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에서 충돌 사고를 일으킨 미국 대표 커린 스토더드가 고개를 숙였다. 정작 가장 큰 피해를 본 김길리(성남시청)는 "난 괜찮다. 출혈혈은 있었지만, 찔끔 난 수준"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빙판 밖에서는 이미 악플이 한바탕 질주한 뒤였다.
스토더드는 11일(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동료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 나로 인해 영향을 받았을 다른 선수들에게도 사과한다"고 적었다. 이어 "의도치 않은 일이었다. 나 역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지만, 몸 상태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스스로의 컨디션 문제도 언급했다.

훈련을 통해 원인을 찾고 예전 기량을 되찾겠다는 다짐도 남겼다. 그러나 진심을 꺼내놓기까지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경기 직후 그의 SNS에는 팬들의 비난성 댓글이 넘쳤고, 스토더드는 댓글창을 닫는 선택을 해야 했다. 결국 하루 뒤 그는 "당분간 소셜미디어를 쉬겠다"고 선언했다.
사고는 10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벌어졌다. 준결선에서 코너를 돌던 스토더드가 미끄러져 쓰러졌고, 뒤따르던 김길리는 피하지 못한 채 정면 충돌했다. 한국은 조 3위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미국 선수들은 빙질 문제를 언급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쇼트트랙의 대회 첫 메달 기회는 허무하게 사라졌다.

김길리는 원망 대신 담담함을 택했다. 11일 훈련 뒤 그는 "검진 결과 몸에 이상은 없다. 약을 먹었더니 괜찮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속도를 올리던 상황에서 피할 수 없었다. 쇼트트랙에선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장면"이라며 상대를 감쌌다. 충돌 직후에도 최민정에게 터치하려 손을 뻗었던 장면에 대해선 "그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물론 아쉬움은 컸다. 그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 눈물을 쏟았다. 소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허탈함도 더했다. 하지만 "아직 한 종목일 뿐"이라는 동료들의 위로 속에 다시 고개를 들었다.
쇼트트랙은 접촉과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문제는 충돌 사건이 일어나면 반복적으로 '집단 비난'으로 번진다는 점이다. 2018 평창과 2022 베이징에서도 비슷한 장면은 선수들에게 상처로 남았다. 김길리는 12일 여자 500m에 나선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