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대한민국 공군 블랙이글스가 내년부터 T-50B에 공중급유 프로브를 장착하는 기종개량에 착수해 장거리 에어쇼 자립을 추진했다.
- 일본이 독도 비행을 문제 삼아 급유를 거부한 사건을 계기로 2027년부터 T-50B 10대 개조와 광주 T-50 훈련기 스모크 운용으로 공백을 메우게 됐다.
- 블랙이글스의 KF-21 기종 전환은 공군 작전전력 120대 전력화 이후인 2032년 이후 장기 과제로 검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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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T-50, 개조 공백 메우는 '임시 블랙이글스'
KF-21 기종 전환, 2032년 이후로 사실상 연기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대한민국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내년부터 T-50B에 공중급유 프로브(probe·급유용 연결 막대)를 장착하는 기종개량에 착수하고, 개조 기간에는 광주 제1전투비행단의 T-50 훈련기로 공백을 메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측의 '급유 거부'가 결정적 계기가 됐으며, 블랙이글스의 KF-21 기종 전환은 공군 정규 전력 120대 도입 이후인 2032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세계 최고 곡예팀의 '구조적 약점' = 블랙이글스는 공군 제53특수비행전대 소속 특수비행팀으로,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골든이글을 특수비행용으로 개조한 T-50B 공중곡예기를 운용하고 있다.
블랙이글스는 T-50B 공중곡예기를 총 10대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대를 편대 비행에 투입하고 2대를 예비기로 운용한다. 현재 운용 중인 T-50B에는 공중급유 장치가 없어 장거리 해외 에어쇼 참가 시 여러 기지를 경유해 급유·정비를 받아야 하는 구조적 제약이 있다.
T-50B는 장거리 순항이 아닌 고난도 기동을 위해 설계된 기종이다. 블랙이글스가 해외 에어쇼에 참가할 때마다 중간 기착지 여러 곳에 들러 급유·정비·휴식을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이러한 한계가 최근 일본의 급유 거부 사건과 맞물리면서, 공군 지휘부가 공중급유 능력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이다.

◆일본 급유 거부, 공중급유 사업 촉발 = 지난해 일본 자위대 기지를 경유해 사우디 등 해외 에어쇼에 참가하는 블랙이글스 T-50B에 대해 일본 정부가 공중급유 지원을 거부한 것이 이번 사업의 '도화선'으로 알려졌다.
2025년 10월 28일, 블랙이글스가 강원도 원주에서 이륙해 독도 상공에서 인공 연무(煙霧)로 태극 문양을 그리는 특수비행 훈련을 실시하자, 일본 정부는 이를 문제 삼아 한국 정부에 공식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
이어 10월 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어쇼 참가를 위해 일본 오키나와 나하 자위대 기지에 중간 급유를 요청한 우리 공군에 대해, 일본은 블랙이글스 T-50B 편대가 독도 상공을 비행한 이력을 이유로 급유 지원 계획을 10월 30일 한·일 정상회담 직전에 취소했다.
이 결정으로 블랙이글스의 두바이 에어쇼 참가가 사실상 무산됐고, 뒤이어 자위대 음악축제 한국 군악대 불참, 양국 해군의 수색·구조훈련 중단 등 한·일 국방교류가 연쇄적으로 제동이 걸렸다. 이 사건은 단순한 에어쇼 지원 논의를 넘어 대한민국 공군의 자존심과 한·일 군사협력에 파장을 미친 외교·군사적 갈등으로 번졌다.
공군 지휘부는 "해외 원정 에어쇼에서 타국 기지 급유에 의존하는 구조를 최소화하겠다"는 방향을 세우고, 블랙이글스 T-50B에 공중급유 프로브(급유봉)를 장착하는 개조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FA-50 수출형에서 이미 검증된 프로브 앤 드로그(probe and drogue) 방식 공중급유 시스템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기체 설계·시스템 통합을 주도하고, 영국 코밤 미션 시스템이 장비 공급과 통합 지원을 담당한 기술이다. 폴란드용 FA-50PL과 말레이시아형 FA-50에 적용된 형상은 프로브 위치·연료 라인·조종석 계기·임무 컴퓨터 연동까지 개발·시험이 끝난 양산 스펙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이번 T-50B 10대 개조 사업은 이미 수출형에서 완성된 공중급유 솔루션을 곡예비행용 기체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2027년 착수를 기준으로 설계·감항인증 시험과 순차적인 양산 개조를 거쳐 약 2~3년 내 전 기체 개조 완료(완편)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군과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T-50B 10대 개조, 광주 T-50이 공백 메운다 = 군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T-50B 공중급유 프로브 장착 사업은 2027년도 국방예산안에 반영해 착수하는 쪽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대상은 현재 블랙이글스가 운용 중인 T-50B 10대로 알려졌다.
공중급유 프로브는 폴란드·말레이시아 FA-50에 달면서 이미 설계·시험을 마친 만큼, 이번 T-50B 개조사업에서 변수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공장에 얼마나 빨리 들여보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업을 끝내느냐'에 달려 있다.
문제는 T-50B가 순차적으로 개조에 들어가 있는 동안에도 국내 서울 ADEX와 국군의 날 행사, 지방 항공축제는 물론, 영국 로열 인터내셔널 에어 태투(RIAT)·판보로 에어쇼, 파리 에어쇼, 싱가포르 국제 에어쇼, 호주 애벌론, 사우디 월드 디펜스 쇼, 두바이 에어쇼 등 국내외 주요 행사에서 블랙이글스 특수비행팀이 참가하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닌다는 점이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공군은 대안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 제1전투비행단에 배치된 '백색 도장'된 T-50 기본훈련기 약 10대를 차출해, 윙팁(항공기 주날개의 가장 바깥쪽 끝부분)에 스모크 발생 장치를 장착, 임시 기동 시범 전력으로 운용하는 방안이다.
과거 2009~2011년에도 블랙이글스는 T-50B 전용 기체가 완편되기 전까지 광주의 T-50 기본훈련기에 스모크를 얹어 곡예비행을 수행한 전력이 있다. 따라서 이번 구상은 '이미 검증된 운용 모델'을 다시 꺼내 쓰는 셈이다.
스모크 장치는 별도 연료·오일 탱크와 배관, 노즐을 추가해 비행 중 기체 뒤로 색색의 연기를 분사하는 장비다. 따라서, 구조와 공정 난도가 높은 공중급유 프로브 개조에 비해 설계가 단순해 '장착과 조정'만 하면 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비용·작업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군과 방산업계의 설명이다.

◆KF-21 120대가 먼저…블랙이글스는 '그 다음' = 한편, 블랙이글스를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로 기종 전환하는 문제는, 공군 정규 전력 120대 도입·배치가 모두 끝난 뒤에야 본격 검토할 수 있는 장기 과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F-21은 블록-Ⅰ 40대가 2024~2028년, 블록-Ⅱ 80대가 2029~2032년까지 양산·배치되는 일정으로 계획돼 있어, 2032년까지는 공군 작전전력 확보가 최우선 사업이다. 최근 군·업계 안팎에서는 예산 사정과 KF-21 본 사업 우선순위를 감안할 때, 블랙이글스용 KF-21 10대를 별도 사업으로 묶어 추진하는 것은 2032년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KF-21 블록-Ⅱ까지 120대 생산·납품이 끝나야만 전투기 생산라인과 예산 여력이 블랙이글스용 특수개조형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때 최소 10대 이상의 전용 기체 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계산이다. 예산 측면에서도 KF-21 개발·양산 과정에서 증액·감액 논란이 이미 한 차례 불거진 바 있어, 중간에 시범비행용 KF-21 사업을 끼워넣는 것은 정치적, 재정적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블랙이글스의 KF-21로의 기종 전환은 '국산 4.5세대 전투기의 기술력을 전세계에 홍보한다'는 전략적 의미를 갖지만, 실행 시점은 공군 작전전력 120대 체계가 완성된 이후에야 현실화할 수 있는 '후순위 과제'인 셈이다.

◆공중급유 확보가 바꾸는 블랙이글스의 '활동 반경' = 블랙이글스 조종사들은 항공생리 훈련과 고난도 시범기동을 동시에 소화하는 최정예 전투기 조종사로, 팀 선발부터 700시간 이상 비행경력과 까다로운 평가를 거친다.
이들이 탑승하는 T-50B는 기체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단발 엔진 기반이다. 러시아 수호이 Su-35나 MiG-29 같은 대형 시범기체처럼 압도적인 덩치를 자랑하는 플랫폼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 공중급유 프로브까지 장착하게 되면, 블랙이글스의 '에어쇼 활동 반경'이 동북아를 넘어 중동·유럽까지 대폭 넓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KF-21로 기종 전환이 이뤄질 경우, 지금의 T-50B가 주는 아기자기한 기동미를 넘어, 쌍발 엔진과 공중급유 리셉터를 갖춘 중대형 4.5세대 전투기 KF-21 플랫폼이 공중곡예에 나설 때의 웅장한 실루엣과 굉음은 관객에게 전율을 선사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런 시범비행이 현실화되면, 블랙이글스는 단순 에어쇼 팀을 넘어 한국 방산 수출을 위한 '전략적 홍보자산'으로서 위상이 한 단계 더 격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그 시점은 아쉽게도 공군이 KF-21 120대 전력화를 마치는 2032년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 사이 블랙이글스는 T-50B 공중급유 개조와 광주 T-50 훈련기의 스모크 운용으로 '세계 최고 곡예팀'이라는 '디펜딩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면서, KF-21 시범비행대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차분히 준비해 나가게 될 것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