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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 "불협화음이면 어때요? '다성의 소리'로 문화엔진 시동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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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부산비엔날레가 29일 부산서 개막했다
  • 22개국 46명 참여해 11월 1일까지 열린다
  • 사운드·몸·노동으로 불협하는 합창을 풀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2026부산비엔날레 '불협하는 합창'주제로 연결과 저항의 가능성 모색
-11월1일까지 부산현대미술관, 스페이스원지, (구)부산남고등학교서 열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불협화음이면 어떤가요? 매끄런 화음이 아니라도 '다성의 소리'로 문화엔진의 시동을 걸 수 있다면 그 것도 좋지 않나요"

2026 부산비엔날레가 확 달라졌다. 다소 어수선하지만 젊고 다이나믹해졌다. 특히 이번 부산비엔날레를 위해 새로 제작한 커미션 작품과 첫 공개되는 작품 등 '신작'의 비중이 젖체의 50%에 달해 신선함을 더했다. 

[서울=뉴스핌] 2026부산비엔날레에서 많은 관람객의 호응을 얻고 있는 화제의 작품인 류성실(Sungsil Ryu, 한국) 작가의 키네틱 사운드설치작품 '만가지 꿈', 2026. 류성실 작가는 작품의 기획에서부터 제작은 물론, 노래의 작사까지 직접 했다. 산업용 시저 리프트, 플라스틱 더미, 모터, 사운드, 조명, 혼합재료. 부산비엔날레 커미션. 스프링사운즈 제작지원.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9.11 art29@newspim.com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지난 8월 29일 부산현대미술관, 스페이스 원지, (구)부산남고등학교에서 2026부산비엔날레 《불협하는 합창(Dissident Chorus)》을 개막했다. 오는 11월 1일까지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에는 22개국에서 46명의 작가(팀)이 참여했다.  

출품작은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영상, 조각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있다. 공동 전시감독인 에블린 사이먼스(Evelyn Simons)와 아말 칼라프(AmalKhalaf)는 70여 팀이 지원한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돼 약 1년반 간 부산의 역사와 지정학적 특성, 그리고 지구촌 이슈 등을 천착했다. 그리곤 '소리'처럼 나타났다가 스윽 사라지고, 여기저기를 경계없이 가뿐히 넘나드는 자유로운 비엔날레를 펼쳐놓았다.

이준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지구촌에 이미 비엔날레가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많아 이번 부산비엔날레는 부산만의 차별성과 특성을 살리는데 힘을 쏟았다"며 "올해의 주제 '불협하는 합창'은 소리와 몸, 함께 모이는 행위를 통해 연결과 저항의 가능성을 탐색해보자는 뜻이다. 또 '경청의 정치학'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불협하는 합창》은 소리와 몸을 통해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우러지고 연결되는 방식을 살펴보는데 촛점을 맞췄다. 관람객은 부산 시내 세 곳의 서로 판이한 전시장에서 작품을 만난다. 부산현대미술관은 강과 바다가 만나고 철새들이 찾는 을숙도 생태공원에 자리한 장중한 미술관이고, 영도 바닷가의 스페이스 원지는 예전 선박창고이자 수리소가 있던 시설이다. 반면에 영도의 70년 된 (구)부산남고등학교는 이제는 폐교가 된 낮고 고요한 사이트다.

[서울=뉴스핌] 2026부산비엔날레에서 부산현대미술관과 옛 부산남고등학교를 오가며 다수의 작품을 출품한 듀킴(한국) 작가의 장소특정적 설치작품. '신이 떠난 무대'. [사진=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6.09.11 art29@newspim.com

이런 공간들에 다종다기한 소리들이 사람들을 모으고 기억을 전하며 저항과 연대의 순간들을 보여준다. 이번 비엔날레는 바다와 우리, 즉 인간과 인간 너머의 존재들 사이를 오가는 파동과 주파수에 귀를 기울인 작품들이 다수 출품됐다. 언어가 반복되며 의미를 잃거나 폭력을 감추는 현실 속에서, 소리와 노래, 몸의 움직임을 통해 함께 모이는 행위를 담은 작업들이 관객을 만나고 있다.

바다를 오가며 배를 만들고 물고기를 잡고 물자를 거래하던 사람들의 질박한 노동요, 밀물과 썰물에 맞춰 북을 치며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부르는 '무가'(巫歌)에는 공동의 삶에 리듬을 부여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방식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러한 부산의 역사와 오늘의 사회적 기억들을 작품에 녹아들게 함으로써, 관람객이 함께 귀 기울이며 나란히 노래하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서울=뉴스핌] 2026부산비엔날레 프레스 프리뷰에서 올 비엔날레의 주제와 지향점을 설명하는 이준 집행위원장(왼쪽)과 전시감독 아말 칼라프(가운데)와 에블린 사이먼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2026.09.11 art29@newspim.com

공동 전시감독인 에블린 사이먼스(Evelyn Simons)와 아말 칼라프(Amal Khalaf)는 "우리가 추구하는 비엔날레는 지휘자가 없는 합창이다.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때론 삐그덕거리지만 너그럽게 어우러지는 가운데, 공식적인 이야기 너머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들에 주파수를 맞추려했다"고 전했다. 두 감독은 '사운드 아트'를 필두로, 영상, 설치, 퍼포먼스, 무빙 이미지, 조각, 회화 등의 작품을 선별해 공동체적 실천을 넘나드는 큐레이팅을 시도했다.

올 부산비엔날레에서는 서로 다른 지역과 문화적 배경을 지닌 참여작가들이 부산이라는 도시를 무대로 소리와 몸, 노동과 이동의 기억을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또 몸과 예술적 실천들이 엉킨채 제각각 놓이고, 쌓이는 장을 추구했다.

파키스칸의 파티마 칼림 칸이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이는 드로잉은 남아시아 텔레비전 연속극 속 여성인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룬다. 대학생 또래의 여성과 그들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드라마는 여성성에 대한 관념이 가정과 교육공간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 파키스탄의 여러 곳을 이주하며 열 곳이 넘는 학교를 다닌 작가는 역사와 여성성이 누가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서술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그의 작품에는 연속극 속 여성 악역의 이미지가 반복해서 등장한다. 작가는 흔히 속임수를 쓰거나 악령에 사로잡힌 존재로 그려지는 이 인물을 전형적인 악역으로 다루는 대신, 조용한 저항의 상징으로 해석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파키스탄 작가 파티마 칼림 칸(Fatima Kaleem Khan)의 작품 '시선' 2025 종이에 색연필. [이미지=부산비엔날레] 25.4x19cm 2026.09.11 art29@newspim.com

한국의 아티스트 듀킴(Dew KIM)은 이번 부산비엔날레에서 맹활약을 보여준다. 듀킴의 장소특정적 설치 작품 '신이 떠난 무대'는 전시의 1악장에 해당되는 부산현대미술관과 3악장인 옛 부산남고등학교를 아트투어 코스로 연결한다.

매우 파격적이면서도 예리한 작업들을 선보인 작가는 인간의 맹목적인 신앙과 우상숭배 속에서 소외된 이들이 치러야 했던 대가, 그리고 숭배의 대상이 사라진 자리에 과연 무엇이 남았는지를 묻는다. 하지만 하나의 완결된 답을 제시하기 보다, 관객들이 그 부재의 과정을 몸으로 머리로 생각하며 각자의 답을 유추해보도록 했다.

 

[서울=뉴스핌] 2026부산비엔날레에 참가한 이동근의 사진 설치작업 '아리랑 예술단'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을 크고 작은 사진들이 가득 채웠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9.11 art29@newspim.com

부산에서 활동 중인 이동근 작가는 부산현대미술관과 부산남고등학교에서 우리 사회 주변부의 삶과 해결되지 않은 지정학적 경계를 살펴보는 두 갈래 작업을 선보인다. 바다와 섬, 그리고 경계 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사진과 영상, 아카이브를 통해 하나의 연결된 서사로 풀어낸 연작을 출품한 것.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실 벽면을 꽉 채운 이동근의 '아리랑 예술단'은 역작이다. 10년 넘게 탈북민 공연단과 동행하며 카메라 렌즈에 담은 사진들로 이뤄진 작가의 대표 시리즈다.

이동근은 무대 위 화려한 모습 뒤에 숨겨진 실향과 경계 위의 삶에 주목했다. 단원들은 색색의 한복을 입고 한국의 관객 앞에서 열정적으로 공연하지만, 무대 밖에서는 남한과 북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경계에 있는 존재들이다. 작가는 무대 뒤 이들의 일상적 순간과 대화를 포착해 이들을 정치적 상징으로 축소하기 보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인생의 주인공으로 그려내고 있다.

필리핀 출신의 조아르 송쿠야는 과거 선원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갑판 위 생활과 노동에 대한 기억을 회화, 드로잉, 사운드로 풀어냈다. 부산현대미술관 1층과 스페이스 원지에 배치된 110점의 회화 작품 '선원직 프로젝트'는 배 위에서 마주한 사람들과 노동의 풍경을 기록한 일기다. 

[서울=뉴스핌] 태국 작가 타낫 티라디콘(Tanat Teeradakorn)의 '기억의 문턱: 혼돈의 공명', 2026. 음향 설치, 음향 파일, 원형 트러스, 스피커, LED 조명, 블라인더, 금속체인, 걸이, 리본, 굿즈 등. 160x 350cm(설치), 지름 300cm(트러스). [사진=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6.09.11 art29@newspim.com

태국 작가 타낫 티라다콘의 '기억의 문턱: 혼돈의 공명'은 요즘 빠르게 부상 중인 태국 현대미술가들의 활약상의 한 예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관광지나 기념품가게, 팝콘서트 무대, 그리고 태국 전통공연 리케이(Likay)의 무대양식을 결합해 비엔날레 공간을 혼종적 환경으로 전환했다.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한 화려한 기념품 티셔츠와 후드티, 핀뱃지, 열쇠고리는 관광산업과 문화유통의 시각적 문법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가 수집한 그래픽 악보와 아카이브 자료, 텍스트, 사운드 레퍼런스가 작품에서 압축되고 평면화되며 소비가능한 기념품 같은 동시대적 오브제로 치환된다.

이 작품은 사운드 설치가 흥미롭다. 총 세 개의 장으로 펼쳐지는 사운드의 각 장은 시대와 국경을 넘어 새로운 정치적 의미를 지니게 된 '인터내셔널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 그리고 '다시 만난 세계'를 리믹스했다. 노래들은 소리가 권력에 의해 억압되고 국가의 통제수단으로 이용되는 한편, 연대와 저항의 매개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서울=뉴스핌] 필리핀 작가 조슈아 세라핀(Joshua Serafin)의 '영원한 메아리의 속삭이는 간청', 2026. 3채널 영상 설치, 컬러, 스테레오. 22분15초, 가변크기. '카날 퐁피두센터및 부산비엔날레 공동 커미션 작품]. [사진=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6.09.11 art29@newspim.com

부산현대미술관 지하 1층에서 만나는 세계적인 SF작가 어슐러 K. 르 귄(Ursula K. Le Guin)과 예술가 그룹 5D는 르 귄이 직접 남긴 지도와 드로잉을 바탕으로 한 설치작품 '축제'를 선보인다. 푸른빛의 지도와 두 개의 탑, 영상과 직물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관람객은 르 귄이 상상한 세계를 따라가며 자신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그려볼 수 있다.

2026부산비엔날레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작품 중 하나인 류성실(한국)의 '만가지 꿈'은 제단처럼 만들어진 리프트 위 마네킹들이 15분 길이의 합창곡을 들려주는 사운드 설치작품이다. 작가가 직접 작사한 합창곡은 천연자원이 부족했던 한국의 조건과 이것이 한국 사회의 집단적 상상력에 미친 영향에서 출발한다. 세계화가 국가적 과제로 강력하게 추진되던 시기에 성장한 그는 국토가 제공하지 못하는 가능성을 사람이 대체하는 현상을 목격했다. 사람들은 더 큰 꿈을 꾸고, 세계적 인재가 돼 한국을 떠난 뒤 성공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요구받았다. 이러한 집단적 열망은 교육과 대중매체, 사회적 기대를 통해 많은 이들의 삶 속에 스며들었다.

허공에 무대처럼 세워진 리프트 위에는 열두 명의 유령같은 남녀 마네킹이 서서 노래를 부른다. 음악 프로듀서 휘(HWI)가 작곡한 노래들이 공간에 올려 퍼진다. 이 곡은 세계일주를 마치고 금의환향할 것을 요구받는 아이, 아흔다섯의 노령에도 여전히 원대한 꿈을 꾸며 끝없이 달려야 하는 해골, 그리고 오백 년째 그 누구도 완수하지 못한 과업을 짊어진채 펼쳐진 도로를 걷고 또 걷는 소녀 등 세 인물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처럼 들려준다. 각기 다른 인물들은 모두 끊임없이 꿈꾸고, 생산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을 강요받는 것이 공통점이다.

[서울=뉴스핌] 벨기에 작가 브라힘 탈(Brahim Tall)의 '불협화음의 합창: 바다의 창조'. 2025. 19채널 음향설치, 검은색 MDF스피커, 금속 스피커 스탠드, 주문제작 마더보드.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9.11 art29@newspim.com

부산비엔날레의 '불협하는 합창' 2악장이 연주되는 부산 영도 바닷가의 스페이스 원지는 원래 선박장비를 임대하던 창고 공간이었다. 오늘날까지도 부산 원도심 항만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이 곳에는 바다와 원초적 요소들에 말을 건네는 임민욱, 조아르 송쿠아, 줄리앙 크뤼제 등  6명(팀) 작가들의 작품이 관객을 맞고 있다.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생존과 저항의 투쟁을 연결한 작품들은 수중 신화와 물의 정령들, 노동의 구호와 저항의 노래를 불러내는 주문이 된다.

한편 건립된지 70년 된 옛 부산남고등학교의 복도에서는 아직도 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듯하다. 올해초 학교 이전으로 비워진 영도 남단의 이 고교는 태평양을 내려다보며 우리가 어떻게, 누구에게서 무엇을 배우는지를 묻는 비엔날레의 출품작들이 한데 모였다. 

학생들이 떠난 교실들은 한국사회의 인구 위기와 미리 봉쇄된 미래 풍경을 증언하는 작업들로 채워졌다. 작가들은 시각 뿐 아니라 감각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또다른 방식을 보여주며, 함께 보고, 듣고, 만지는 경험 속에서 공존의 방식을 연습하도록 한다.    

[서울=뉴스핌] 프랑스 작가 에릭 보들레르의 영상작품 'For the Moon', 2026. 단채널 영상, 사운드, 83분. 부산비엔날레 커미션. 조각 연작 '문라이트'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9.11 art29@newspim.com

프랑스 작가 에릭 보들레르는 지난 2년간 프랑스 국립시각장애학교 학생들과 함께 시행한 조각 프로젝트와 영화작업을 선보인다. 1785년에 설립된 이 학교는 점자를 만든 루이 브라유가 공부하고 가르쳤던 매우 유서깊은 곳이다. 작가는 학생들을 대상이 아닌 협업자로 초대해, 각자의 감각과 경험을 영상과 조각에 담아냈다. 여섯 명의 학생과 함께 제작한 만질 수 있는 조각 연작 'Moonlight'는 응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학생들이 빚은 형태들을 3D 스캔을 거쳐 확대한 후 벚나무로 조각했다. 이와함께 80분 길이의 영상 작품도 선보인다

몽골 작가로 2026부산비엔날레를 위해 공간 설치작업을 제작한 얀찬호롤 에르데네바야르의 '토화성의 공명'(2026)은 매우 낯설지만 흥미로운 작품이다. 작가는 염소뿔, 인조모피, 사람의 틀니, 자동차계기판 같은 엉뚱한 재료들을 버려진 의자 상판에 얹거나 결합시켜 14점의 기이한 의자를 제작했다. 그리곤 부산남고등학교의 잿빛 교실을 의자들로 채웠다.

작품 중에는 몽골의 초원 등에서 수집해온 재료로 만든 의자도 포함됐다. 조각에 사용된 그울린 나무와 벌건 녹은 가공의 흔적을 드러내고, 의자를 덮은 인조모피는 야생의 것은 아니지만 야생을 흉내내고 있다. 이로써 몽골 유목민의 생활과 그들이 자연과 관계 맺어온 삶의 궤적을 떠올리게 한다.

의자 중에는 울란바토르의 야시장에서 사온 것도 있다. 작가는 야시장 현장서 '장터 소음'도 녹음해 작품들 사이로 울려퍼지도록 했다. 소리는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도, 또 어떤 이데올로기에도 아랑곳 없이 일상을 영위하는 몽골인들의 적응력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들의 끈질기고도 체회된 회복력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서울=뉴스핌] 몽골 작가 얀찬호롤 에르데네바야르(Jantsankhorol Erdenebayar)의 '토화성의 공명', 2026 염소 뿔, 철근, 목재, 도미노, 밧줄, 인조 모피, 재활용 의자, 거울, 합판, 석재접착제, 시력보호장치, 자동차 계기관, 잉크젯 프린트, 여행가방, 북, 혼합제료, 가변크기. [사진=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6.09.11 art29@newspim.com

에르데네바야르는 토착적인 것과 제도적인 것이 끊임없이 엮이고, 그 안에서 서로 다른 가치의 흐름이 교차하는 현상을 드러낸다. 욕망과 두려움, 트라우마와 기억이 오버랩되며 무의식에 가닿게 하는 작업은 개인적인 것이 언제나 제도적인 것을 넘어선다는 사실을 일께운다. 작가에 의해 옛 교실은 기억과 노동, 배움의 흔적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부산 작가 박현성은 부산남고등학교의 옛 급식실을 푸른 빛 조각과 소리로 채운 설치작품으로 꾸몄다. 낡은 배관과 공간을 따라 이어지는 호스와 조명, 바닷속 생명체를 닮은조각들은 폐교의 급식실을 낯선 바다의 풍경처럼 바꾸며, 관람객을 새로운 감각의 공간으로 이끈다.

이란과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알리아스카르 아바카스눈 부산남고등학교 운동장과 부산현대미술관을 연결하는 장소특정적 작업 '주문'을 시도했다. 텅빈 학교의 운동장에는 세 가지 색조의 재활용 직물이 거대한 악보처럼 넓게 펼쳐졌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기하학적 패턴과 보호의 의미를 지닌 기호, 문양 위를 자유롭게 거닐며 운동장이 품고 있는 '기억'을 떠올려 보도록 했다.

[서울=뉴스핌] 호주 작가 벤지 라(Bhenji Ra)가 2026 부산비엔날레에 출품한 영상 작품. 2026. 부산비엔날레 커미션. [사진=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6.09.11 art29@newspim.com

2026부산비엔날레는 개막부터 폐막 때까지 부산현대미술관과 (구)부산남고등학교, 을숙도문화회관, 가덕도와 부산 앞바다에서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10월에는 조은지의 거리 퍼레이드가 청학부두 일대에서 부산남고등학교까지 이어진다. 퍼레이드에는 다대포후리소리보존회와 부산 지역의 예술공간들이 참여한다.

이 밖에 가덕도의 자연 소리를 함께 듣고 공동의 사운드작업을 만드는 이동근의 가덕도 새소리 음악제, 부산현대미술관 2층 창작실에서는 쥰 유 작가의 어린이를 위한놀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라디오 레볼루션은 전시 기간 동안 참여작가와 음악가의 DJ믹스, 라이브 방송, 인터뷰, 대담, 팟캐스트 등을 선보이며 전시의 주요 주제를 국내외 관객과 공유한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전시해설 프로그램(약60분)은 누구나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또 세 곳의 전시장을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무료 셔틀버스(부산현대미술관 → 스페이스 원지 → (구)부산남고등학교)도 운행한다. 입장권은 일반 1만6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5000원. 전시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추석 및 공휴일에도 정상 운영.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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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4대 금융그룹 최연소 회장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KB금융 차기 회장에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이 낙점됐다. 압도적인 실적을 앞세워 사실상 연임이 확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던 양종희 현 회장을 제치고 이 부문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KB금융이 '안정' 대신 '변화'를 선택했다는 평가다. 2022년 업계 최연소 은행장에 올랐던 이 부문장은 4대 금융그룹 회장 가운데서도 최연소 회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재무·전략·글로벌·WM 등 그룹 내 주요 핵심 직무를 두루 경험한 만큼 가계대출 규제와 정부의 생산적·포용금융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은행 수익성 강화와 비은행·글로벌 사업 확대를 동시에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I 인포그래프.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6.09.11 peterbreak22@newspim.com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달 27일 압축한 숏리스트 3인(성명 가나다순)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을 대상으로 후보별 2시간 동안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압도적인 실적으로 사실상 연임 확정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양종희 현 회장 대신 이재근 부문장이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데 대해 업권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이에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전년 대비 15.1% 증가한 5조8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3조8000억원을 기록, 연간 기준 사상 첫 6조원 돌파를 넘어 7조원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갈수록 강화되는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핵심인 이자수익 성장세가 위협받고 있고, 여전히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와 생산적 금융 및 포용금융 등 점차 확대되는 정부 요구 등을 반영할 때 더욱 공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회추위 설명처럼 이 부문장은 재무·전략·글로벌·WM 등 그룹 내 주요 핵심 직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준비된 경영진이다. 1993년 입행 후 지주 재무기획부장과 CFO를 거쳐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주도하며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데 앞장섰다. 이후 은행에서 CFO와 영업그룹대표를 두루 거친 후 2022년에 업계 최연소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재임 3년간 은행 이익 체질의 재설계를 통해 2025년 사상 최대 순이익으로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2025년부터 그룹의 부문장에 선임되어 오랜 도전과제인 글로벌 부문과 WM·SME 부문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언급한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압박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그룹 회장 연임 및 3연임을 당국이 노골적으로 견제하는 상황에서 정책적 리스크가 있는 '안정'보다는 준비된 리더를 중심으로 '변화'를 선택했다는 관측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이미 연임이 확정된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KB금융은 차기 회장 승계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영향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측면이 있다"며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판단했겠지만, 이런 부분도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2022년 업계 최연소 은행장으로 이름을 올린 이 부문장은 4대 금융그룹 회장 중에서도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기록하게 됐다. 1966년생으로 이 부문장은 가장 나이가 많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1956년생)과 10년 정도 차이가 나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1961년생)보다도 5살 어리다. 윤종규 전 회장에 이어 은행장 출신 경영진이 다시 그룹 회장에 선임되면서 비은행 확대와 함께 은행 수익성 강화도 함께 추진될 전망이다. 가계대출이 규제적 제한을 받고 있는 만큼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예상된다. 조 위원장은 "금번 경영승계절차는 사전에 투명하게 마련된 승계계획에 따라 후보자 평가의 내실을 기하고자 조기에 개시했고, 객관적인 검증기준을 통해 절차 전반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한층 높였다"며 "은행장과 지주 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부문장은 관계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peterbreak22@newspim.com 2026-09-1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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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종섭 의혹' 尹, 1심 범인도피 무죄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고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일명 '런종섭' 의혹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부 조형우)는 11일 윤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등 혐의 선고기일을 열고 "피고인들의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 이시원 전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사실을 모른 채 호주대사로 임명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관련해 "이 사건은 이종섭의 출국금지를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이종섭에게 호주대사 임명 지시를 내린 것으로, 그 자체만으로 범인 도피 의사나 목적을 가지고 추진한 것으로 보기에는 의문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이종섭을 호주대사로 임명해서 공수처의 수사를 전면적으로 저지하거나 방해하려는 의지·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 특검 주장 전부 배제..."이종섭 출국금지 상태 몰라" 이 사건은 지난 2023년 7월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싸고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 전 장관 등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이 수사를 축소하기 위해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채 상병은 구명조끼 등을 착용하지 않은 채 경북 예천에서 폭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 사건 초동수사를 총괄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경찰에 이첩하려 했으나 이 전 장관이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고, 재검토를 거쳐 혐의 대상 등이 축소됐다. 이후 언론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이 사건을 보고받은 후 "이런 일로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겠냐"고 반응했다는 'VIP 격노설' 등이 확산했다. 특검은 그해 9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 전 장관을 고발하고 이 전 장관에 대한 탄핵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여론이 거세지자 윤 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둔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급파했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이 전 장관이 그해 9월 경 장관직에서 사임한 후 두 달 뒤인 11월 호주대사로 정식 임명됐다. 이후 공수처가 12월 이 전 장관을 출국금지한 후에 한 달 간격으로 세 차례에 걸쳐 출국금지 조치했다. 특검은 출국금지 상태였던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기 위해 형식적인 심사 출국금지 해제 절차도 형식적으로 거쳤다며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윤 전 대통령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모두 징역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출국금지임을 몰랐다고 보고 이같은 특검의 주장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만약 대통령이었던 피고인이 이종섭의 출국금지 사실과 같은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조치를 미리 알았고, 그럼에도 출국금지를 무력화하려는 방편으로 호주대사 임명을 지시했다면 그건 아무리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이라고 해도 수사를 정면에 반해 정당화되지 않는 도피의사가 분명히 드러나는 경우"라고 봤다. 그렇지만 재판부는 "이종섭이 2024년 3월 호주대사로 임명된 이후 비로소 (이종섭의) 출국금지 사실이 이 사건 관계자에게 알려졌다"라며 "공수처 고발 이후 이종섭을 호주대사 임명에 지시를 내린 것 자체만으로는 도피의사나 목적을 가지고 추진한 것으로 보기에는 의문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당시 피고는 국가원수인 대통령으로서 외교사절인 공관장 임명 폭넓은 재량권이 있었다"라며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 곧바로 범인도피를 인정하는 것은 구성요건 적용이 없고, 범인도피죄를 지나치게 확장할 위험이 있으며 대법원 판례에 반할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선고 후 윤 전 대통령 측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결론"이라며 "채해병 특검 역시 이제 무리한 형사재판을 이어가기보다 이번 무죄 판결의 법리와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사건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판결에 승복하고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100wins@newspim.com 2026-09-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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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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