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늘었으나 유통기한 임박 품목은 폐기
"동선 통제 때문" 불만…경찰 "과한 게 나아"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유재선 인턴기자 = 23일 오전 9시, 서울 세종대로 한복판. 광화문광장 주변 편의점 앞에는 음료 박스와 돗자리, 핫팩 재고가 인도 가장자리까지 밀려나 있었다.
인근 다른 점포에는 생수 상자가 입구 안쪽까지 빼곡히 쌓여 손님이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난 21일 방탄소년단(BTS) 단독 공연을 앞두고 '관객 특수'를 기대하며 추가로 주문한 물품들이 그대로 남은 것이다.

◆ "샌드위치 더 가져가세요"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인근 CU편의점 점주 김모 씨(60)는 계산대에 선 손님에게 계산을 마치자마자 샌드위치 한 개를 더 내밀었다. "하나 더 가져가세요, 안 팔려서요." 공연 당일을 앞두고 평소보다 10배 가까이 샌드위치를 발주했지만 남은 건 재고였다.
김씨는 "행사가 오전부터 이어졌으면 몰라도 관객들이 오후 2시쯤 한꺼번에 몰렸다가 입장하고 나니 손님이 뚝 끊겼다"며 "특수가 특정 시간대 '반짝'에 그쳤다"고 말했다.
삼각김밥과 김밥은 적정선에서 소진됐지만 샌드위치·샐러드는 발주량의 70%가 남았다. 유통기한이 길어야 하루여서, 그는 할인 대신 손님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방식을 택했다. 남은 상당수 물량은 결국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광화문 인근의 GS25 편의점주 오모 씨(50대)도 이번 BTS 공연을 앞두고 김밥과 삼각김밥을 평소의 5~6배인 각 100개씩 채워 넣었다. 매출은 평소보다 1.5~2배 가량 늘었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과 협업한 맥주와 포스터를 찾는 외국인 팬들로 한때는 북적였다. 그러나 냉장고 하단에는 바나나우유 박스가 그대로 쌓여 있었다.
"200개 주문했는데 40개 팔렸어요. 남은 건 본사 반품하거나 명동 쪽 매장으로 돌리고, 일부는 세일해서 털어야죠."
오씨는 "광복절 전광훈 집회 때가 매출은 훨씬 낫다"고 잘라 말했다. "그때는 밖에 매대도 안 깔고 매장 안 상품만으로도 이 정도는 팔거든요. 이번 공연 특수는 숫자만 요란했지, 준비한 물량만 남은 느낌이에요."
BTS공연 무대가 설치됐던 곳에서 인접한 편의점에서도 매출이 어땠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꽝"이라며 "기대한만큼 사람이 많이 오지 않았다"며 "26만명이라고 했다가 뉴스보니 4만명이라더라"고 답했다.
이 편의점 직원은 "매출이 크게 늘었어도 김밥·삼각김밥과 바나나우유 같은 유통기한이 정해진 품목들은 재고가 많이 남아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평소 하루에 6개 발주하던 김밥을 공연 전날 200개까지 늘렸지만 거의 남아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 동선 통제가 '재고 폭탄'의 원인 지적도
점주들은 과도한 동선 통제도 '재고 폭탄'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대로 인근 CU 점포의 김씨는 "우리 가게에 오려면 한 바퀴를 삥 돌아와야 했다"며 "안전관리라는 이름으로 손님 길부터 막아 놓은 셈"이라고 했다.
일부 점포는 공연장과 가까운 이점을 살리기는커녕, 통제선 바깥에 있다는 이유로 기대했던 'BTS 특수'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경찰은 최악 상황을 대비하며 BTS 공연을 통제했다고 설명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속탐지기까기 설치해 출입자를 통제헤 시민들 불편한 측면이 있었을 텐데 잘 협조해줘서 인파 관리가 잘 됐다"며 "시민 안전과 관련해선 약간 과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부족한 것보다 과한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