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리는 엄청난(huge)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끝낸 뒤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이 증가했으며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투자와 수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며 그같이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말하면서 그 앞에 '놀랄만한(phenomenal)'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한다"며 "정말 모든 곳에서 위험과 불확실성을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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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CB는 이날 주요 정책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들어 두 차례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모두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렸다.
그 이유에 대해 ECB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화되는 경로를 따라가고 있는 반면, 경제성장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올해는 평균 2.3%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1.9%, 2027년은 2.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12월 전망했던 것보다 낮아졌다. 올해 전망은 1.1%에서 0.9%로, 내년은 1.4%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 2027년 전망치는 1.3%로 같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경제 성장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 수출이 침체되고 세계 경제가 약화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성장이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언하고 있는 관세 부과와 관련해 '유럽이 협상을 해야 하느냐 강하게 힘으로 맞서야 하느냐'는 질문에 "개인적 견해로는 힘을 바탕으로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힘과 협상을 적절하게 섞어서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관세는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순전히 마이너스"라며 "그것은 실제 부과되기 전부터 부정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세 인상과 잠재적 보복 위협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훼손된 신뢰가 투자와 소비, 고용, 채용 및 기타 모든 것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CB가 향후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선 "예측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ECB는 이날 성명에서 "금융 정책이 의미 있게 덜 제한적으로 되고 있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제한적"이라고 했던 예전 표현과 비교되면서 향후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지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라가르드가 금리 행보에 대한 사전 예고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RBC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닐 메타는 "ECB 성명서에서 '제한적'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봤을 때 (금리가) 중립 지점에 매우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S&P 글로벌 레이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실베인 브로이어는 "이번 결정이 ECB의 올해 마지막 인하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핌코 포트폴리오의 콘스탄틴 베이트는 "지금으로선 ECB의 정책 금리 인하가 계속 그리고 신중하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2% 정도의 최종 금리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라가르드 총재도 "상황은 불확실성으로 뒤덮여 있으며 어느 때보다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면서 "데이터에 대응하기 위해 민첩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