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글로벌·중국 글로벌경제

속보

더보기

[기술과 쩐의 전쟁] ⑪코어위브, 계약 따내면 차입부터...조달시장에 명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AI 핵심 요약

beta
분석 중...
  • 코어위브가 6월 말 고성장세를 이어가려 외부자금에 의존했다.
  • 상반기 설비투자가 영업현금의 4배에 달해 차입과 증자를 늘렸다.
  • 고객 편중과 이자 부담에 신용위험이 커졌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설비투자가 영업현금의 4배, 부족분 외부 조달
이자비용은 영업이익의 5배, 차입 여력 잠식
매출 65%가 상위 2개사, 대출 담보도 편중
임차료 약정 646억불, 장부상 부채의 2배
7월 대출서 금리 상향, 위험 재평가 시작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자금폭식이 초래할 금융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이어 ⑩~⑬편에서는 개별 기업들의 재무상태를 해부, 신용위험 측면에서 옥석을 가리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수년 사이 인공지능(AI) 연산 수요 급증에 힘입어 외형을 빠르게 불려 온 신생 AI 인프라 임대업체(네오클라우드) 코어위브(CRWV)는 지금과 같은 고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외부 자금의 수혈이 계속 전제돼야 하는 회사다. 고객 계약을 먼저 확보한 뒤 계약에서 발생할 대금 수취권과 GPU(화상처리장치)를 담보로 자금을 빌려 설비를 마련하고 고객이 내는 사용료로 원리금을 갚는 것이 회사의 사업 방식이다.

코어위브 로고가 새겨진 대형 벽면 [사진=블룸버그통신]

코어위브의 성장 지속 여부는 자금 조달시장 사정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가동 중인 설비에서 영업현금이 유입되고 있어 존속 자체가 차입 성공 여부에 달린 상태는 아니지만 설비투자가 영업현금흐름을 크게 웃돌아 부족분 상당량을 신규 조달로 충당하고 있다.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 계약 이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이 경우 담보인 대금 수취권의 가치는 낮아져 신용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영업현금 4배 설비투자

코어위브(작년 3월 상장)의 매출액이 분기마다 전년 대비 100% 넘게 늘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규모 차입과 증자가 있다. 예로 올해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은 약 37억달러 흑자였지만 같은 기간 설비투자는 141억달러로 4배에 달해 100억달러 넘는 부족분이 외부 조달로 채워졌다. 상반기 조달액만 부채 167억달러, 증자 30억달러다. 외부 조달로 늘린 설비에 힘입어 수주잔액은 6월 말 1042억달러로 1년 전의 3.5배가 됐다.

외부 조달에 기댄 성장의 결과로 이자는 이미 이익을 몇 배 규모로 앞선다. 2분기 이자비용은 6억4000만달러로 같은 분기 영업이익 1억2800만달러의 5배에 달했다. 총부채가 351억달러로 2024년 말의 4배를 넘어설 만큼 가파르게 늘어난 결과다. 3분기에도 이자비용(회사 전망 8억6000만~9억4000만달러)과 영업이익(2억~2억6000만달러)의 격차는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차입 여력 이자에 잠식

코어위브의 이자 부담 급증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성장에 필요한 차입 여력을 되레 갉아먹는다는 데 있다. 이자 지출이 커질수록 원리금 상환 능력에 대한 대출기관의 평가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설비투자 전망은 350억~390억달러로 이 역시 대부분을 추가 차입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최근 신규 차입 금리가 9%를 넘어섰다. 조달로 성장해 온 회사에서 조달 능력의 훼손은 수주잔액를 매출로 전환하는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코어위브의 신용등급은 주요 신용평가사 3사 모두(S&P·무디스·피치)에서 투기등급이다. 투기등급 회사가 고금리를 감수하면서도 대규모 차입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금 수취권 담보 대출의 신용 보강 효과가 있다. 대출기관이 심사하는 대상은 코어위브 자체의 상환 능력보다 담보로 잡힌 고객 계약의 질이다. 고객이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약정 대금을 내야 하는 의무지불 계약이라 대출기관 입장에서 상환 재원의 예측이 가능하다.

담보의 질이 곧 대출의 질인 만큼 조달 조건은 고객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 4월 오픈AI 계약을 기초로 한 31억달러 대출은 지표금리 SOFR(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익일물 조달금리) 대비 5%포인트(p) 가산금리에 소화됐지만 3월 메타 등의 계약을 기초로 한 85억달러 대출은 2.25%p 가산으로 금리 격차가 컸다.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같은 회사의 대출 금리가 2배 넘게 벌어진 셈이다.

◆매출도, 담보도 소수 편중

문제는 조달 기반이 되는 고객이 소수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코어위브의 담보 방식에서 가장 취약한 고리로 꼽힌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의 약 65%가 마이크로소프트 등 상위 2개 고객에서 나왔다. 7월 조달한 26억달러 대출(신디케이트론)의 담보 계약 구성도 앤스로픽 40%, 제인스트리트 35%로 쏠려 있다. 메타, 앤스로픽 등으로 고객 명단은 늘고 있지만 매출 기여는 아직 소수에 몰려 있고 대출도 건별로 1~2개 계약에 기대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코어위브 옥외 광고판 [사진=블룸버그통신]

투기등급에도 대규모 자금이 유입돼 온 이유가 고객 계약의 질에 기댄 조달이었던 만큼 고객 편중은 사업 위험인 동시에 조달 위험이기도 하다. 소수 고객 가운데 한 곳이라도 경영난 등으로 약정 대금을 제때 내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타격은 매출 감소에 그치지 않고 해당 계약을 기초로 한 대출의 담보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담보 가치가 훼손되면 기존 대출의 차환 조건이 나빠지고 같은 방식의 신규 조달도 어려워져 다음 계약 이행 자금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고객 편중과 함께 취약 고리로 꼽히는 것이 임대차 기간의 불일치다. 코어위브가 데이터센터 개발업체와 맺은 임차료 지급 약정액은 2분기 말 기준 646억달러로 부채 351억달러의 2배가량이다. 임차 기간은 7~16년인 반면 고객 계약 기간은 통상 3~5년에 그쳐 재계약하지 않으면 임차료 지급 의무는 10년 정도 남는다. 매출액의 65%가 2개 고객에 몰려 있어 한 곳만 떠나도 매출과 임차료 부담의 공백이 큰 만큼 계약 만료를 앞둔 고객의 이탈을 막으려면 가격 등에서 양보가 불가피하고 빈자리가 생길 경우 같은 규모의 수요를 같은 조건으로 채운다는 보장도 없다.

◆조여지는 대출 여건

신용시장은 고객 편중과 기간 불일치와 같은 코어위브의 취약점에 높은 비용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배경에는 7월부터 형성된 AI 신용 전반의 위험 재평가 국면이 있다. 알파벳과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확대 발표가 잇따르면서 투자 회수 가능성과 공급 과잉에 대한 경계가 부상했고 채권 발행 급증으로 매수 여력이 소진된 투자자들이 AI 관련 신규 채무 전반에 더 높은 금리와 까다로워진 약정 조건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코어위브는 시험대가 된 지난 7월 26억달러 신디케이트론에서 수요 부진 끝에 조건을 고쳐 제시했다. 금리를 SOFR 대비 5.5%p 가산으로 당초보다 1%p 넘게 올리고 판매 가격을 액면가의 96~97%로 낮췄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출을 검토한 한 투자자는 "몇 달 뒤의 AI 지형도 알 수 없는데 3년 뒤 코어위브가 계약을 갱신할 수 있을지 누가 알겠나"라며 참여를 거절했다고 한다.

신용 위험을 사고파는 CDS(신용부도스와프) 시장도 코어위브에 대해 같은 신호를 냈다. 코어위브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연초 770bp(명목원금 1000만달러당 가정 시 연간 77만달러)에서 7월 말 973bp로 뛰었다. 7월 한 달 상승분만 50%를 넘어 작년 12월 이후 최고치였다. 지난 6월 발행된 유로화 표시 회사채의 스프레드도 7월 30일 장중 1000bp에 달해 부실 위험이 상당한 채권에 준하는 값이 매겨졌다.

◆유동성은 아직 여유

신용시장의 경계에도 불구하고 코어위브의 단기 지급 능력은 당장의 경계 신호와는 거리가 있다. 6월 말 기준 현금과 미사용 대출한도를 합친 가용 유동성은 155억달러를 넘어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만기 도래분 원금 합계액 106억달러를 웃돈다. 영업현금흐름은 흑자폭이 분기마다 들쑥날쑥하지만 작년 3분기부터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는 등 현금창출력이 개선되는 흐름이다.

다만 만기 상환과 별개로 성장을 위한 별도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기존 부채를 갚는 동시에 신규 설비투자금도 마련해야 하는데 현재 유동성은 만기 대응분에 그친다. 현금창출력이 개선되고 있다고 해도 설비투자를 자체 감당할 수준까지 올라야 조달 의존도를 완화할 수 있다. 쇼어클리프애셋매니지먼트의 그랜트 나흐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높은 금리와 설비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 과잉 우려가 한 번에 불거졌다"며 "이제 AI 관련 채무에 더 높은 금리와 엄격한 조건이 요구된다"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