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뉴욕타임스는 12일 러시아 정보기관이 일본을 통한 첨단부품 비밀 조달망을 운영해 왔다고 보도했다.
- GRU 산하 제20국과 아에로플로트 직원 필첸코프가 일본 물류업체·제3국 경유로 제재를 우회해 부품을 반출해 왔다고 전했다.
- 우크라이나는 자국 미사일·드론 잔해 약 90%에서 일본산 부품이 발견됐다며 일본의 취약한 방첩 체계와 유통망이 악용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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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첨단 기술과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을 주요 조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각국 정보기관 관계자와 정부 문서, 기업 기록 등을 토대로 러시아 군 정보기관이 일본에서 첨단 부품을 확보해 러시아로 반출하는 비밀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각국은 자국에서 수백 명의 러시아 정보요원을 추방했다. 러시아의 정보 수집과 반도체·송신기·무기 제조 장비 등의 조달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이후 추방된 러시아 정보요원 수십 명이 일본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복수의 당국자들은 NYT에 밝혔다. NYT는 일본의 상대적으로 취약한 방첩 체계와 발달한 첨단기술 산업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지원하는 조달망에 이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의 핵심에는 러시아군 총참모부 정보총국(GRU) 산하 조직인 '제20국'이 있다. 서방 정보당국은 이 조직이 해외에서 군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장비를 확보하는 활동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일본 내 조달망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막심 블라디미로비치 필첸코프는 러시아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직원 신분으로 도쿄에서 활동해 왔다. 그는 2024년 일본에 부임한 뒤 현지 물류업체들과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달된 물품은 러시아로 직접 보내는 대신 스리랑카와 우즈베키스탄 등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운송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수출 서류상 최종 목적지와 실제 이동 경로를 달리해 제재와 수출 통제를 우회하는 방식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가 사용하는 미사일과 드론의 약 90%에서 일본산 부품이 발견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해당 무기의 부품 90%가 일본산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약 90%에 일본산 부품이 하나 이상 포함돼 있다는 취지다.
실제로 지난 5월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아파트를 공격한 러시아 Kh-101 순항미사일 잔해에서도 일본산 부품이 발견됐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일본산 회로기판과 반도체, 송신기 등이 러시아의 미사일과 무기 체계에서 발견됐다는 자료를 일본 정부에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일본 기업들은 수출 통제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직접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민수용으로 유통된 범용 전자부품이 제3국과 중간 거래업체를 거쳐 러시아로 흘러 들어갈 경우 제조사가 최종 사용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NYT는 서방 정보당국이 일본 정부에 러시아의 조달망과 관련한 정보를 반복적으로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도적 제약으로 일본의 정보·방첩 역량이 상대적으로 제한돼 왔다며 일본이 오랫동안 '스파이의 천국'으로 불려 왔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도는 일본이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과 별개로, 일본의 첨단기술과 민수용 부품 유통망이 제재 우회 경로로 악용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