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애초에 이화영-박상용 '신뢰관계' 아냐…회유 아냐"
檢 "검사들은 피의자에게 협상을 잘 시도하지 않아"
[서울=뉴스핌] 홍석희 김영은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에 진술을 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치권과 법조계의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공개된 녹취만으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지만, 사건의 정치적 파장이 커지며 검찰 수사 중립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 녹취 공개로 파장 확산…박 검사 "일반적인 설명일 뿐" 반박
더불어민주당은 "대북송금 사건을 '이재명 죽이기' 도구로 조작하려 한 윤석열 정치검찰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났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반면, 박 검사는 "공동정범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본인이 종범이라 주장한다면, 그 부분에 해당하는 진실을 말하라는 게 회유냐"고 연일 반박했다.

31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과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 서민석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는 지난 2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검사와 서 변호사 사이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박 검사는 대북송금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23년 6월경 서 변호사와 통화에서 "법정까지 유지시켜 줄 그런 진술이 저희가 필요하다"며 "실제로 이재명 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녹취파일엔 이재명 대통령을 엮기 위한 다양한 조건이 박 검사 목소리로 녹음됐다"며 "국회는 박 검사를 위증죄로 고발하고 멈춰 있는 탄핵소추 절차를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민석 변호사가 '이화영은 특가법상 뇌물죄로 의율하지 말고 '단순 뇌물죄의 종범'으로 의율해 달라'고 무리한 제안을 했다"며 "이에 대해 그것은 현재의 상황에서 어렵다고 하며 일반적인 선처 조건을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연일 공방을 이어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이재명 죽이기 도구로 조작하려 한 윤석열 정치검찰의 추악한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보석 석방과 공익제보자 신분 보장이라는 미끼로 구속된 피의자를 회유, 협박하고 형량 거래를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검사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부지사는) 공동정범의 증거가 명백했음에도 서민석 변호사가 오고부터는 '종범으로 해달라, 특가법이 아닌 일반 뇌물죄에 방조범까지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전혀 자백하지 않고 종범으로 해달라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는 것, 또 (종범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자백과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다.

◆ 법조계 "형량 거래 시도 단정은 어려워"...정치적 파장 지속 전망
법조계에서는 공개된 녹취만으로는 박 검사가 '형량 거래'를 시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로스쿨 교수는 "박 검사 측이 내건 '보석 허용' 등 조건은 애초에 판사 측 권한이고 수사 검사의 역량과 무관하다"며 "녹음본 일부만 듣고 현행법상 불법인 플리바게닝 행위였다고 단정하는 건 섣불러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0년대 초반부터 검찰 내부 수사 문화 중 폭력, 협박, 회유 등 방식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진술 회유'는 시대적으로도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한 검찰 관계자는 "박 검사의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회유하려는 흔적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애초에 검사들은 피의자에게 협상을 잘 시도하지 않는다. 공판에서 얼마든지 말을 바꿀 수 있는 사람에게 굳이 '혜택 줄테니 윗선 불어봐'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검사에게 이화영이 '신뢰 상대'였는지부터 따져봐야 하는데, 수사 분위기를 봤을 때 이화영은 얼마든지 말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 애초에 신뢰 상대가 아니었을 것"이라며 "차라리 박 검사가 보석과 공익신고자 등록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가깝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박 검사의 발언이 형량 거래를 염두한 '진술 회유'에 해당하느냐, 아니면 단순한 절차 설명이었느냐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를 '정치적 수사 조작의 증거'로 보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검찰 측은 '수사 정상 범위 내의 소통'이라는 취지로 반박하고 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