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년 황금기, 실적 모멘텀 주가 부양 전망
화려한 파티 누리되 '출구' 고민 유연성도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IT 시장에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버용 DRAM 가격을 전 분기 대비 무려 60~70%나 인상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2026년, 메모리 반도체 주가의 '퀀텀 점프(단기 폭발적 급등)'가 시작되었다
2026년은 반도체 역사상 기록적인 해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요 테크 기업들의 장기 계약 요청을 거절하고 가격을 60~70%나 올렸다는 사실은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주식 시장에서의 평가 가치(Valuation) 자체가 달라지는 신호탄으로 볼수 있다.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점은 이익의 질적 변화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은 단순히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구조였다면, 2026년의 사이클은 고부가가치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격(Price) 중심의 상승장이다. HBM3E와 같은 AI 전용 메모리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고, 이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범용 DRAM 라인을 줄이면서 일반 DRAM 가격까지 폭등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주가 '퀀텀 점프' 배경은
이는 제조사의 영업이익률이 과거 호황기 수준을 훨씬 상회할 것임을 시사한다. 주가는 결국 기업의 이익 함수라는 점에서, 2026년 내내 강력한 실적 모멘텀이 주가를 부양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는 '경기 민감주'에서 'AI 필수 인프라'로의 재평가이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기업은 경기를 많이 타는 제조업으로 분류되어 주가 수익 비율(PER)을 높게 평가받지 못했다. 그러나 AI 시대의 메모리는 단순한 저장 장치가 아니라 연산을 돕는 핵심 두뇌 역할을 한다.

엔비디아의 GPU가 없으면 AI를 못 돌리듯, HBM이 없으면 GPU가 멈춘다. 시장은 이제 한국의 메모리 기업들을 단순 제조업이 아닌 AI 성장의 필수불가결한 플랫폼 기업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는 주가가 한 단계 더 높은 레벨로 도약하는 '리레이팅(Re-rating)'으로 이어질 것이다.
세 번째는 공급자 우위가 가져올 현금 흐름의 개선이다. 고객사의 장기 고정 가격 계약 요구를 거절하고 분기별 계약을 관철시켰다는 것은, 향후 1년간 가격 결정권이 완전히 제조사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원자재 가격 변동이나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즉각적으로 가격을 올려 이익을 방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강력한 가격 결정권은 투자자들에게 미래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는 요소로 작용하여 외국인 및 기관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이 된다.
화려한 파티 즐기되 '출구'고민도 필요
물론 리스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주식 시장에는 "주가는 이익의 '절대액'이 아니라 이익의 '증가 모멘텀(상승세)'에 반응한다"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2026년 시장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2026년 상반기는 그야말로 메모리 업체의 '황금기'가 될 것이다. 60~70%에 달하는 가격 인상분이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면서, 이익 증가율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 놀라운 성장 속도에 환호하며 주가를 신고가 영역으로 밀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지점은 바로 3분기 이후다. 상반기에 이미 이익이 급격히 늘어난 상태에서, 하반기에는 전 분기 대비 이익 증가 폭(기울기)이 필연적으로 둔화될 수밖에 없다.
시장은 '역대급 실적'이라는 뉴스보다 '성장 속도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악재로 받아들일 수 있다. 즉, 실적은 여전히 좋지만 주가를 밀어 올리는 힘인 모멘텀이 약해지는 '피크 아웃(Peak-out)'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시점이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AI 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껴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수요 둔화라는 악재가 겹칠 수 있다.
"주가는 이익에 속지 않아" 격언 명심해야
꿀이 있는 곳에 파리가 꼬이기 마련이다. 초고마진의 유혹에 DRAM업체와 NAND업체들의 CAPA증설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수급 상황으로 볼때 10%내외의 공급부족이 가격폭등을 불러왔다. 2027년이 지나면 증설물량이 추가되어 수급난이 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가격급등은 멈추는 선에서가 아니라 하락 반전의 가능성도 있다. 현재가격이 유지된다고 할 때 100조원 또는 200조원 영업이익을 예상하지만 가격의 전제가 바뀌면 상황은 달라진다. 반도체기업의 목표가격을 경매장의 호가처럼 올리는 애널리스트들의 목표가 상향 논리에 맞춘 영업이익은 주가가 하락하면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 이때문에 너무 낙관의 오류에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현명한 투자자라면 축포가 터지는 이 시점에 냉정하게 '출구'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주가는 이익의 '절대액'이 아니라 '증가 모멘텀(기울기)'에 반응한다"는 주식시장의 오래된 격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하이닉스 분기별 실적 예상 데이터를 보면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53%로 정점을 찍지만, 3분기에는 11%, 4분기에는 7%로 그 성장 속도가 급격히 둔화된다. 이익의 절대 액수는 4분기가 가장 크지만, 시장은 "성장이 둔화되었다"는 신호(피크아웃)로 받아들일 것이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AI 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껴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하반기 수요 둔화라는 악재가 겹칠 수 있다. 주가는 항상 미래를 6개월 이상 앞서 반영한다. 따라서 2026년 상반기의 화려한 상승장을 즐기되, 이익 증가율의 기울기가 꺾이는 3분기 전후로는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는 유연함이 필요해 보인다.
전병서는...
중국 칭화대에서 석사, 푸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반도체와 IT애널리스트로 17년간 재직했고,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를 지냈다. 이후 19년간 중국경제와 금융을 연구 하고 있다.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으로 있으면서,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MBA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 "중국100년의 꿈 한국10년의 부", "기술패권시대의 대중국혁신전략", "한국반도체 슈퍼乙 전략" , "차이나 퍼즐"등의 저서가 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