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는 최연소, 조코비치는 최고령 기록 도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은 종종 세계 테니스의 한 시대를 결정 짓는 무대가 돼왔다. 2월 1일 멜버른에서 열리는 올해 결승은 그 상징성이 유독 선명하다. 2003년생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와 1987년생 노바크 조코비치(4위·세르비아)의 맞대결. 한쪽에는 새로운 미래가, 다른 한쪽에는 놓칠 수 없는 현재가 걸려 있다.
알카라스가 이기면 역사가 앞당겨진다. 이번 대회 우승은 곧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이다. 나이는 22세 8개월.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2010년 세운 최연소 기록(24세 3개월)을 크게 앞당긴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이 위업을 이룬 선수는 앤드리 애거시(미국), 로저 페더러(스위스), 나달, 조코비치 네 명뿐이다. 알카라스는 다섯 번째이자, 가장 젊은 이름이 된다.

조코비치의 시간은 정반대다. 그가 우승하면 38세 8개월. 1972년 켄 로즈월(37세 1개월·호주)이 세운 메이저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다. 동시에 메이저 단식 25회 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숫자에 도달한다. 24회 우승은 마거릿 코트(호주)도 기록했지만, 1968년 이전 성적이 포함돼 있다. 조코비치의 25회는 '오픈 시대'의 새로운 기준점이 된다.
절박함의 무게는 조코비치 쪽이 더 크다. 알카라스는 올해가 아니어도 기회가 있다. 2027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해도 여전히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 기록을 세울 수 있다. 얀니크 신네르(2위·이탈리아)가 6월 프랑스오픈에서 먼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더라도, 그때는 24세 10개월이어서 최연소 기록과는 거리가 있다. 반면 불혹을 바라보는 조코비치의 기록은 호주오픈이 아니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은 조코비치의 무대다. 메이저 우승 24회 가운데 10번을 멜버른에서 쌓았다. 결승에 10번 올라 모두 우승했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조코비치가 5승 4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팽팽하다. 지난해 호주오픈 8강전에서는 조코비치가 3-1로 이겼고, US오픈 4강전에서는 알카라스가 3-0으로 설욕했다. 2024년 윔블던 결승은 알카라스, 파리 올림픽 결승은 조코비치의 승리였다. 중요한 무대마다 주도권은 번갈아 이동했다.
체력은 이번 결승의 또 다른 변수다. 두 선수 모두 준결승에서 5세트 혈투를 치렀다. 알카라스는 5시간 27분, 조코비치는 4시간 9분. 경기 시간만 보면 조코비치가 유리해 보이지만, 회복력에서는 20대 초반의 알카라스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메이저 남자 단식 준결승 2경기가 모두 5세트까지 간 것은 2018년 윔블던 이후 약 8년 만이다. 당시 결승에서 웃은 쪽은 조코비치였다.

베팅 시장의 시선은 알카라스 쪽으로 기울어 있다. 주요 해외 업체들은 모두 알카라스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다만 이 숫자는 조코비치를 자극해온 수치이기도 하다.
한쪽에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놓칠 수 없는 현재가 있다. 호주오픈 결승은 결국 누가 더 잘 하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 누가 시간을 이길 수 있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