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7월 중순 2026년 하반기 성장전략을 내놓으며 중동전쟁으로 드러난 나프타 기반 석유화학·에너지 의존 구조를 재점검했다.
- 새 전략은 K-공급망·에너지 안보 틀 아래 탈탄소 전환과 함께 탈플라스틱·순환경제를 통해 원유·나프타 의존도를 줄이고 폐자원을 산업 원료로 쓰는 구조 개편을 목표로 했다.
- 이를 위해 폐플라스틱 수거·선별과 재활용 기술·인증·수요 창출을 묶은 체계를 구축하고 석유화학 업계의 고부가·친환경 소재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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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나프타 의존 낮추는 순환경제 구상
폐플라스틱 원료화 시스템 구축 관건
석화업계, 범용제품 중심 구조 전환 압박
중동전쟁은 한국 경제에 유가 충격을 넘어 에너지 수입선, 원자재 조달망, 석유화학 중심 산업구조, 반도체 편중 등 고착화된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묻고 있다. 내달 중순경 발표 예정인 정부의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도 이 같은 문제의식이 담길 전망이다. 핵심은 위기를 어떻게 성장전략으로 전환하느냐다. 뉴스핌은 공급망 재편과 산업 구조 개편, AI·반도체 호황의 지역 확산 과제를 중심으로 한국 경제의 다음 성장 조건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오종원 기자 = 중동전쟁으로 원유와 나프타 조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한국 경제가 의존해 온 '나프타 경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원유를 수입해 나프타를 만들고 이를 플라스틱과 화학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존 석유화학 산업 구조를 국내 폐자원 원료화 중심의 순환경제로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정부에 따르면 7월 중순경 발표할 예정인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의 주요골자에도 이 같은 방향이 담겨 있다.
'K-공급망·에너지 안보 확립'이라는 큰 틀 아래 탈탄소 에너지 대전환이 포함됐고, 세부 과제로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 가스·난방 부문 탈탄소 전환, 탄소중립 기후기술 연구개발(R&D), 도시·영농형 태양광 및 풍력발전 확대와 함께 탈플라스틱·순환경제가 제시됐다.

이는 탈플라스틱을 일회용품 감축 차원을 넘어 원유·나프타 의존도를 낮추고 폐자원을 산업 원료로 되돌리는 공급망 전략으로 확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탈플라스틱, 환경 넘어 원료 구조 전환 과제로
한국 석유화학 산업은 수입 원유와 나프타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원유를 들여와 정유 공정에서 나프타를 생산하고, 이를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과 합성수지 등 플라스틱 원료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구조는 대규모 설비와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 제조업 성장에 기여했지만, 원유 가격과 중동 정세에 취약하다는 한계도 함께 안고 있다. 국제유가가 흔들리면 원료비 부담이 커지고 나프타 가격 변동은 석유화학 제품 가격과 기업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달 재경부 유튜브 인터뷰에서 중동전쟁 이후 탈석유·탈탄소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구 부총리는 국내 원유의 중동 의존도가 80%를 넘는 구조를 지적하며 "탈석유, 탈탄소를 가속화해서 재생에너지나 기후변화에 대해서 먼저 달려나가야겠다"고 밝혔다.
탈플라스틱과 순환경제가 에너지 안보 전략 안에 배치된 것은 이 같은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플라스틱 감축을 일회용품 줄이기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원유와 나프타 의존도를 낮추는 산업 원료 구조 전환의 문제로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핵심은 석유를 수입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경제에서 국내 폐자원을 다시 원료로 쓰는 경제로 이동하는 것이다. 폐플라스틱을 산업 원료로 활용하면 원유와 나프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원료 공급망을 국내에서 일부 순환시킬 수 있다는 취지다.

◆ 폐플라스틱 원료화...수거·선별 시스템이 관건
탈플라스틱은 분리배출 확대나 일회용품 감축에만 그치지 않는다. 폐플라스틱 수거·선별,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 화학적 재활용, 친환경 소재 개발, 재활용 제품 수요 창출까지 이어지는 산업정책의 성격을 갖는다.
폐자원 원료화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회수 체계가 필요하다. 폐플라스틱이 산업 원료로 쓰이려면 오염도와 재질별 분류, 품질 기준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리돼야 한다. 수거량이 충분해도 원료 품질이 낮으면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기 어렵다.
또 물리적 재활용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낮지만 품질 저하와 활용처 제한이 있다. 반면 화학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기초 원료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설비 투자와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크다.
기존 나프타 기반 원료와 경쟁하려면 기술 고도화와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필요하다. 재생원료 사용 제품이 시장에서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품질과 안정성, 인증 체계도 갖춰져야 한다.
수요 창출도 중요하다. 공공조달과 민간 수요를 통해 초기 시장을 만들고, 기업들이 재활용 원료 사용을 확대할 수 있는 유인을 설계해야 한다. 재생원료 사용이 비용 부담으로만 인식되면 기업의 설비 전환과 기술 투자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석화 구조개편, 순환경제 체계와 맞물려야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 재편도 불가피하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이미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탄소규제와 원료비 변동성까지 겹치면서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보다 원료 구조와 제품 포트폴리오를 함께 바꾸는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범용 플라스틱 대량생산 중심 구조에서 고부가·친환경 소재와 재활용 원료 기반 제품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설비 전환에는 상당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장기 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변수다.
한편 올해 하반기 정부 정책은 플라스틱 감축에서 폐자원 회수, 재활용 기술 개발, 재생원료 수요 창출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방향으로 설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폐플라스틱을 안정적으로 모으고 선별해 산업 원료로 되돌리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탈플라스틱 정책도 산업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에 의존해 온 산업 원료 체계를 순환 구조로 바꿀 수 있느냐가 하반기 에너지·산업 전환 전략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jongwon34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