만 듣던 '금융허브 코리아'란 캐치프레이즈가 실현 될 수 있다고 정 교수는 힘줘 말했다.

금융당국과 업계의 기대, 그리고 그와 우리 모두의 바람이 현실이 되길 기대해본다.


◆정삼영 교수는..

- 現 미국 롱아일랜드 대학교 재무학과 종신교수
- 現 Institute for Global Asset & Risk Management(IGARM·글로벌 자산 및 리스크 관리 연구소), 총 운영 책임자(COO)
- 現 Chartered Alternative Investment Analyst Association(CAIA·국제 대안투자 분석가 협회), 학술 자문위원
- 現 Rutter Associates, 이사
- 前 미국 헤지펀드 SSARIS Advisors LLC,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니징 디렉터
- 前 미국 헤지펀드 Parker Global Strategies LLC, 리스크 관리 담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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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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