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스타항공이 7일 서울 강서구에서 체력시험을 실시했다.
- 암리치 통과했으나 평형성 악력 데시벨 등 전 종목 과락했다.
- 상황대처면접으로 판단력 검증하며 채용 문턱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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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보다 체력"…승무원 선발 기준 변화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삐- 소리가 나면 시작하세요."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체력훈련장. 가쁜 숨을 몰아쉬며 20m 왕복 오래달리기를 이어가자 어느덧 눈앞이 노랗게 변했다. 이스타항공이 국내 항공사 최초로 도입한 '데시벨 측정'과 '왕복 오래달리기' 등으로 전면 개편한 채용 전형 현장이다. 채용 전형은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다. 서비스보다 먼저 검증한 건 체력과 위기 대응 능력이었다.

◆체력테스트, '암리치' 빼고 전 종목 과락
이스타항공은 지난해부터 채용 전형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 '서류-실무면접-임원면접' 순서에서 '서류-상황대처면접-체력시험-임원-채용검진'으로 변경해 합격 문턱을 높였다. 이날은 현장 상황상 체력시험을 먼저 치른 뒤 면접을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상황대처면접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으나 최종 관문인 체력시험 벽을 넘지 못했다.

시험은 암리치, 평형성, 악력, 데시벨, 배근력, 오래달리기 순으로 진행됐다. 첫 종목인 '암리치'는 까치발을 들고 손을 뻗어 특정 위치에 닿는지 측정하는 항목이다. 다행히 기준선을 통과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서류에 키 기재란을 없앤 대신 실제 비상 상황에서 오버헤드빈에 있는 구급장비를 꺼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난기류 상황에서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평형성 테스트는 예상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안대로 눈을 가리고 외발로 서서 버티자마자 몸이 휘청거리며 중심을 잃었다. 기록은 왼쪽 24초, 오른쪽 67초에 그쳤다. 현장 관계자는 "평형성은 난기류를 맞닥뜨렸을 때 서비스 중이거나 이동할 때 중심을 잡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발 목 잡아!" 데시벨 측정부터 '눈앞이 캄캄' 오래달리기까지
진짜 복병은 그다음부터였다. 무거운 비상구를 개방할 때를 고려한 시험인 악력 평가다. 3초간 힘을 쥐어짜 봤지만, 왼손 18.2kg, 오른손 19.1kg을 기록하며 기준치에 한참 못 미쳤다.

데시벨 측정은 패닉에 빠진 승객을 통제할 수 있는 목소리 크기를 보는 시험이다. 실제 기내 훈련 내용과 동일하게 "발 목 잡아, 머리 숙여, 자세 낮춰"라고 고함을 질렀지만, 기계에 찍힌 숫자는 90.1dB로 탈락 기준에 머물렀다.

충격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배근력 종목에서 기록은 처참했다. 두 번의 시도 끝에 얻어낸 숫자는 23에 그쳐 합격선을 넘지 못했다.
체력 시험의 꽃인 20m 왕복 오래달리기는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음원에 맞춰 정해진 시간 내에 20m를 왕복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신호음 간격이 짧아졌다. 여성 기준 25회, 남성 기준 45회가 통과 기준이다. 이스타항공 측에 따르면, 지원자의 30% 가량이 이 전형에서 탈락한다. 결국 7회차를 넘기지 못하고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장시간 비행 후 지친 상태에서도 승객을 부축해 탈출시켜야 하는 지구력을 평가한다는 취지에 공감이 가는 순간이었다.
결국 최종 성적표에는 '암리치 통과, 나머지 전 종목 불합격'이라는 기록이 남았다. 한 종목이라도 최소 기준 미달 시 탈락이라는 원칙에 따라 최종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천편일률 답변 사절"... 상황대처면접으로 판단력 검증
체력시험에 이후 이스타항공 본사로 이동해 진행된 상황대처면접 과정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날은 5명이 한 조가 돼 진행했지만, 보통 6~7명이 한 조로 구성된다. '세대 차이 극복'을 주제로 8분간 토론을 벌인 뒤 한 명이 도출된 해결책을 정리해 발표했다. 이 전형은 지원자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게 했다.

개별 질문에서는 더욱 날카로운 상황이 제시됐다. '동기가 보고서에 중대한 수치 오류를 냈는데 연락이 안 된다. 상사는 5분 뒤 경영진 보고를 간다.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강태영 이스타항공 인사팀장은 "학원에서 외워온 천편일률적인 답변은 통하지 않는다"며 "제한된 시간 안에 어려운 문제를 풀며 드러나는 실제 캐릭터와 협업 정신, 돌발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순발력을 캐치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다만, 체력 측정 항목에서 수영이 제외된 점은 눈에 띄었다. 통상적으로 객실 승무원에게 수영은 항공기가 바다나 강에 비상 착수했을 때를 대비한 필수 역량으로 꼽힌다. 실제로 일부 항공사는 채용 전형에서 수영 테스트를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강 팀장은 "현재 당장은 없지만 여건이 되는 대로 넣고 싶다"며 "입사하시게 되면 수영 과목이 또 따로 있긴 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재원 객실훈련팀장은 "수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비상 착수 상황에서 생존율을 높인다고 직접적으로 매칭되지는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구명복이 있고 구조 용법을 훈련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수영 테스트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스타항공이 직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전문 컨설팅 업체와 함께 개발한 이 전형은 좀 더 믿음직한 승무원을 뽑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직접 체험한 이스타항공의 채용 전형은 안전요원 선발에 가까웠다. 이선희 객실승무운영팀장은 "체력이 뒷받침되는 지원자들이 실제 교육 과정에서도 적응이 빠르고 평가도 좋다"고 설명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