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중은 4일 한반도와 양안의 분단 인식을 엇갈리게 봤다.
- 중국은 남북 통일 대신 두 국가 현실을 사실상 수용했다.
- 남북 교류 단절과 통일 약화가 고착될 우려를 제기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분단을 바라보는 한·중의 시선이 묘하게 엇갈린다. 한국은 북한과 유엔 동시가입국이지만 헌법상 통일을 지향한다. 중국은 대만과 정치·군사적 대립을 겪고 있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과 양안 통일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세운다. 한반도에서는 '두개 국가'가 돌출하는 분위기인데, 양안의 한쪽 당사자인 중국이 맞장구를 치듯 한반도 '두 국가'론을 당연시하는 입장을 내비추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8월 19일 방한했을 때 '두 국가의 평화 공존' 취지의 언급이 국내에서 적잖은 논란을 불렀다. 언제부턴가 중국 당국자의 한반도 언급에서 '통일'이라는 말이 빠지더니 이제 '한반도'를 아예 '두 국가'로 호칭한 것이다. 수교 이후 중국 외교의 한반도 관련 공식 언어였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표현은 더 듣기 어렵게 됐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 중국의 한반도 전략, 특히 남북한 통일에 대한 입장이 달라진 것일까. 이 문제는 따지고 보면 꼭 중국만 탓할 일은 아닌 듯하다. 북한은 이미 2023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했고, 헌법에서 동족 개념을 사실상 지우면서 한국을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에 호응이나 하듯 한국 사회에서도 통일에 대한 회의론과 노골적인 반대론, '두 국가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뉴스핌 기자는 중국 외교부 관계자에게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조차 통일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이웃나라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거론하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니냐"며 기자의 말문을 막았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양쪽 당사자가 분단 고착화를 수용하는 상황에서 굳이 통일을 전면에 내세울 이유가 약해진 셈이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북한은 중국 내 북한 식당에 대한 한국인 출입을 금지하는 등 제3국에서의 남북 주민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한참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 중국 내 북한 식당의 손님 중 약 80%가 한국인이었음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당시 주중 북한대사관은 베이징의 한국 특파원들을 대사관으로 불러 브리핑까지 개최할 정도였다.
뉴스핌 특파원으로 최근 중국에 온 기자가 한반도에서 눈을 돌려 양안(중국과 대만) 상황을 바라보면 남북한 접경지와 전혀 다른 낯선 광경이 펼쳐진다. 군사적으로는 언제 충돌할지 모를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지만, 양안 사이에서는 사람과 물자의 왕래가 왕성하게 이어지고 있다. 중국 푸젠성 샤먼과 대만 진먼·마쭈를 잇는 이른바 '소3통'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 측에 따르면 2026년 7~8월 여름 성수기 샤먼 등 푸젠성 항구를 통해 대륙과 대만을 오간 양안 여행·출장객은 약 57만 명, 이 가운데 '소3통' 여객선 이용객만 43만8000명에 달했다. 특히 8월 한 달 샤먼~진먼 노선 이용객은 20만8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양안 사람들은 SNS 위챗(우리의 카톡)으로 문자도 주고받고 결제도한다. 대만에선 중국 국제 신용카드 시스템인 은련카드도 통용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 정치적 적대와 민간 교류를 분리하는 양안의 현실주의가 인상 깊게 다가온다. 공산당과 대립하는 대만 민진당 정부도 현직 장관을 중국 본토의 APEC 인적자원개발 장관회의에 참석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념적 대립 속에서도 필요한 교류는 이어가는 중국 특유의 실용주의가 두드러진다.
역사상 한반도의 지도는 숱한 나라의 흥망을 거치며 끊임없이 모습을 바꿔왔다. 강성했던 고구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듯 국가의 경계와 이름이 지도상에서 없어졌다. 교류와 왕래를 끊고 분열을 획책한 결과다. 오늘날 한반도가 두 개의 별개 국가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역사적 '기시감'을 갖게 하는 아주 불길하고 걱정스러운 일이다.
현재의 상황으로 보면 중국은 앞으로 '한반도 통일'이라는 표현을 여간해서는 입에 올리지 않을 것 같다. 한국에서 조차 통일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혈맹'인 북한을 자극할 이유가 없는데다, 중국 자체로도 통일 한반도가 '두 개의 국가'보다 이로울 것이 없을 터인데 굳이 한반도 통일을 거론할 이유가 있을까.
헌법 정신이라 할 수 있는 평화적 통일이 정파적 이해에 따라 흔들린다면 '한반도=두 개의 국가'는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역사적 인식으로 굳어질 수 있다. 한반도의 북쪽이 '남간도' 같은 지역이 되길 바라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통일의 의미를 축소하고 두 국가론을 수용하는 상황이라면, 먼 훗날 우리가 원치 않는 어떤 괴상한 지도가 한반도에 그려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