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X에 이스라엘군 팔레스타인 아동 학대 영상을 공유하며 비판했다.
- 이스라엘 외교부가 11일 이를 규탄하자 대통령이 반인권적 행동을 되돌아보라며 맞받아쳤다.
- 한국-이스라엘 수교 이래 처음 험악한 공방이지만 인권 기준 일관성 논란이 일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느닷없는 '과거 영상' 공유...말 자체는 틀린 것 없어
다른 인권 문제에도 같은 기준 적용할지 지켜 봐야
내부 협의 없이 SNS에 '홀로코스트' 언급은 부적절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이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면서 '규탄'이라는 표현으로 거칠게 반박하고, 이 대통령이 다시 이를 비판하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과 이스라엘이 이처럼 험악한 말 폭탄을 주고받은 것은 수교 이래 처음이다.
파문은 지난 10일 이 대통령이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가자지구 관련 영상을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이 영상에 대해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학대한 뒤 건물에서 떨어뜨렸다는 취지로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봐야겠다.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가 없다"고 썼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11일 해당 영상이 2024년 대테러 작전 중 발생한 사건이며 이미 철저한 조사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태인 학살과 비교한 것을 두고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규탄받아 마땅하다"는 비외교적인 비난으로 응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끊임없는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정면으로 맞받았다.
이 대통령이 왜 갑자기 2년 전 영상을 꺼내 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말 자체는 틀린 것이 없다. 이스라엘의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은 전 세계를 진저리치게 만든 지 이미 오래다. 많은 나라들은 아마도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의 심정으로 이번 공방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권 문제에 대한 이 대통령의 '느닷없는 급발진'은 당황스럽다. 인권은 말 그대로 '인류 보편적 가치'다.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그동안 다른 인권 사안에 다 그렇게 하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1월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시민 수천명을 사살했을 때 국제사회는 일제히 이를 규탄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직접 언급한 적이 없다. 외교부가 "어떠한 무력 사용도 반대한다"며 누구를 지칭하는지도 불분명한 입장을 내고 교민 안전을 우려했을 뿐이었다.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유엔인권이사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을때 정부는 공동제안국 참여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하다 뒤늦게 '온보드'했다. 이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보인 인권의 기준대로라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몇몇 각료들의 반대를 즉각 돌파했어야 마땅하다.
이재명 정부는 또 지난 7일 이스라엘의 봉쇄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한 가자지구에 구호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출국한 인권 활동가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안전을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하지만, 정부가 기본권을 제한하는 무리한 조치를 동원해 자국민의 인도주의 활동을 저지했다는 오명을 피할 수는 없다. 더구나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와 구호선박 나포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인데도 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인권적 이민단속, 인종 차별, 언론 탄압, 국제법 위반 등을 일상적으로 저지르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그동안 이에 대해 입도 뻥긋한 적이 없다.
이 대통령이 이번에 이스라엘의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동을 지적한 것을 두고 '다른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왜 지금처럼 나서지 않았느냐'고 비판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과거에 그랬더라도 이제부터 인권 문제에 대해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한다면 큰 발전이다. 이 대통령이 향후 다른 인권 문제에 대해 이번과는 다른 인식과 언행을 보인다면 그때 비판해도 늦지 않다.
갑작스럽게 높아진 이 대통령의 인권 의식이 의아하긴 하지만 앞으로도 쭉 이 상태를 유지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가 모두 침묵하고 있는 인권 문제에 '노'라고 말할 수 있는 나라로 국제사회에 인식되기를 희망한다.
만약 이 대통령이 앞으로 이스라엘에 적용한 인권 기준을 일관되게 유지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지금 이스라엘을 향한 결기와 비난이 인권 아닌 다른 의도 때문이었다고 정치권과 모든 언론이 비난해도 이 대통령은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한 가지 곁들여 제언하자면, 앞으로 이런 비판은 국가안보실·외교부와 협의해 신중하고 무게 있게 다듬어서 SNS가 아닌 정부 공식채널을 통해 밝히기를 권한다. 이 대통령은 불과 몇 달 전에도 SNS에 올린 무절제한 글 때문에 캄보디아와 외교 문제를 빚은 적이 있는데, 이번 일은 너무 나갔다. 아무리 이스라엘이 하는 짓이 무도하다고 해도 일국의 대통령이 SNS에 '홀로코스트'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