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행정통합의 물꼬가 본격적으로 트이는 지금, 부산 서구는 쇠퇴의 늪을 벗어나 남부 메가시티의 전략적 허브로 도약할 전례 없는 기회를 맞았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으로 몸살을 앓던 이 지역이 통합 과정에서 어떻게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는지, 그 잇점과 역할을 살펴본다.
부울경 통합 논의는 수도권 중심의 일극체제에 맞선 분권형 광역정부 청사진이다. 광역단위를 하나로 묶되 기초자치단체를 유지하는 2·3계층제 모델이 주류로 떠오르며, 공론화위원회와 주민 여론조사를 통해 합의가 도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구는 북항과 인접한 물류 요충지로서 울산의 산업벨트, 경남의 내륙 경제권을 잇는 생활권 관문으로 자리 잡는다. 원도심 재생 사업과 서부산권 개발이 통합 모멘텀에 힘입어 가속화되면, 서구는 단순한 구도심이 아닌 부울경 메가 경제권의 서쪽 엔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서구의 통합 잇점은 다각도로 빛난다. 재정·인프라 우선 지원이다. 저출산·고령화·재정 취약지로서 '균형발전 선도 시범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 예산이 의료·돌봄·주거 재생에 대거 투입되면, 현재 재정자립도 20%대에 머무르는 한계를 넘어 안정적 기반이 마련된다. 이는 단순 보조금이 아닌, 통합정부의 구조개혁 성과를 증명하는 상징적 사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광역 생활권 연계 강화다. 서구는 부산 도심과 경남 양산·김해, 울산 북구를 연결하는 지리적 요지에 위치해 GTX급 광역철도와 통합 버스·해상교통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 주민 이동 시간이 단축되고, 상호 경제 순환이 활성화되면 서구 아파트값 안정화와 상권 부흥이 동시에 이뤄진다. 특히 청년 유입을 위한 통합 청년주택·취업지원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인구 유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산업·물류 시너지 폭발이다. 북항 재생 프로젝트가 부울경 통합과 맞물리며 스마트물류 클러스터로 업그레이드된다. 울산의 석유화학·자동차 산업, 경남의 조선·기계 부품과 연계된 공급망이 서구에 정착하면 신규 일자리 1만 개 창출이 현실화된다.
여기에 원도심 문화재 거리와 감천문화마을이 부울경 관광 순환권의 서쪽 게이트웨이가 돼, 연간 500만 관광객 유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행정·공공서비스 효율화다. 통합정부 하에서 부울경 공무원 인력 풀링과 사무 재조정이 이뤄지면, 서구는 소규모 구청의 한계를 넘어 광역 차원의 복지·교육 서비스를 누린다. 예를 들어, 통합 의료헬기 네트워크나 고령자 통합 돌봄 센터가 서구에 우선 배치되면 주민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이는 통합 반대론자들의 '도심 쏠림' 우려를 잠재우는 실증 사례가 된다.
정치·의사결정 영향력 확대다. 서구 주민과 의회가 부울경 공론화 과정에 적극 개입하면, 취약 지역 목소리가 광역 정책에 반영된다. 구의회 중심의 '부울경 통합 대응 태스크포스'가 정책 네트워크를 구축해 예산 배분과 사업 우선순위를 좌우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서구 정치인의 광역 리더십 배출 기반이 된다.
이 잇점을 실현하려면 서구가 선제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 첫째, 부울경 서부 생활권(서구-울산 북구-경남 서부) 공동 의제를 발굴해 읍면동 단위 설명회와 세대별 토론으로 풀뿌리 공감대를 형성한다. 둘째, 인구·경제·인프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구 2050 비전'을 제시해 통합 사무 분배에서 불리함을 차단한다. 셋째, 구청·의회·시민단체가 연대한 태스크포스를 통해 공론화위원회에 실질적 제안을 쏟아낸다.
부울경 행정통합은 서구에게 '변방 소외'의 공포가 아닌 '재도약 사다리'다. 쇠퇴 지역을 전략 거점으로 바꾸는 데 성공하면, 이 모델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확산되며 남부권 메가 생활경제권의 성공 신화를 쓸 것이다. 서구가 첫걸음을 내디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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