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시장 기회 1조달러
우버 지정학적 리스크 방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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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eVTOL(전기 추진 수직이착륙기) 및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에는 아처 에비에이션(ACHR)과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EVTL), 릴리움(LILM) 등 다수의 상장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이들 대부분이 대형 항공사나 자동차 OEM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아처는 유나이티드항공으로부터 미드나이트 기체 10억달러 수준의 주문을 확보했고, 시카고와 뉴어크 등 허브 도시에서 공항–도심 셔틀 운항을 노린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는 아메리칸항공과 일본항공의 주문을 확보한 상태로, 2028년 전후 본격 인증을 목표하고 있다.
이들 경쟁사 대비 조비 에비에이션(JOBY)의 차별점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FAA 인증 진척 속도가 가장 앞서 있다는 점이다. 조비는 이미 형식 인증 5단계 중 3단계를 마쳤고, G-1 기준을 가장 먼저 확정했으며, FAA 적합 기체를 통한 TIA 시험 단계로 진입한 상태다.
둘째, 운항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에서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엘레베이트OS(ElevateOS)와 블레이드 인수 등을 통해 수직 통합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두바이에서 6년간 독점 운영권을 확보하며 실제 상업 운항 데이터를 가장 먼저 축적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다.
우버의 경쟁 우위는 eVTOL 기술이 아니라 네트워크와 수요 측면에 무게를 둔다. 2025년 기준 2억200만 명 수준의 월간 활성 이용자와 전 세계 1만여 개 도시 및 지역에서의 지상 모빌리티 공급망을 바탕으로, 우버는 특정 도시에서 에어택시가 상업 운항을 시작하는 즉시 기존 사용자 풀을 항공 서비스로 전환시키는 교차 판매 역량을 가진다.
아울러 업체는 자율주행차와 로봇 배송, 물류 네트워크 등과 에어 모빌리티를 연계해 종단 간 물류 및 승객 흐름을 설계할 수 있고, 이를 위해 AV 업체와 항공사, eVTOL 제조사를 상대로 플랫폼 파워를 행사할 수 있다.
경쟁 구도의 또 다른 축은 각 도시의 규제 당국과 인프라 사업자다. 두바이는 적극적인 스마트 시티 및 AAM(첨단 항공 모빌리티) 정책으로 조비와 우버에 독점권을 부여했지만,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들은 기체 인증뿐 아니라 소음과 항로 설정, 도심 버티포트 인허가 등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자들의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 항공사와 제휴를 통해 기존 공항 인프라를 활용하는 아처와 버티컬, 지상 모빌리티와의 통합을 앞세운 조비와 우버 등 각기 다른 모델이 경쟁하며 도시별로 다른 승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시장 조사기관은 eVTOL 시장의 장기 성장성을 높게 보지만 상용화 초기 속도는 점점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2019년 기준 eVTOL 시장은 2025년 1억6200만달러, 2030년 4억1100만 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20%대 성장률을 제시했지만, 이후 인증 지연과 인프라 이슈를 반영하며 초기 성장 경로가 완만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모간 스탠리는 AAM 및 eVTOL 시장의 2040년 시장 기회를 초기 1조5000억 달러에서 1조달러로 하향 조정하면서, 상용화 시점을 2030년대 후반 이후로 '우측 이동'시켰다. 2050년에는 eVTOL이 최대 9조달러, 낙관 시 18조9000억 달러에 달해 전 세계 GDP의 6~12%를 차지할 수 있다는 장기 시나리오를 유지하면서도 당장 앞으로 수 년간은 인증부터 안전성, 인프라 투자 속도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또 2040년 전후에는 화물과 중거리 운송 등 '미들 마일' 영역에서 eVTOL이 트럭과 항공을 대체해 연간 7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매출 기회를 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다 최근 리서치에서는 글로벌 eVTOL 시장 규모가 2024년 6000만달러 수준에서 출발해 2040년 32억달러로, 2025~2040년 연평균 28% 이상 성장할 가능성에 제시됐다. 2024년 eVTOL 인도 대수는 183대로 추산되며, 2040년까지 누적 1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숫자만 놓고 보면 eVTOL이 2040년 이전까지는 항공기와 자동차 산업 전체에서 여전히 틈새 시장에 가깝지만 규제가 완화되고 인프라가 깔리면 이후 성장 곡선이 급격히 가팔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조비는 가장 큰 구조적 레버리지와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다. FAA 인증 선도와 두바이 독점, 델타·ANA·버진 아틀란틱 등과의 제휴에 더해 우버와의 플랫폼 통합까지 확보하면서 성공 시 초기 시장 점유율을 과점 수준으로 가져갈 수 있는 위치다.
반대로 인증 지연과 사고, 기체 신뢰성 문제, 인프라 투자 지연 등이 겹치면 상장사임에도 10년 가까이 적자를 지속할 수 있는 구조이라는 지적이다.
우버의 입지는 훨씬 다각화돼 있다. 2030년대까지 에어택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당 사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온다면 에어택시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와 로보틱스 등 여러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플랫폼 수수료와 데이터, 광고 등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모간 스탠리 등 일부 IB는 장기적으로 도시 항공 모빌리티가 현재 자동차 산업과 맞먹는 거대한 시장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보지만 실제 어느 업체가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갈지는 아직 초기의 '실험 단계'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편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타격은 우버에 비해 조비가 더 크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조비 입장에서 두바이 사업은 미국 FAA보다 빠른 상업적 레퍼런스라는 상징적 의미가 컸다. 공항과 영공의 불안정이 장기화되면 조비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다른 지역에서 시범 운항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며 두바이의 사업을 축소하거나 뒤로 미뤄야 할 수도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2026~2027년 두바이 상업 운항이라는 시간표에 직접적인 변수에 해당한다. 여기에 보험료와 안전 설계, 비상 대응 체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두바이 같은 고위험 지역에서 단기 수익성이 나빠질 수도 있다.
우버는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에어택시 사업 부문의 비중이 우버의 전체 실적에서 미미한 데다 두바이 프로젝트가 지연되더라도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차량 공유와 배송, 화물 비즈니스의 성장 궤도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기 때문.
주요 외신들은 이번 전쟁이 우버에게 특정 지역에서 성장 기회의 약화에 해당하는 반면 조비의 경우 에어택시 첫 상업화의 불확실성 증가와 자본 회수 시점의 지연이라는 직접적인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