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확장법 232조로 車·반도체 품목관세 타깃
철강 등 무역법 301조 근거로 조사 대상 오를수도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관세 15% 부과를 시작으로 무역확장법 232조·무역법 301조 카드를 잇달아 꺼낼 기세여서 국내 산업계는 향후 추가 관세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업계의 경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품목관세 확대 여부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23일 외신과 산업통상부, 산업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품목관세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수천 건의 법적 도전을 통해 검증된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의 관세 권한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역법 122조가 유지되는 150일 동안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다른 법 조항을 적용해 관세를 부과할 방법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근거 규정이다. 해당 조항은 현재 한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50%, 자동차·차 부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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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관세 15%를 적용받고 있는 자동차업계는 품목관세를 다시 25%로 상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앞서 미 정부는 한국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안 처리 지연을 이유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전날 미국 관세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전략회의를 열고 관세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미국에서 한국산 제품 관세를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압박했기 때문에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 측이 3월 초에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는지를 지켜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도체는 오는 24일부터 발효되는 글로벌 관세 대상에서도 빠져 당장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향후 관세 체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관세를 앞세워 반도체 품목을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도체 관세를 활용해 대미 투자 확대 등 추가적인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반도체 및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 조치가 강화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향후 주요국 반응과 미국 국내 정치 여건에 따라 관세 정책이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무역협회는 "9월까지 로봇 및 산업기계 등 최소 7개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조치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철강업계도 무역확장법 232조에 기반한 품목관세 50%를 적용받고 있다. 최근 미국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및 일부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 범위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주요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정책이 불합리해 미국 상업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이 관세를 인상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각) ABC방송 인터뷰에서 향후 전개될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 "산업 과잉 생산 능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과잉 생산 능력을 지닌 아시아의 여러 국가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과잉생산'을 명시적으로 문제 삼으면서 철강·알루미늄, 배터리·전기차, 기초소재 등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이 주요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실제 관세 부과까지 6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렸다.
한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단체, 주요 업종별 협회, 유관기관 및 관계부처 등과 가진 민관합동 대책회의에서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균형과 대미 수출여건이 훼손되지 않도록 미측과 긴밀히 소통하며 협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여건 변화 가능성에 대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수출다변화 정책을 끈기있게 추진하고, 관세환급 불확실성에 대응해 기업에 적기 정보 제공이 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 및 업종 협·단체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