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경제는 불안정하지만 회복단계에 와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섣부른 출구전략은 더블딥(회복조짐을 보이던 경기가 다시 하강하는 현상) 리세션을 낳을 것이다"
사공일(사진)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5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세계경제현황과 G20 정상회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고 비성숙된 출구전략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사공 회장은 이에 대해 "현재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세계 경제가 나이키 로고처럼 천천히 회복될 거라는 것"이라며 "세계경제가 과거 추세성장에 이르기에는 좀 시간이 걸릴 것이며 경제주체들이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기 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느 내수 진작 논의에 대해 사공 회장은 "불행히도 우리나라의 고민은 100% 순국산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고, 이렇기 때문에 외화 수입의 뒷받침 없이 내수 진작은 어렵다"며 "내수활성화를 도모할 경우 나타날 국제수지 악화를 감안할 때 수출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한 사공 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되고 있는 원인을 4가지로 들었다. 그는 이와 관련 "우리 경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펀더멘털 건전화, 기업의 적극적인 신시장 개척 및 신상품 개발, 중국의 경기부양책 효과 등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높은 해외의존도는 극복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사공 회장은 'G20(주요20개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공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이번의 리세션이 과거 1930년의 세계 경제공황 당시보다 훨씬 짧고 빠른 회복을 보이는 이유가 바로 '국제공조'이다"라며 "경제위기 이후 G20 정상회의를 중심으로 재정지출 확대를 비롯한 거시경제 정책공조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차단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론 G20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당사자들로 하여금 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이제는 더 나아가 G20의 제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공 회장은 내년에 개최될 G20 제 4차 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90% 이상"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내년도에는 아시아에서 개최될 거라는 합의가 있고, 우리나라가 마침 내년도 G20 재무장관 의장국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개최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 4차 회의 개최 결정은 다음달 24~25일 미국 피츠버그 3차 회의에서 이뤄지게 될 예정이라고 사공 회장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