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2828만명 회복…탈팡족 일부 복귀 신호
투자 확대로 수익성 부담 속 '신뢰 회복'이 성패 가를 변수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지난해 말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흔들렸던 쿠팡이 위기 대응 전략을 '현장과 본업 중심'으로 전환하며 반등에 나서고 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직접 새벽배송에 참여하며 정치권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는 한편, 인공지능(AI) 물류 투자와 로켓배송 확대를 병행하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위기 국면에서 반전을 노린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다만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부담과 신뢰 회복 여부가 향후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대표가 직접 새벽배송 뛰어…정치권과 관계 개선 의지 해석
23일 쿠팡에 따르면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는 지난 19일 오후 8시30분부터 20일 오전 6시30분까지 경기 성남 야탑 소재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배송캠프에서 약 10시간 동안 새벽배송 업무를 수행했다. 로저스 대표는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안전교육과 상차 작업을 거친 뒤 배송 차량에 탑승해 아파트·빌라·단독주택을 돌며 배송 전 과정을 직접 경험했다.

이번 새벽배송은 지난해 11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국회 청문회에서 노동환경 점검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염 의원이 현장 체험을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현장 투입은 사전 준비를 거쳐 진행됐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 12일 성남 캠프를 찾아 물류 적재 등 일부 업무를 점검하며 본 일정에 대비했다. 이후 실제 배송 기사와 동승해 분류·적재·배송 전 과정을 수행하며 현장 업무 강도를 직접 확인했다.
쿠팡 관계자는 "로저스 대표가 직고용 배송기사인 '쿠팡친구'와 동승해 각각의 배송 차량으로 이동, 성남 중원구 일대 아파트·빌라·단독주택을 돌며 배송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이벤트가 아닌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노동 환경 논란과 정치권 갈등으로 누적된 리스크를 완화하고, 현장 소통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방어적 대응에서 벗어나 직접 행동에 나섰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경영진의 현장 투입은 내부 조직과 외부 여론을 동시에 겨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AI 물류 투자·로켓배송 지역 확대
쿠팡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모회사 쿠팡Inc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시스템 고도화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 18일 엔비디아 AI 컨퍼런스에서 양사 협력을 통해 전자상거래 물류 전반을 혁신하는 'AI 팩토리'를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AI 팩토리는 쿠팡의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와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프라 'DGX SuperPOD'를 결합해 구현된 것으로,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가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 AI 모델을 개발·검증할 수 있는 '셀프 서비스형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쿠팡은 이를 통해 '로켓배송'의 속도와 효율을 높이고 물류 자동화와 지능화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로켓배송 서비스 지역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은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를 추가 구축하며 수도권을 넘어 지방 중소도시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6일 경북 안동·예천·영주를 시작으로 지난 11일 충남 서산, 전남 목포·무안 등 기존에 로켓프레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던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전북 군산·익산, 충북 증평·진천·음성군으로 확대했으며, 이달 말까지 강원(춘천·삼척·동해·강릉·원주), 경남(거제·통영), 전남(순천·광양·여수), 충청(충주·당진·예산·제천), 경기(이천·여주·용인) 등 20여 개 지역으로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 지역은 그간 익일 배송과 당일배송은 가능했으나 신선식품 새벽배송은 제공되지 않았던 곳이다. 이번 서비스 확대를 통해 신선식품도 익일 오전 7시 이전에 받아볼 수 있게 됐다.

◆탈팡족 복귀 신호 포착…이용자 회복 지속성 주목
최근 이용자 지표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9일부터 15일까지 쿠팡 주간 활성 이용자 수는 2828만1963명으로,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직후 수준(2908만명)에 근접했다.
이탈했던 '탈팡족' 일부가 복귀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과 빠른 배송이라는 핵심 서비스 가치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용자 회복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AI 투자와 물류망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단기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영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 회복이 관건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개인정보 보호와 노동 환경 개선 등 구조적 과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용자 반등이 일시적 흐름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커머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비난과 정치적 논란이 확산된 이후 마케팅 활동을 대폭 축소했던 것으로 안다"며 "최근 정치권과의 관계 개선과 로켓배송 지역 확대 등 투자 확대에 나선 것은 영업 정상화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용자 회복 흐름이 지속될지가 향후 실적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덧붙였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