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도 답보 상태… 로저스 대표 3차 소환 감감무소식
[서울=뉴스핌] 나병주 기자 = 쿠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조사가 수개월째 지지부진하자 산재 사망 노동자 유가족이 직접 거리에 나와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쿠팡 칠곡물류센터 노동자 고(故) 장덕준씨 유가족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는 3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국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 나선 장씨 유가족 측은 "쿠팡은 아들이 밥도 먹지 않고 미련하게 다이어트를 하다 죽음에 이르렀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해 아들을 다시 난도질했다"며 "명백한 증거 앞에 무엇이 더 필요하냐. 억울한 노동자가 생기지 않게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직접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쿠팡이 노동자 사망 시 노동시간을 축소하거나 개인 질환으로 몰아가는 등 산재를 은폐해 왔다는 폭로가 전직 임원을 통해 제기됐다. 이에 노동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강도 높은 조사를 약속했지만 지난 1월 고발장 접수 후 두 달이 지나도록 조사 경과는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조사를 맡은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족과 민주노총에 따르면 근로감독관은 "산재가 인정됐다면 산재 은폐가 아닌 것 아니냐", "고발하는 저의가 무엇이냐"는 취지로 고발인에게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상옥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근로감독관은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되려 고발의 저의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며 "노동부는 이미 장씨 사망 당시 쿠팡에 편향적인 수사를 진행한 바 있어 지금 상황에서는 양측의 관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노동부 관계자에게 장관 면담 요청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유가족은 이날부터 서울고용노동청 앞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경찰 수사 역시 지연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쿠팡 수사 TF'를 구성하고 지난 1월 30일과 지난달 6일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두 차례 소환 조사했다.
당시 조사는 개인정보 유출 관련 증거인멸과 국회 청문회 위증 혐의 등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재 은폐 혐의를 다룰 3차 소환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2차 조사 이후 약 2달 동안 추가 소환이나 뚜렷한 수사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