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음식과 즐기는 '페어링 술'로 재조명
플라타·레포사도·아네호 3종으로 미식 페어링 경험
위스키 중심 프리미엄 주류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프리미엄 데킬라가 위스키를 잇는 차세대 주류로 떠오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재배지의 개성을 담는 '테루아' 개념과 음식 페어링이 가능한 술로 재조명되며 미식 주류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아영FBC가 수입하는 '오초 데낄라'가 국내 출시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멕시코 레스토랑 엘몰리노에서 싱글 에스테이트 테킬라 브랜드 '오초 데킬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브랜드 철학과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로, 진우범 셰프의 타코 오마카세 코스와 함께 플라타, 레포사도, 아네호 등 세 가지 테킬라를 페어링해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행사장은 최근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테킬라가 갖는 위상을 설명하는 이야기로 시작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테킬라 매출이 이미 코냑을 넘어섰고 보드카 점유율까지 빠르게 잠식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뉴욕 영 앤 리치 소비층 사이에서는 묵직한 위스키 대신 투명하고 깨끗하면서도 복합적인 풍미를 지닌 프리미엄 테킬라가 새로운 럭셔리 주류로 주목받고 있다.
'럭셔리'라는 기준 자체는 과거와 달라졌다. 예전에는 높은 가격이 고급스러움의 상징이었지만 최근에는 정보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생산 과정의 수작업과 원재료의 순수성 같은 희소한 가치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 공법을 사용하는 것이 '정통 테킬라'다. 아가베를 벽돌 오븐에서 천천히 찌고, 전통적인 압착 방식으로 즙을 짜낸 뒤 구리 단식 증류기로 증류하는 등 느린 생산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여타 많은 시판 브랜드가 풍미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소량의 첨가물을 사용하는 반면 오초는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고 아가베 원재료의 풍미를 그대로 담아내는 방식으로 테킬라를 생산한다.
또 멕시코 할리스코(Jalisco) 고지대에서 재배된 100% 블루 아가베만을 사용한다. 데킬라는 특정 다섯 개 지역에서 재배된 블루 아가베를 사용해야만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데 오초는 그중에서도 특정 농장에서 재배된 아가베만을 사용해 각각의 재배지 특성을 한 병의 테킬라에 담아낸다. 해당 지역 아가베는 과일향, 꽃향이 두드러지고 단맛이 풍부하다.
숙성 과정도 최소화됐다. 레포사도의 경우 약 8주 8일만을 숙성한다. 이는 숙성 풍미가 아가베의 개성을 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소 2개월 이상, 1년 미만 숙성을 해야만 '레포사도'라는 명칭을 부여받을 수 있다. 아네호 역시 법적으로 1~3년 숙성이 가능하지만 오초의 경우 정확히 1년만 숙성하고, 재사용 오크통을 사용해 나무 향의 영향을 최소화한다.

이날 코스에서는 세 가지 테킬라가 각각의 음식과 페어링됐다. 플라타는 참돔 아구아칠레 베르데 등 신선한 에피타이저와 어울렸고, 레포사도는 특유의 훈연 풍미 덕분에 피쉬 타코와 이베리코 타코와 좋은 조화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아네호는 디저트 타르트와 함께 제공되며 테킬라가 식사의 마지막까지 이어질 수 있는 술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실제 MZ세대를 중심으로는 소주나 맥주 대신 와인이나 테킬라 같은 보틀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저녁 시간 가볍게 한 잔씩 즐기는 문화가 일부 확산되고 있다. 전반적인 주류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오히려 프리미엄 주류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데킬라는 소금이나 레몬을 곁들여 한 번에 마시는 독한 술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위스키나 와인처럼 음식과 페어링하며 천천히 즐기는 프리미엄 술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테킬라 역시 와인처럼 재배지와 생산 방식에 따라 개성이 달라지는 술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미식 문화와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