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은행권이 31일 퇴직연금 자금 유출에 대응해 ETF 거래 편의성 강화에 나섰다.
- 올 2분기 말 증권사 적립금은 늘고 은행권 점유율은 50.8%로 낮아졌다.
- 기금형 도입과 실물이전 확대가 기업·퇴직시장 경쟁을 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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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형 연내 제도화 추진…법인영업에 자산배분 역량 더해져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은행권 퇴직연금의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개인시장에서는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은행들이 투자 편의성 강화에 나선 가운데 기금형 도입을 앞둔 기업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권사로 자금 이동…은행, 퇴직 시점까지 고객 방어

31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은행권이 281조510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6%, 증권사는 165조468억원으로 16.5% 늘었다. 은행권 점유율은 51.9%에서 50.8%로 낮아진 반면 증권사는 27.9%에서 29.8%로 높아졌다.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는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두드러졌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 2024년 10월 말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증권사에는 4조1513억원이 순유입된 반면 은행에서는 3조9714억원이 순유출됐다.
이에 은행권은 퇴직연금 투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퇴직연금 계좌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매도한 당일 다른 ETF를 매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중 같은 기능을 적용할 예정이며 우리은행은 퇴직연금 시스템과 ETF 거래 서비스 개선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권사는 실시간 ETF 거래와 수수료 등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부분이 있고 최근 퇴직연금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흐름도 있다"며 "은행도 거래 편의성과 상품을 개선해 고객 이탈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을 지키기 위한 경쟁은 퇴직 시점까지 이어진다. 은행은 기업 DC 가입자의 퇴직금을 자사 IRP로 유치해왔으며 대규모 퇴직이 예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별도 마케팅에 나서기도 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현재 DC에서 DC, IRP에서 IRP 등 같은 제도 사이에서만 가능한 실물이전을 DC에서 다른 금융회사의 IRP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9월까지 개선 방향을 확정하고 10월부터 전산 개발에 착수해 2027년까지 관련 시스템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가입자는 기존 DC 상품을 현금화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의 IRP로 옮길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업 DC를 먼저 확보하더라도 퇴직 시점에 고객이 다른 금융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는 셈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퇴직 이후에는 고객이 혜택이나 상품, 투자 성향 등을 보고 금융회사를 선택하게 된다"며 "기업 DC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퇴직 시점에 이들을 얼마나 자사 IRP로 유치하느냐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금형 연내 제도화 추진…은행, 기업 퇴직연금 경쟁도 변화
기업 퇴직연금에서는 기금형 도입이 변수다. 정부는 개별 기업이 금융회사와 직접 계약하는 현행 계약형에 더해 여러 사업장의 적립금을 하나의 기금으로 모아 운용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세부 제도 설계를 거쳐 연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은 기업 퇴직연금에서 기업금융 거래와 법인 영업망을 강점으로 활용해왔다. 예금·대출 등 기존 거래를 퇴직연금으로 이어갈 수 있는 데다 사업자를 변경하려면 가입자 동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해 개인보다 금융회사를 옮기기도 쉽지 않다.
기금형이 도입되면 기업과의 거래관계에 더해 운용 역량의 중요성도 커진다. 여러 사업장의 적립금을 한데 모아 굴리는 구조인 데다 국민연금공단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개방형 기금 참여를 추진하고 있어 운용 역량을 둘러싼 경쟁도 커질 수 있어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금형이 도입되면 수탁법인으로 영업망이 다변화될 수 있어 기존 관계형 영업뿐 아니라 운용 전문성과 수탁관리서비스 품질도 중요해질 것"이라며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해 기금 특성에 맞는 자산배분 전략을 제시하는 능력도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oyn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