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올해 하반기 21일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공동출자 허용 법 개정을 추진했다.
- 손자회사가 공동출자법인 지분 50% 이상만 보유해도 되는 특례로 반도체 공장 투자 자기자본 부담을 줄이려 했다.
- 이에 최상단 지배회사의 낮은 지분에도 지배력 유지와 소유·지배 괴리 우려가 커져 안전장치와 사후심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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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회사 지분 보유 의무 100%→50%…외부자본 활용 길 열려
비수도권·비상장 법인으로 제한…공정위 사전 승인·5년마다 재심사
투자 촉진 기대 속 '소유·지배 괴리' 우려…세부 안전장치가 관건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올해 하반기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관련 분야에 한해 일반지주회사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단계 출자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공장 건설 과정에서 기업이 부담해야 할 자기자본 규모를 줄이고, 외부 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특정 산업의 투자 촉진을 명분으로 지주회사 규제의 예외가 계속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대기업집단이 과거보다 적은 자본을 투입하고도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외부 투자자와 공동으로 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하는 내용의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안이 올해 하반기 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그동안 지주회사 손자회사의 출자는 경제력 집중과 무분별한 계열 확장을 막기 위해 엄격하게 규제돼 왔다. 2007년 이전에는 일반지주회사 손자회사가 국내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이후 법 개정을 통해 손자회사가 해당 회사의 주식 전부를 소유하는 경우에만 증손회사 보유를 허용했다.
지주회사에서 '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로 출자 단계가 길어질수록 최상단 지배주주의 실질적인 경제적 지분은 낮아질 수 있다. 증손회사 지분 100% 보유 의무는 계열 확장의 마지막 단계에서 외부 자본을 이용해 지배력만 확대하는 것을 막는 안전장치였던 셈이다.
이에 따라 일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설립하려면 해당 회사의 지분 100%를 단독으로 보유해야 한다. 벤처지주회사의 경우에만 별도 특례를 적용해 일정한 요건 아래 증손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공장 건설에 수십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가전략기술 투자의 자금조달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산업계에서의 요구가 커졌다. 반도체 팹과 같은 대규모 시설투자에서 개별 기업이 자기자본을 모두 부담하지 않고, 정책기금 등과 투자 위험을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손자회사가 다른 출자자와 공동출자법인을 설립하고, 해당 법인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공동출자법인은 첨단전략산업기금이나 기금이 출자한 집합투자기구로부터 출자를 받아야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손자회사는 공동출자법인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면서 출자 부담은 기존보다 낮출 수 있다. 나머지 지분에 필요한 자금과 투자 위험은 정책기금 등 다른 출자자가 나눠 부담하는 구조다.
문제는 최상단 지배회사가 기존보다 낮은 경제적 지분으로 기업집단 최하단 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분 50%, 자회사가 손자회사 지분 50%, 손자회사가 공동출자법인 지분 50%를 각각 보유한다고 가정하면 지주회사의 공동출자법인에 대한 단순 간접지분은 12.5%에 그친다.
이번 개정안이 순환출자를 허용하는 구조는 아니다. 순환출자는 계열사들이 서로의 지분을 고리처럼 보유하는 구조인 반면, 지주회사 체제는 지주회사에서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내려가는 수직형 출자구조다.
다만 실제 투입한 자본보다 큰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순환출자 규제가 겨냥했던 '소유와 지배의 괴리' 문제가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례가 계열 지배력 확장의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투자액과 지역 고용, 지분 유지 기간, 내부거래 조건과 외부 투자자 보호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정부는 특례가 반도체 투자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며 여러 안전장치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공동출자법인의 본점이나 주사무소와 주된 사업장은 수도권 밖에 있어야 하며, 국내외 상장법인은 특례 대상에서 제외된다. 손자회사는 공동출자법인 지분 50% 이상을 계속 보유해야 하는 내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전 심사와 승인을 거쳐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가 특례 적용 여부를 의결하는 절차도 마련됐다. 특례를 의결한 다음 해부터 5년마다 법정 요건을 준수하는지, 실제 사업이 승인 당시 제출한 내용과 부합하는지를 다시 심사해 특례 유지 또는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첨단산업 투자 과정에서 지주회사 규제가 단순한 투자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범위 안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적용 대상을 반도체 분야로 한정하기로 조정했다"며 "특정 기업을 기준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분야에만 적용하는 만큼 일반적인 계열 확장 문제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