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예술의전당(사장 직무대행 이재석)은 예술의전당과 할리퀸크리에이션즈(주)와 공동 기획한 연극 '뼈의 기록'을 오는 4월 4일부터 5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천 개의 파랑'으로 큰 사랑을 받은 천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봇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로,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죽음의 의미와 인간 존재의 존엄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연극 '뼈의 기록'은 신선한 시각이 돋보이는 초연작으로, 원작의 깊이 있는 메시지를 감성적인 무대 언어로 풀어내어 웰메이드 창작극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예술의전당이 지향하는 차세대 창작 인큐베이팅의 의지를 담은 공연으로, 앞으로도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관객과의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풍부한 제작 경험을 보유한 할리퀸크리에이션즈(주)와의 공동 기획을 통해 원작 소설을 무대 위에 새롭게 구현하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창작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드로이드 장의사의 시선으로 기록한 삶의 마지막 흔적
연극 '뼈의 기록'은 인류의 행성 이주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미래를 배경으로, 지하 영안실에서 시신을 염하는 장의사 안드로이드 '로비스'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을 조명한다. 작품은 고독사한 노인, 스스로 생을 마감한 무용수, 사고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소년 등 다양한 인간들의 마지막 순간을 배웅하며 뼈의 굴곡과 반복된 흔적, 상처와 변형 등을 통해 망자들의 삶을 읽어낸다. 뼈는 모두 같지만 모두 다르다는 그의 관찰은, 몸에 남은 흔적들이 한 인간의 삶이 남긴 고유한 기록임을 드러내며 삶과 존재의 의미를 조명한다.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로비스'는 유가족의 표정, 남겨진 유서, 몸에 남은 흔적을 통해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고자 끊임없이 질문한다.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죽음이 무엇입니까."라는 그의 질문에 응답하는 인물로 장례식장 청소부 '모미'가 등장하며, '로비스'는 그와 대화를 통해 '죽음', '아름다움', 그리고 '마음이 하는 일'이라는 인간의 사유를 학습한다.
연극 '뼈의 기록'은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죽음을 기록하며, 감정을 배제한 관찰자의 위치에서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를 통해 작품은 관객들에게 죽음은 단순한 소멸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인간의 존엄과 마음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로비스 역, 강기둥·장석환·이현우 트리플 캐스팅
장의사 안드로이드 '로비스' 역에는 매체와 무대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강기둥, 장석환, 이현우가 트리플 캐스팅되었다. 강기둥은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 '소방서 옆 경찰서', '재벌집 막내아들'과 연극 '온 더 비트', 뮤지컬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등 다양한 무대와 영상 작품에서 활동해왔다. 장석환은 연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붉은 낙엽', '벚꽃동산' 등에서 밀도 있는 연기로 주목받아온 배우로, 꾸준한 무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현우는 2005년 데뷔 후 걸출한 배우들의 아역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2012년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수상했으며,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공부의 신',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에 출연했다. 최근 연극 '애나엑스', '사운드 인사이드'를 통해 무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세 배우는 섬세한 감정 표현을 기반으로 기계와 인간의 경계를 오가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미 역, 정운선·강해진 출연
로비스에게 인간 삶의 온기를 전하는 '모미'와 영안실을 찾는 다양한 인물들은 정운선과 강해진이 맡아 연기한다. 정운선은 드라마 '자백의 대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마당이 있는 집'과 뮤지컬 '섬: 1933-2019', 연극 '빵야', '인형의 집', '오만과 편견', '시련' 등에서 활동해온 배우로, 단단한 내면 연기가 강점이다. 강해진은 연극 '십이야', '바닷마을 다이어리', '스카팽' 등에 출연했으며, 2024년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안정적인 연기력과 깊이 있는 표현력으로 인물들의 정서와 내면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 SF 문학 작가 천선란 원작, 장한새 연출과 세 번째 협업
원작자 천선란은 '천 개의 파랑'으로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2024년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한 작가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 세계를 통해 한국 SF 문학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뼈의 기록'은 그의 '로봇 3부작' 완결편으로, 기계를 매개로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는 이야기를 펼치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작품은 연극 '천 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함께 작업한 장한새 연출과의 세 번째 협업으로, 원작의 문학적 깊이가 무대 언어로 어떻게 확장될지 기대를 모은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