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구매 막으려 계약 해지·손해배상까지 압박
시중서 쉽게 사는 공산품에 12.5~34.7% 마진
[세종=뉴스핌] 신수용 기자 = '신전떡볶이' 가맹본부 신전푸드시스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공산품을 가맹점주들에게 사실상 강매해 오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가맹점주들이 외부에서 같은 품목을 구매하면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까지 거론하며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 배달앱 후기까지 뒤져 업체 압박…뒤늦게 정보공개서 바꿔
공정위는 신전푸드시스의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억6700만원을 부과한다고 22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신전푸드시스는 젓가락과 숟가락, 종이봉투, 배달용기, 포장 비닐 등 15종의 일반 공산품을 자신이나 가맹지역본부를 통해서만 사도록 요구했다.
이들 품목은 처음에 정보공개서에 '거래강제 품목'으로 적혀 있지 않았지만 본사는 가맹점주들이 해당 물품을 개별 구매하면 "중대한 계약 위반사항"이라고 규정했다.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계약 해지와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겠다는 내용증명도 보냈다. 이런 내용증명은 2021년 3월 26일부터 2023년 6월 8일까지 59개 가맹점에 총 70차례 발송됐다.

신전푸드시스의 구매 통제는 시간이 갈수록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2023년 3월부터는 대구를 제외한 전국 7개 권역의 가맹지역본부가 '사입품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가맹점의 외부 구매 여부를 점검하도록 했다.
이전에는 고객 민원이나 배달앱 후기 사진 등을 통해 위반 여부를 확인했다면, 이후에는 점검과 적발, 보고, 내용증명 발송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관리 절차가 만들어졌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본사는 이후 2023년 9월 19일 정보공개서를 바꿔 문제의 품목이 포함된 '부자재(포장지, 배달용기 등)'를 거래강제 품목으로 올렸다. 공정위 현장 조사가 같은 해 10월 시작되자, 다시 12월 7일 정보공개서를 변경해 해당 품목을 거래 권장 품목으로 돌렸다. 공정위는 이 과정 역시 기존 위법성을 해소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봤다.
◆ 공정현장조사 뒤 거래강제서 거래권장으로 뒤늦게 변경
공정위는 해당 품목이 떡볶이와 튀김 등 상품의 맛이나 품질과 직접 관련된 원재료가 아닌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공산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브랜드 동일성 유지를 위해 반드시 본사나 지정 거래처에서만 사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전푸드시스는 2021년 3월부터 2023년 12월 6일까지 이들 품목을 가맹점에 판매하면서 12.5~34.7%의 마진을 붙여 최소 6억3000만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가맹사업법은 특정 품목 구매를 강제하려면 해당 품목이 가맹사업 운영에 필수적이어야 한다. 특정 거래상대방과 거래하지 않으면 상표권 보호나 동일성 유지가 어렵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런 내용은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도 미리 명시돼야 한다. 공정위는 신전푸드시스의 행위가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거래상대방을 부당하게 구속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거래강제 품목 여부와 같은 중요한 정보를 정보공개서 등에 제시하지 않은 채,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의 거래상대방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행위 등 가맹점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불공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aaa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