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지연·목적 외 사용 업체 공공입찰 배제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반복되는 철도차량 납품 지연과 선급금 부실 관리 문제를 차단하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철도차량 납품 지연을 구조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철도차량 납품지연 방지 3법'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 대상은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공공기관 운영법'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와 상임위 질의를 통해 특정 철도차량 제작사의 반복적인 납품 지연과 선급금 관리 부실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다원시스는 서울교통공사와 계약한 지하철 5·8호선 전동차 298칸을 2025년 6월까지 납품하기로 했으나, 전량을 납품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급금 588억원을 지출 증빙 없이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2018년 계약한 지하철 2·3호선 196칸을 2021년에도 납품하지 못했음에도 서울교통공사가 5·8호선 전동차 298칸을 3733억원에 추가 계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4년에도 5·8호선 물량을 전량 미납품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다시 지하철 9호선 전동차 24칸을 395억원에 구매한 것은 계약 관리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일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의 계약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교통공사와 마찬가지로 2018년과 2019년에 계약한 ITX-마음 358칸 가운데 236칸이 미납품된 상태에서, 2024년 또다시 2429억원 규모의 ITX-마음 116칸 추가 계약이 체결됐다. 이 과정에서 납품된 일부 차량은 중량 초과 등 품질 문제로 추가적인 피해를 초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철도차량 납품 지연 사태를 언급하며 "정부 기관이 사기당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해당 업체가 코레일로부터 받은 선급금을 ITX-마음 제작과 무관한 용도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일정 금액 이상의 공사·제조·용역 계약에서 선급금을 원칙적으로 계약금액의 20%를 초과해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최대 50%까지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선급금 사용 내역을 의무적으로 감독하고, 상습적으로 납품을 지연하거나 선급금을 목적 외로 사용한 업체는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공공입찰 참여를 제한하도록 했다.
계약 상대방의 귀책 사유로 지체상금이 과도하게 발생해 계약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에는 계약 해지와 선급금 반환 청구, 지체상금으로 보전되지 않는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박 의원은 "철도차량 납품 지연 문제는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이동권 보장에 직결된 사안"이라며 "국민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공공 입찰 구조와 선급금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