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대우조선 우리금융 등 지각변동 예고
- ‘생존’에서 ‘공격’으로 전환...M&A로 급성장 전략
[뉴스핌=문형민 이강혁 한기진 이연춘 유효정 변명섭 기자]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올해 ‘큰 장’이 선다는 기대감과 함께 물밑에서 분주한 발놀림이 역동하고 있다.
몇 년 동안 글로벌 경제위기의 파도가 몰아치자 기업들은 자세를 낮추고 ‘생존’에 매달려왔다. 하지만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축적한 자금이 풍부해지자 이제 ‘공격 경영‘으로 자세를 전환했다. 앞으로 20~30년 후 먹거리를 찾기 위해 독수리처럼 눈을 번뜩이는 상황이다.
때마침 기업들이 탐낼만한 매물도 줄지어 나와 있다. 하나만 잘 잡으면 업계 순위는 물론 재계 순위까지도 바꿀 수 있는 우량 매물이다. 대표적인 매물이 현대건설,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반도체 그리고 금융권의 우리금융, 외환은행 등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말 우여곡절을 겪은 후 현재 현대차그룹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하고있다. 외환은행도 하나금융이 인수자로 정해져 정책당국의 인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 대기업의 재무 담당자는 "올해 M&A 시장은 어느 때보다 불꽃 튀는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며 "군침을 흘릴만한 초대형 매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그룹들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선다는 내부 기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줄지어 매각을 기다리는 우량기업들
봄이 시작되는 3월초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실사를 마치고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그리고 4월까지 대금 지불까지 끝마쳐 그룹의 일원으로 맞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건설 인수전이 이렇게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다음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선다. 대한통운,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반도체 등이다.
대한통운이 스타트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매각 방안을 논의한 뒤 곧바로 공개 매각 작업을 추진한다. 이르면 2월부터 매각이 시작될 수 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대한통운 인수 의사를 이미 공식화했고, 2~3곳의 대기업이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대우건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 23.95%를 이달 말부터 매각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이미 한차례 매각 실패를 경험했던 대우조선해양도 상반기 중 매각 일정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현대건설 매각건이 마무리되면 그다음은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지난해 회복세로 반전했고, 올해도 글로벌 대형 악재만 없다면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업황 회복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도 상반기 중 진행될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하이닉스반도체 또한 매물로 나와 있다. 반도체가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고, 하이닉스의 실적이나 재무구조 등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욕심낼 만한 물건이라는 평가다.
다만 굴곡이 심한 반도체 업황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이라는 점 때문에 선뜻 인수의사를 내비치는 곳이 없다. 지난해 효성그룹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철회했고, 유력한 인수호보로 꼽혔던 LG그룹은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인수설을 부인했다.
채권단은 사는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조건을 변경하더라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갖고있다.
◆ 금융권 M&A는 난항
외환은행은 계획대로라면 늦어도 3월말까지 하나금융지주의 품에 안겨야한다.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인수계약을 맺은 하나금융은 3월말까지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1개월 단위로 주당 100원의 매입대금을 추가로 지급키로 했었다.
그렇지만 여러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심사가 길어지고, 외환은행 노조가 반발하는 등 여러 가지가 꼬이고 있다. 해묵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에 해당하는지 유권해석도 해야한다. 여기에 하나금융은 전체 인수가격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해야하나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
하나금융측은 이달 중으로 FI 유치를 마무리한 후 늦어도 2월중 이사회를 열어 제3자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인수자금 4조 6888억원 중 하나은행 등 자회사의 배당 2조 3000억원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1조 500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FI을 통해 나머지가 채워진다면 남는 건 당국의 승인이다.
우리금융 매각은 지난해에 한번 실패한 이후 아직 이렇다할 계획도 나오지 않고 있다. 매각 예상 가격이 7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매물이다 보니 살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다. 일괄매각이냐 분할매각이냐라는 문제부터 블록세일, 수의계약, 국민주 등 매각 방식까지 풀어야할 숙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리금융 민영화 시기는 이르면 올해 준비과정을 거쳐 2012년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있다. 지난해 예금보험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예금보험기금채권 상환기금'의 2010년~2014년 중장기관리계획에 따르면 예보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을 2012년에 마무리하는 것으로 돼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움직임을 볼 때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에 대략적인 민영화 안이 거론되고 2012년부터 본격적인 민영화 움직임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만 추구한다면 민영화 시기는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하나의 금융권 M&A 이슈는 저축은행이다. 한계상황에 이른 저축은행을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이 첫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 뉴스핌 Zero쿠폰 탄생! 명품증권방송 최저가 + 주식매매수수료 무료”
[뉴스핌 Newspim]문형민 이강혁 한기진 이연춘 유효정 변명섭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