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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해부] ③ AI 수요 폭발 다크호스 VS 버블 붕괴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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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달러 조달은 시작일 뿐
주식과 부채의 혼합 구조, 의도는
CDS 프리미엄 2009년 이후 최고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오라클(ORCL)의 인공지능(AI) 인프라 베팅은 초대형 투자라는 사실 이외에 자금 조달 방식의 독특한 구조로 인해 월가의 시선을 끈다.

오라클은 2026년 한 해에만 450억~500억달러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고, 자금의 대부분이 AI 학습과 추론용 데이터센터와 GPU(그래픽처리장치), 네트워크 등 클라우드 인프라 증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AI 도구를 이용해 관련 자료와 외신 보도를 분석한 결과 업체는 기존 빅테크와는 다른 방식의 자금 조달과 계약 구조를 설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라클이 제시한 450억~500억달러 조달 계획의 큰 틀은 부채와 주식의 혼합 구조다. 업체는 2026년 한 해 동안 총 450억~500억달러 수준의 현금성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주식과 주식연계증권을 통해,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투자등급 무담보 채권을 포함한 부채 발행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은 연초에 대규모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을 우선 추진한 뒤 시장 상황을 보며 보통주와 전환사채·교환사채 등 희석형 상품을 섞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자금은 기존 은행 대출과 리볼빙 크레딧 라인의 확장을 통해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구조는 현금 조달 속도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부채 의존도를 다소 억제하고, 신용등급 추락을 막기 위한 절충으로 해석된다.

AI 수요 폭발 아니면 버블 붕괴 여부에 따라 갈라질 오라클 운명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오라클이 이처럼 공격적인 외부 조달에 나서는 배경에는 AI 고객사와 체결한 대형 장기 계약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여러 리서치에 따르면 오라클은 오픈AI와 약 5년에 걸쳐 3000억달러 규모의 컴퓨팅 리소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고, 이 밖에 메타 플랫폼스(META)와 엔비디아(NVDA), 틱톡(TikTok,) xAI, AMD(AMD) 등과도 장기 클라우드·AI 인프라 계약을 확보한 상태다.

인튜이션랩스의 분석에 따르면, 오라클은 텍사스 샤켈퍼드 카운티에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를 조성하면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GB200 GPU 약 40만개를 도입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당 GPU만 따로 계산해도 약 400억달러에 가까운 칩 구매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처럼 GPU와 네트워크, 스토리지,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인프라를 모두 포함하면 단일 리전·캠퍼스당 수십억~수백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450억~500억달러 규모의 외부 조달 계획은 오라클 입장에서는 오히려 '첫 단계'인 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이런 자금 조달이 오라클의 재무 레버리지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사는 2025년부터 오라클의 AI 인프라 확대 전략을 주시하며, 등급을 투자등급(BBB/Baa2)을 유지하면서 전망을 모두 '부정적(negative)'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2025년 기준 오라클의 조정 부채/EBITDA 비율이 이미 4배를 웃돌고 있으며, 과거 12개월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이 약 마이너스(–) 51억달러 수준으로 역전된 점을 지적했다. S&P 역시 2026 회계연도 설비투자 가이던스가 기존 250억달러에서 350억달러로 상향됐고, 실제 지출은 380억달러에 달할 수 있으며 2028년에는 연간 600억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과감한 투자와 함께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확대될 경우 S&P 조정 레버리지는 2027~2028년 4배를 넘어설 수 있어 추가적인 부채 확대가 이어질 경우 투자등급 하단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오라클의 AI 인프라 계약 구조는 경쟁 빅테크와 비교해 독특한 위험 분산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AI 도구를 활용해 여러 보도와 분석을 종합하면 오라클은 일부 대형 AI 고객과의 계약에서 고객이 GPU와 ASIC 등 칩과 일부 하드웨어 투자를 직접 부담하고, 업체는 데이터센터 부지와 건축, 전력 및 냉각 인프라, 광네트워크와 운영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방식의 구조를 취했다.

이에 따라 칩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에 따른 재고와 가격 리스크 일부를 고객이 떠안게 되며, 오라클은 데이터센터와 전력,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에서 일정 비율의 사용료와 임대료를 받는 형태가 된다. 텍사스 데이터센터 사례에서 보듯 오라클은 오픈AI와 크루소, 엔비디아 등과 함께 데이터센터와 칩 공급망을 공동 설계하는 방식을 선택, 단일 사업자가 모든 자본 지출을 책임지는 구조를 피했다.

오라클이 투자자들에게 강조하는 논리 가운데 하나는 만약 특정 대형 고객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축소되더라도 새로 지은 인프라를 다른 수요처에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컨퍼런스콜과 발표 자료에서 자신들이 확보한 AI 및 클라우드 수요가 소수 고객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메타와 틱톡(TikTok), 엔비디아, AMD 등 다수 고객으로 구성돼 있으며, GPU·네트워크·스토리지 인프라는 다른 워크로드로도 쉽게 재배치 가능한 범용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2009년 이후 최고치로 뛴 오라클 5년물 CDS 프리미엄 [자료=ICE, 블룸버그]

실제로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는 전용 리전, 고객 데이터센터 내 'OCI 전용 리전' 같은 옵션을 제공해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도 동일한 인프라를 쓸 수 있게 하는데 이러한 구조는 특정 하이퍼스케일러 전용 설계보다 수요 재배치 유연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회사 측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려면 몇 가지 현실적 제약을 감안해야 한다. 첫째, 현재의 AI 인프라 투자는 GPU 세대와 네트워크·스토리지 아키텍처에 강하게 종속돼 있다. 특정 고객에 맞춰 최적화된 인터커넥트나 특수 네트워크 토폴로지는 다른 고객 워크로드로 옮길 때 효율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둘째, 오라클의 AI 매출은 상당 부분 소수 초대형 고객에 집중되어 있으며, 모건스탠리와 일부 싱크탱크는 대형 계약이 예상보다 낮은 속도로 실사용 매출로 전환될 경우 레버리지와 잉여현금흐름(FCF)에 상당한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셋째, GPU 수급이 앞으로 몇 년간 개선된다면 AI 인프라의 공급 과잉과 단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기존에 높은 비용으로 지은 인프라의 수익성은 추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즉, 인프라를 다른 수요로 돌릴 수 있다는 주장은 기술적으로는 타당성이 있지만 실제 수요의 폭과 가격, 경쟁 상황에 따라 그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는 보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오라클의 조달 구조와 리스크 관리 방식을 동종 하이퍼스케일러와 비교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편에 속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구글, 아마존(AMZN)은 이미 막대한 현금 보유와 견조한 잉여현금흐름(FCF)을 바탕으로 설비투자를 대부분 내부 현금과 비교적 적은 레버리지로 감당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오라클의 순부채/EBITDA 비율은 약 4배 수준으로, 빅테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치가 1배 미만이고, 알파벳(GOOGL)은 사실상 순현금 상태다. 아마존도 1~2배 사이에서 관리되고 있다.

신용시장에서는 이미 이를 리스크 프리미엄에 반영했다. 업계에 따르면 오라클 5년짜리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은 2025년 말 기준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인 연 1.28%포인트까지 뛰었다. 이는 투자자들이 오라클의 부채 누적과 잉여현금흐름(FCF) 악화를 빅테크 가운데 가장 민감한 리스크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오라클의 지지자들은 바로 이 지점이 기회라고 주장한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식킹알파와 일부 애널리스트는 오라클이 부채와 자본 확충을 통해 AI 인프라 투자를 선제적으로 앞당김으로써 향후 AI 수요가 실제로 폭발할 경우 경쟁사 대비 훨씬 높은 수익 레버리지를 누릴 수 있다고 본다.

이들은 오라클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아직 사용되지 않은 '옵션 가치'를 지닌 자산이며, 수천억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이 점진적으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전환될 경우 레버리지가 빠르게 완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관건은 오라클이 약속된 거액의 AI 클라우드 수요를 실제 사용량과 매출, 현금흐름으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 이 질문에 대한 시장의 답이 향후 몇 년간 오라클의 신용등급과 주가, 그리고 AI 인프라 투자 경쟁에서의 입지를 결정하게 될 전망이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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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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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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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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