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장기화 시 1500원선 가능성도
한은 긴급 점검 TF 가동…시나리오별 대응 논의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B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은 3일 달러/원 환율 예상 범위를 대체로 1460~1475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439.7원에 마감했으나,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휴일인 전날 역외 NDF(차액결제선물환) 환율이 1465.6원까지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가 반영되며 이날 환율의 큰 폭 상승 출발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은 이날 달러/원 환율 예상 범위를 1460~1475원으로 제시하며 "미국·이란 군사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달러 강세를 반영해 20원 이상 갭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1460~1470원 범위를 제시하며 "연휴간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상승분을 반영해 약 30원 가까이 갭업 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증시 반등 가능성이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신한은행 역시 1460~1475원을 예상 범위로 제시했다. 신한은행은 "중동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고, 유가가 2월 저점 대비 10% 넘게 상승했다"며 "원화 상단은 이미 높아진 상황이며 추가 상승 여부는 사태 장기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하나은행은 1460~1472원을 제시하며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위험회피 심리 확산에 달러 강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환당국 안정 의지와 수출업체 매도 물량은 상승 폭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달러화 지수(DXY)가 98.5선으로 상승했고, 국제 유가(WTI)는 배럴당 71달러대로 급등했다. 미국 2월 ISM 제조업 지수와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준 금리 인하 기대도 일부 후퇴했다.
은행권은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공통적으로 진단했다. 다만 과거 중동 분쟁 사례처럼 미국의 군사 개입 이후 사태가 빠르게 진정될 경우 환율도 점진적으로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병행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환율이 146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등락하되, 증시 외국인 수급과 유가 흐름,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이날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1439.7)보다 22.6원 오른 1462.3원으로 출발했다.
이번 주중 환율이 1500원대까지 급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은행은 3월 첫째주 주간 환율 전망에서 달러/원 환율 예상 범위를 1450~1485원으로 제시하며 상단을 1480원대 중후반으로 열어두는 동시에, 월간 범위를 1400~1500원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달러/원 환율은 중동 지역 리스크로 상방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급등과 위험회피 심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중동 사태 격화로 인해 당분간 달러/원의 상방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사태가 장기 국면으로 치달을 경우 150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중동사태 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국내 금융·경제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금일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이번 중동사태 부각 이후 처음 개장하는 만큼 시장 반응과 관련 리스크 전개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며 "당분간 '중동사태 관련 상황점검 TF'를 가동해 이번 사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융·경제 영향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논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