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헌재가 1일 독일 연구관들과 재판소원 운영을 논의했다
- 양측은 본안 심사 기준과 통제 범위를 집중 점검했다
- 한국은 도입 초기 실무 기준 정립에 독일 경험을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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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연구관, '본안 심사·기속력·환송 후 통제' 집중 문의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인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된 지 5개월여가 지난 가운데 한국 헌법재판소 연구관들이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연구관들과 만나 본안 심사 기준과 법원 판단에 대한 통제 범위 등 제도 운영상의 쟁점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헌재는 1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회의실에서 '한국 헌법질서와 법체계 이해'를 주제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연구관들의 방문 행사를 열었다. 독일 측 연방헌재에서는 전·현직 헌법연구관 29명과 주한 독일 대사관 직원 3명이, 한국 헌재에서는 헌법연구관 40여 명이 참석했다.

김상환 헌재소장은 인사말에서 "올해 우리나라에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제도가 도입됐다"며 "새로운 헌법적 과제를 맞은 우리 헌재에 이 제도를 오랫동안 운영한 독일의 경험은 소중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재판을 지원하는 연구관들이 직접 경험과 고민을 나눈다는 점에서 오늘 만남은 매우 뜻깊다"며 "서로 배우고 이해하는 활발한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진행된 한·독 헌법연구관 간담회에서는 재판소원 제도와 관련해 한국 측 연구관들의 질문이 집중적으로 이어졌다. 지난 3월 12일 재판소원 도입 이후 이날까지 접수된 재판소원은 2154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헌법소원 사건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지정재판부 심사를 거쳐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20건이다.
한국 측이 가장 먼저 물은 부분은 재판소원 사건의 본안 심사 기준이었다. 기존 헌재가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를 중심으로 과잉금지원칙이나 신뢰보호원칙 등에 익숙한 반면, 개별 법원의 재판을 심사할 때 어떤 기준과 강도를 적용해야 하는지는 제도 도입 이후 새롭게 정립해야 할 판단 영역이기 때문이다.
독일 측은 심사 강도가 사건의 성격과 문제되는 기본권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형사재판처럼 자유박탈이나 표현행위 처벌 등 기본권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제한을 가하는 사건에서는 비교적 강도 높은 심사가 이뤄지는 반면, 민사재판에서는 전문법원이 기본권의 의미와 중요성을 근본적으로 오인했거나 자의적 판단을 했는지를 중심으로 본다는 것이다.
민사재판에서 기본권의 대사인적(對私人的) 효력을 어떻게 판단할지도 주요 관심사였다.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은 국가와 국민 사이에 적용되는 기본권이 개인이나 기업 등 사인 간의 관계에서도 효력을 미치는지를 뜻한다.
한국 측은 "재판소원의 대상이 된 민사재판에서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에 의해 기본권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에 그 법리 구성을 어떻게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독일 측은 1958년 '뤼트 결정' 이후 기본권이 민법 해석과 적용을 통해 사인 간 관계에 간접적으로 작용한다는 법리가 발전해왔다고 소개했다. 신의성실이나 권리남용금지 등 일반조항뿐 아니라 개별 법률조항 자체를 기본권에 합치되도록 해석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연구관들은 재판을 취소·환송했음에도 법원이 다시 같은 취지의 판단을 할 경우 어떻게 통제하는지, 헌재 결정의 기속력이 주문뿐 아니라 결정 이유에도 미치는지 등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독일 측은 전문법원이 다시 유사한 결론을 내리면 당사자가 재차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송 이후 후속 재판을 연방헌재가 별도로 모니터링하는 제도는 없으며, 이를 법원 간 갈등이라기보다 헌법적 기준을 구체화해가는 '학습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연방헌재 결정의 기속력은 주문뿐 아니라 결론을 뒷받침하는 주요 이유에도 미치지만, 무엇이 결정의 필수적 이유이고 무엇이 부수적 판단인지는 개별 사건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측은 이 밖에도 범죄피해자의 재판소원 가능 여부, 지정재판부의 사건 필터링 방식, 법원의 재판기록 송부 방식 등 재판소원 운영 전반에 걸친 실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재판소원 도입 초기 한국 헌재가 본안 심사와 환송 이후 법원과의 관계 등 새로운 실무 기준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독일의 축적된 운영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독일은 1951년 연방헌재 출범 때부터 법원의 재판을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 제도를 운영해왔다.
김 소장과 재판관들은 내년 6월 독일 헌재소장의 초청으로 독일 헌재를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마은혁, 오영준 재판관은 지난 6월 독일 헌재를 방문해 재판소원을 주제로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