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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부적절 특검 추천' 총공세...정청래 '합당 정면돌파·회군'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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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쌍방울 변호 경력 특검 추천에 불쾌
鄭 견제 올인...조국 "13일까지 답하라"
밀어붙이면 내홍...회군땐 리더십 타격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잇따른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전격 제의했다가 비당권파의 거센 반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정 대표가 이번에는 2차 종합특검에 부적절한 인사를 추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3일까지 합당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없던 일로 하겠다"고 압박하고 나섰다. 코너에 몰린 정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측 인사를 변호했던 인물을 특검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해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청 갈등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정 대표는 곧바로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비당권파의 공세는 더 거세지고 있다.

합당에 이은 종합특검 추천 논란의 근저에는 정 대표 측과 친명(친이재명) 중심의 비당권파의 당권을 향한 힘겨루기가 자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조국혁신당과의 조기 합당이 정 대표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당권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검 추천 논란도 당 지도부의 검증 실패로 촉발됐지만 비당권파의 총공세 배경에는 정 대표 견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 측과 비당권파의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제6차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6.02.08 mironj19@newspim.com

◆ 이 대통령 특검 후보 추천 질타 =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2차 종합 특별검사로 민주당이 추천한 전준철 변호사 대신 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선택했다. 여당 추천 후보 대신 야당 추천 인사를 임명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이 정 대표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청 이상 기류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도 감지됐다. 이 대통령은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에 관해 이번 신년 기자회견에서 '예외적으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으나, 민주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지 않고 요구권만 주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이른바 '쌍방울의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서 김성태 전 회장 측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다. 이 대통령은 쌍방울 사건에서 김 전 회장의 진술을 근거로 검찰에 기소된 당사자다. 전 변호사가 이성윤 최고위원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그 밑에서 핵심 보직을 맡았던 인물이지만 이 대통령으로서는 충분히 문제 삼을 만한 사안으로 보인다.

전 변호사를 잘 아는 이 최고위원이 믿고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그 이후 쌍방울 변호사 이력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부실 검증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정 대표의 합당 제의에 대립각을 세워온 비당권파 측은 총공세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와 가까운 이 최고위원 사퇴 주장까지 나왔다. 비당권파 측과 정 대표 측의 갈등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

'대장동 변호사'로 알려진 이건태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결정을 밀어붙인 자가 있다면 그는 당내 엑스맨이라 불려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하며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SNS에 "최고위원인 저도 몰랐는데 어떻게 당·정·청 원팀인가"라고 반발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도 "특검을 추천할 때 보통 법사위와 상의하는데 전혀 소통이 없었다"며 지도부 해명을 요구했다.

사태가 커지자 정 대표는 박수현 수석대변인을 통해 사과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 대표는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행사된 대통령 인사권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 당의 인사 검증 실패로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 대변인은 "당에서 추천된 후보자가 비록 윤석열 검찰의 잘못된 점에 저항하고 바로잡으려 노력한 점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핍박받은 검사였더라도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은 검증 실패"라면서 "정 대표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후보자 추천 경로의 다양화와 투명성 강화, 추천과 심사 기능 분리 등 당내 검증 절차를 보강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인사 추천 절차에 대해 "당내 공직후보자 추천 과정은 원내대표가 정리를 해 최고위에 보고하고 필요에 따라 의결하는 사안"이라면서 "2차 특검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의 흠집내기 우려 등) 여러 이유 때문에 언제까지 추천할 예정이라는 정도가 최고위원들과 공유된 걸로 안다"고 전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도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2차 특검 관련 이성윤 최고위원의 추천이 있었고 쌍방울 관련 내용은 원내에서 인지하지 못했다"며 "꼼꼼히 파악하고 검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천돼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 조국 "13일까지 민주당 입장 달라" =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제안한 민주당을 향해 "설 연휴가 시작되는 13일 전까지 공식 입장을 결정해 달라"며 "국민의 실망이 크고 양당 당원들의 상처가 깊다. 현 상황이 계속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개적인 답변이 없으면 합당이 없는 것으로 하겠다"고 했다.

또 민주당에 "가야 할 길을 명확히 선택해 달라"며 "합당하지 않고 별도 정당으로 선거 연대를 이룰 것인지, 아니면 선거 연대도 하지 않을 것인지, 또는 하나의 정당 안에서 가치와 비전 경쟁을 할 것인지 명확하게 선택해 달라"고 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의 비전과 가치에 대한 태도를 밝혀 달라"며 "사회권 선진국 비전을 수용할지 거부할지를 밝혀 달라"고 했다. 조 대표는 "정 대표와의 회동을 제안한다"며 "제가 요구한 상황에 대해 민주당이 공식적으로 결정하면 대표 간의 만남이 있어야 한다. 그 만남에서 다음 단계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13일로 시한을 설정한 이유에 대해 "양당 당원, 그리고 국민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본다"며 "이런 상태로 설날 연휴를 맞이하면 양당 모두에 당원과 국민의 실망감이 누적되고 확산할 것"이라고 했다.

합당 제안 이후 민주당 내부 갈등에 대해서는 "저와 조국혁신당을 내부 권력 투쟁에 이용하지 말라"며 "우당에 대해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 달라"고 했다. 이어 "그 권력 투쟁에서 이기기 위해 합당 제안을 받은 우당인 조국혁신당과 대표인 저에 대해 허위 비방을 퍼부었다"며 "터무니없는 지분 밀약설, 조국 대권론을 유포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일각의 밀약설에 대해 "밀약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며 "있다고 주장하는 분이 밀약이 있다는 근거를 대야 한다. 밀약이 있었다면 거짓말을 한 것이니 제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일 보도된 합당 관련 이른바 '대외비 문건'에 관해서는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민주당 쪽에 확인해 봤더니 민주당 실무팀이 A안, B안, C안 이렇게 만드는 것 중 하나라는 얘기 정도는 들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이날 '지난해에는 지방선거 전 합당이 절대 없다고 했고 극우 심판 연합을 강조했다'는 지적에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민주진보 진영의 정권 재창출, 조국혁신당의 비전과 가치가 실현되기 위해 어떤 방안이 좋은가에 대해서는 당연히 얼마든지 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 정 대표의 선택은 = 정 대표는 여론 수렴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를 가졌고 10일 재선 의원 모임과 의원총회, 오는 12일 상임고문단과 만난다.

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정 대표는 이날 조 대표의 제안에 대해 "의원총회 의견을 수렴하고 당원들 의견을 반영해 의총 후 가급적 조속히 합당 추진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의 선택지는 세 가지다. 합당을 밀어붙이든지, 아니면 합당 없이 선거 연대를 하는 방안이 있다. 합당과 선거 연대 없이 각자 선거를 치르는 방안도 있다. 각자 선거를 치르는 방안은 지방선거 승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

비당권파 일각에서 지지율이 3% 안팎에 머물고 있는 조국혁신당과 합당에 매달릴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정 대표 생각은 다르다. 8월 전당대회에서 재선에 성공하려면 선거 승리는 필요충분조건이다. 합당을 전격 제의한 배경이다.

지금은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크게 앞서가고 있지만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진보와 보수 진영이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 입법 사법 행정을 다 장악한 여당에 지방 권력까지 줘야 하느냐는 견제론이 부상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만에 하나 이런 상황이 현실화하면 여권 표 분산은 접전 지역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

정 대표의 고민은 합당을 밀어붙이느냐, 아니면 지방선거 전 선거 연대를 하고 이후 합당을 하느냐다. 정 대표는 당초 합당을 밀어붙이는 방안에 무게를 실었지만 최근 불거진 특검 추천 논란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특검 추천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것은 정 대표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합당을 밀어붙일 경우 내홍이 한층 격화할 수 있다. 수습이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으면 지도부 사퇴론이 불거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 그렇다고 합당을 접기도 여의치 않다. 합당 제의에 따른 내홍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리더십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게다가 비당권파에 밀리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 데다 조국혁신당도 등을 돌릴 수 있다. 

따라서 정 대표는 여론을 종합해 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합당을 전당원 투표에 붙이는 정면 돌파와 꼬인 현실 여건을 감안한 회군 가능성이 반반 정도로 보인다. 정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   

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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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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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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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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