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사모펀드 규제 선진화'를 통한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공식화한 뒤 헤지펀드 따라잡기가 한창이다.
과거 아시아 금융 위기를 경험한 한국 사회에서 헤지펀드란 두려움과 경계 대상이었다. 새로운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경험한 마당에 우리식 헤지펀드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은 아이러니처럼 보인다.
하지만 헤지펀드의 양면성이나 이에 따른 찬반, 호불호를 떠나 이미 국내 헤지펀드 도입은 제한적인 성격일지라도 시위를 떠난 살처럼 진행형이 됐다.
'한국형'이란 수식어에서 보이듯 당국이 추진하는 헤지펀드는 '글로벌 헤지펀드'와는 차이가 있는 절충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국내 도입 논의를 위해서는 헤지펀드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나아가 글로벌 헤지펀드의 현 주소를 먼저 살피는 것은 불가결한 일이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국내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먼저 글로벌 헤지펀드의 기본 개념과 역사, 운용방식, 투자기법은 물론 최신 헤지펀드 산업의 현황과 주요 경쟁자들, 글로벌 규제 현황과 국내 시사점까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뉴스핌=우동환 기자] 잘나가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연봉이 그냥 상당한 수준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투자자들에게도 대박의 꿈을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대단하다.
지난해 헤지펀드 매니저들 상위 25명이 벌어들인 돈은 무려 220억 700만 달러(원화 24조 원 상당)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가구의 연 평균 중간소득을 5만 달러로 가정할 때 총 444만 1400가구에 나눠 줄 수 있는 금액이며 한 가구 평균이 2.6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인 115만 명의 평균 임금을 합친 금액이다.
115만 명이라는 규모는 댈러스 전체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 존 폴슨의 '금' 사랑. 연봉 49억$로 No.1
지난해 상위 25명의 헤지펀드 메니저 가운데에서도 가장 잘 나갔던 인물은 2008년 금융위기를 기회로 살려 스타덤에 오른 존 폴슨 폴슨앤코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헤지펀드 업계 전문지인 '앱솔루트리턴(AR)'지의 발표에 따르면 존 폴슨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49억 달러(원화 5조 3000억 원)로 집계됐다.
폴슨 회장은 지난해 금값의 오름세를 예상하고 투자를 단행해 3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폴슨 회장이 운용하고 있는 폴슨앤코의 자산 규모는 350억 달러로 미국의 모기지 부실을 예견한 투자로 2년간 200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폴슨 회장의 뒤를 이어 연봉 랭킹 2위를 기록한 인물은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댈리오 회장으로 31억 달러(원화 3조 3000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86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레이 댈리오 회장은 지난해 38%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 델릴오 회장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피하는 동시에 차별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와 GE, 오라클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가 고른 50개 업체의 주식 중 18개 주식이 시장의 수익률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가 고른 H&R Block은 지난해 42%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퀀트펀드' 제임스 시몬스 3위, 소로스는 9위 마크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제임스 시몬스 사장은 지난해 25억 달러를 벌어 연봉 랭킹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짐' 시몬스로 불리는 그는 지난 1982년 150억 달러의 자금으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초정밀 금융공학적 기법을 쓰는 퀀트펀드로 유명하며 비금융권 전문가들을 상당수 고용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9년에도 지난해와 같은 25억 달러의 연봉을 받은 바 있다.
연봉 랭킹 4위는 아팔루사 매니지먼트의 데이비트 테퍼 회장이 차지했다.
그는 지난 2009년 40억 달러로 헤지펀드 메니저 랭킹 1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22억 달러로 연봉이 줄었다. 아팔루사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22%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퍼 회장은 유머 감각이 튀어나며 금융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그의 주식 포트폴리오 중 31.6%가 금융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 기술주가 21.9%로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브 코헨 SAC 캐피탈 어드바이저스 회장은 지난해 연봉 13억 달러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헨 회장은 워크홀릭으로 유명하다. 특히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 '상어'를 매입해 주목을 받았으며 그는 이 그림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종종 언급한 바 있다.
에디 램퍼트 ESL 인베스트먼트 회장이 11억 달러로 연봉 6위에 올랐으며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아이칸 캐피털의 칼 아이칸 회장은 9억 달러로 7위에 랭크됐다.
에디 램퍼트 회장은 제2의 버핏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지난 2008년에는 시간당 3000만 달러의 손실을 경험하기도 했다.
소로스 펀드매니지먼트의 조지 소로스 회장은 4억 5000만 달러의 연봉으로 9위에 올랐다.
나머지 25위까지 인물 중에 2억 1000만 달러의 연봉으로 마지막에 이름을 올린 써드 포인트의 댄 로브는 지난해 33.7%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에너지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지난 2009년 8억 2500만 달러의 연봉으로 랭킹 25위 안에 들었던 하빙거 캐피탈 파트너스의 필립 팔콘 회장은 무선 통신 분야에 배팅을 했지만 회사가 12%의 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이번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