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사모펀드 규제 선진화'를 통한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공식화한 뒤 헤지펀드 따라잡기가 한창이다.
과거 아시아 금융 위기를 경험한 한국 사회에서 헤지펀드란 두려움과 경계 대상이었다. 새로운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경험한 마당에 우리식 헤지펀드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은 아이러니처럼 보인다.
하지만 헤지펀드의 양면성이나 이에 따른 찬반, 호불호를 떠나 이미 국내 헤지펀드 도입은 제한적인 성격일지라도 시위를 떠난 살처럼 진행형이 됐다.
'한국형'이란 수식어에서 보이듯 당국이 추진하는 헤지펀드는 '글로벌 헤지펀드'와는 차이가 있는 절충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국내 도입 논의를 위해서는 헤지펀드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나아가 글로벌 헤지펀드의 현 주소를 먼저 살피는 것은 불가결한 일이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국내 헤지펀드 도입을 앞두고 먼저 글로벌 헤지펀드의 기본 개념과 역사, 운용방식, 투자기법은 물론 최신 헤지펀드 산업의 현황과 주요 경쟁자들, 글로벌 규제 현황과 국내 시사점까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뉴스핌=우동환 기자] 최근 몇년 간 헤지펀드 업계에서 자산 규모와 개수 등 흥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 중 하나로 금융위기를 꼽을 수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불러오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꿔서 시장의 주목을 끈 헤지펀드가 있는 반면 수익률 급락으로 시장에서의 활동이 위축된 업체도 있다.
특히 최근 헤지펀드 업체들의 운용 자산 순위를 통해 생존 가능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헤지펀드인텔리전스(Hedgefund Intelligence)의 2010년 특별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7월 1일 기준으로 헤지펀드 자산규모 1위는 레이 델리오 회장이 이끄는 브릿지워터(Bridge Water)로 총 509억 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2010년 1월 기준 1위 업체는 535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JP모간으로 집계됐으나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JP모간은 JP모간 애셋매니지먼트의 246억 4000만 달러와 하이브릿지캐피털의 164억 60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411억 달러를 기록 2위로 밀려났다.
그 뒤로 유럽계 헤지펀드인 브레반 하워드(Brevan Howard)가 315억 4000만 달러로 3위를 기록했으며, 금융 위기 이후 빠르게 성장한 폴슨앤코가 310억 달러로 4위에 랭크됐다.
이들 헤지펀드 업체 중 2007년과 2008년 사이 가장 두각을 드러낸 헤지펀드는 단연 폴슨앤코이다.
존 폴슨이 이끄는 폴슨앤코는 과거 자산 규모 50위권 밖에 있었으나 2008년 이후 자산규모 3위로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폴슨의 4개 펀드인 폴슨 어드밴티지 플러스와 폴슨 어드밴티지, 폴슨 트레디트 오퍼튜니티스, 폴슨 트레디트 오퍼튜니티스 II는 2007년 모기지 관련 채권에 대한매도 포지션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폴슨의 4개 펀드가 2008년 9월 기준 약 15~25%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수익 규모만 1조 원을 상회했다는 보고를 내놓기도 했다.
또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2007년 헤지펀드 자산규모 1위에 올랐던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도 인상적인 업체이다.
제임스 시몬스 사장이 창립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차별화된 퀀트전략으로 2008년 9월까지 그의 메달리온펀드가 약 58%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시몬스는 암호해독자이자 전직 뉴욕대 수학과 교수였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하는 퀀트전략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의 메달리온 펀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기에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메달리온 펀드는 과거 2000년 IT 버블로 주식이 급락하던 시절 약 98.5%의 순익을 거두었으며 2007년 금융시장 붕괴에서도 70% 이상 수익을 거두었다.
그러나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지난 2010년 기준 자산 규모가 150억 달러로 19위까지 밀려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