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 부총리를 연쇄 접견했다.
- 미·중 경제 수장들은 서울에서 14~15일 베이징 정상회담 사전 조율을 진행했다.
- 한국은 실용 외교로 자리 확보했으나 메시지 전달 성과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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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베선트·허리펑 연쇄 접견으로 외형 보완
"형식 넘어 실질 성과 필요"…외교력 시험대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서울이 또 한번 미·중 외교의 무대로 떠올랐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경제 수장이 서울에서 사전 조율 회동을 하는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두 사람을 연달아 접견하는 일정까지 더해졌다. 당초 '서울은 경유지'라는 우려 속에서 시작된 이번 일정은, 결과적으로 미·중 양측 인사를 모두 청와대로 불러들이는 그림으로 재구성됐다. 다만 이 장면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지, 한국 외교에 성과를 남기는 결과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오는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13일 서울에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두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직전, 이란 전쟁·통상 질서·안보 등 핵심 현안을 놓고 막판 사전 조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까지 베선트 장관의 방한 일정에 한국 정부와의 공식 양자 면담이 보이지 않아 "서울은 협상 공간만 제공하고, 한국은 논의의 변방에 서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정은 빠르게 바뀌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허리펑 부총리의 예방을 받은 뒤, 베선트 장관과도 차례로 접견할 예정이다. 두 인사가 서울에서 미·중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조율하기 직전에, 이 대통령이 각자를 따로 만나 자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구조다. 정부는 이번 연쇄 접견에 한국의 실용 외교에 대한 신뢰가 반영된 것이라고 자평하며, 한국의 전략적 입지와 국익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단순한 양자 외교 이벤트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 전쟁의 출구와 미·중 통상 질서 재편, 공급망·에너지 안보까지 얽힌 의제가 한꺼번에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 회담의 결과에 따라 글로벌 통상·안보 질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두 한국 경제와 직결된 의제들인 만큼, 사전 조율 단계에서 한국이 어떤 메시지를 어떤 강도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향후 몇 년간의 국익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초 발표된 베선트 장관의 동북아 일정에는 일본에서의 총리·경제 수장 면담이 포함된 반면, 한국에서는 중국 측과의 회동만 소화한 뒤 곧바로 베이징으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샀다. 동맹국을 찾으면서도 카운터파트와의 형식적인 양자 협의조차 생략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에 이 대통령의 연쇄 접견이 추가되면서 형식상의 공백은 상당 부분 메워졌지만, 중요한 일정이 막판에야 채워졌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 한국 외교가 처한 입지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정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해 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관련 질의가 나오자 "베선트 장관과는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며 "지금은 대면으로 만나야만 하는 시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미 간에는 조세·금융·통상 채널이 상시 가동되고 있고, 실무급 협의나 전화·화상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외교가 시선은 다소 다르다. 상대가 한국을 협상의 공간으로 활용하면서도, 협상의 당사자로서 어느 수준까지 역할을 부여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서울이 협상의 공간으로 선택된 것과 한국이 협상의 당사자로 참여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해석이다.
자리와 의전이 일정 부분 보완된 만큼, 이제 관심은 그 자리에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얻어냈느냐로 옮겨간다. 이 대통령이 베선트 장관에게는 대미 투자 이행과 방산·핵추진 잠수함 등 양국 간 합의 사항을 어느 수준까지 구체화했는지, 허리펑 부총리에게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의 역할과 문화교류 확대를 어떤 메시지로 전달했는지가 향후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연쇄 접견이 의전에 그칠지, 실질 협상력으로 이어질지는 이제 결과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결국 외교는 '자리'와 '타이밍', 그리고 '메시지'의 싸움이다. 비대면 소통이 일상이 됐다고 해도,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시점에 서울에서 이뤄지는 대면 접촉은 상징성과 실질을 동시에 갖는 큰 이벤트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번 일정을 통해 최소한 자리와 타이밍은 확보한 셈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서울이 단순한 경유지가 아니라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진짜 무대로 인정받기 위해, 우리가 그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남겼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는 일이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