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들 '매매 대신 증여' 택했다
지난달 서울 내 집합건물 증여 1345건
강남구 82건으로 1위…2위는 송파구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전방위적인 다주택자 규제와 세금 부담을 이기지 못한 주택 보유자들이 매매 대신 증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똘똘한 한 채'만 남기거나 자녀에게 자산을 미리 물려주는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다.

3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 증여 건수는 총 1345건으로 파악됐다. 2384건을 기록했던 2022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단위 증여량 역시 5094건을 기록해 2022년 12월(9342건) 이후 최대치를 썼다. 서울의 증여 규모는 경기(1251건) 실적을 100건 가까이 웃돌았다.
이 같은 증여 쏠림 현상은 오는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과 직결된다. 다음달 10일부터 다주택자를 겨냥한 양도세 중과가 본격 시행되고 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덩달아 뛸 것으로 점쳐지자, 다급해진 노년층이 자녀에게 주택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가 수도권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아파트 대출 만기 연장을 막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추가 규제까지 예고해 증여 심리를 한층 부추겼다.
서울 내 자치구별 증여 규모를 살펴보면 강남구가 82건으로 가장 많았다. 송파구(81건), 노원구 및 마포구(각 80건), 서초구(77건), 양천구(68건), 은평구(67건), 광진구(65건), 동작구(63건) 순이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의 증여가 631건에 달해 전체 통계를 견인했다. 전월(390건)과 비교해 62% 뛴 규모다. 60대는 460건, 50대는 248건을 기록했다. 40대의 경우 증여 건수는 78건에 그쳤지만 전월(42건) 대비 85.7% 치솟으며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증가 폭을 보였다. 집을 물려받은 수증자는 30대가 419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매도 시한이 점차 촉박해지는 만큼 남은 기간에도 증여 행렬이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장원 세무사(세무법인 리치)는 "양도세 중과 최고 세율이 82.5%에 달하는 반면, 증여세는 30억원이 넘어가도 50%의 세율이 적용돼 과표와 세율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며 "가격을 크게 낮춰서 시장에 파느니 차라리 세입자가 나갈 때 전세 보증금을 내주고 자녀에게 순수 증여를 하겠다는 매도자가 현장에는 훨씬 많다"고 전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