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제주 장미란 씨 실종이 허위 종결 뒤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 성인 실종 전용법이 없어 경찰 초동 대응과 책임 규정이 미흡하다.
- 국회 계류 법안은 수색 권한과 통제 장치를 법으로 명문화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지난해 신고 7만591건·미해제 765명…4년 새 약 3배
캐나다·미국·호주, 수색 권한·처리 절차 법률로 규정
전문가 "성인 실종법으로 경찰 권한·책임 명확히 해야"
[서울=뉴스핌] 유재선 고다연 기자 =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신고가 담당 경찰관에 의해 약 2시간30분 만에 허위로 종결되고 장씨가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현행 성인 실종 사건 대응 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성인 실종 사건의 수색·처리 절차와 경찰의 권한·책임을 법률로 규정하는 '성인 실종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에는 일반 성인 실종을 별도로 다루는 법률이 없어 경찰의 수색 권한과 사건 처리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는 데 공백이 있다. 이 때문에 성인 실종 신고가 단순 가출로 받아들여져 초동 대응이 늦어지거나 사건 종결 과정에서 충분한 확인과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해외 주요 국가들은 성인을 포함한 실종 사건에서 경찰이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고 수색에 나설 수 있도록 권한과 처리 절차를 법률에 명시하고 있다. 전문가는 국내에도 성인실종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성인실종법' 부재…미해제 성인 실종자 4년 새 약 3배
현행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실종 당시 18세 미만인 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환자 등을 적용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위치정보와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유전자검사를 실시하는 등 법률에 근거한 수색·발견 활동을 할 수 있다.
반면 이에 해당하지 않는 18세 이상 일반 성인은 경찰청 예규인 '실종아동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라 '가출인'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성인 실종의 상당수 신고가 일반 가출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고위험 사건에 대한 초등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성인 실종 신고를 접수한 초기에는 단순 연락 두절이나 자발적인 가출인지, 범죄·사고 등으로 생명과 신체가 위험한 상황인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출인'으로 접수된 성인 실종자는 7만591명으로, 18세 미만 아동 실종자 2만9563명의 2배가 넘었다.
실종 성인 중 실종 상태가 해제되지 않은 미해제 인원은 765명으로 4년 전인 2021년(261명)보다 약 3배 증가했다.
반면 18세 미만 아동 실종 사건의 미해제 인원은 67명이었다. 지난해 기준 미해제 성인 실종자가 미해제 아동 실종자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전문가는 성인 실종법의 부재가 현장 경찰관들의 책임 의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예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형사들도 성인 실종자를 처음부터 '가출인'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이런 인식에서부터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체크리스트에 따라 위험도를 분석하고 어느 정도 수사·수색에 나서지만 법률이 없다 보니 실종자 수색이 행정 서비스의 하나로 인식될 수 있다"며 "그만큼 경찰관이 의무와 책임을 충분히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 주요국, 법률로 수색 권한·통제 절차 규정
해외 주요 국가들은 범죄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은 실종 사건에서도 경찰이 신속하게 수색할 수 있도록 권한과 절차를 법률로 정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각각 '실종자법'을 시행하고 있다. 경찰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휴대전화 위치와 통신·금융·의료 기록,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실종자를 찾는 데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실종자의 생명이 위험하거나 관련 기록이 없어질 우려가 있는 긴급한 상황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법원의 허가를 받기 전에도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는 신빙성 있는 성인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이 2시간 안에 관련 정보를 주·연방 범죄정보시스템에 등록하도록 법률로 의무화했다. 등록된 사건은 매달 다시 살펴보고, 장기 실종 사건이 누락되지 않도록 국가 실종자 정보시스템 등록 여부도 매년 확인한다.
호주 퀸즐랜드주는 실종자가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겪고 있다고 판단되면 경찰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 관련 장소를 수색할 수 있도록 했다. 긴급한 경우에는 지휘급 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현장을 먼저 통제한 뒤 신속하게 법원에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
이들 제도는 경찰에 수색 권한을 주는 동시에 권한이 남용되지 않도록 법원 심사와 긴급성 요건 등의 통제 장치도 두고 있다.
◆ 국내 관련 법안 4건 계류…"개인정보보다 생명 보호 우선"
국내에서도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22대 국회에는 임호선·허성무·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성인 실종 관련 법률안 4건이 계류돼 있다.
계류 중인 법안들은 경찰청의 실종성인 정보시스템 구축과 일정 요건을 충족한 실종성인의 위치·이동경로정보 수집, 유전자검사 근거 마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교수는 "일각에서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제기하지만 사람의 생명이 달린 사안에서 개인정보 침해만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며 "성인 실종법은 경찰에 특혜나 불필요한 권한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명확히 부여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인 실종 문제는 정치적 쟁점으로 다룰 사안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라며 "제주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성인 실종법을 제정해 경찰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함께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jason1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