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9일(현지 시간) "유럽이 규범에 기반한 세계 질서를 지키기 위해 싸웠고 자존감(self-respect)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덴마크의 자치령 그린란드를 손에 넣기 위해 엄청난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가했지만 유럽이 똘똘 뭉쳐 이를 물리쳤고, 이 과정에서 유럽이 보편적 가치와 세계 질서를 지켜낸 동시에 스스로의 존재감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유럽은 자존감의 기쁨을 어느 정도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규범에 기반한 행동과 규범에 기반한 무역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며 그같이 말했다.
그는 "전 세계의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현재의 글로벌 재편이 자의성보다 규칙을 선호하고, 일방적인 자국 이익 추구보다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에서 더 많은 이득을 보는 모든 행위자들에게 기회가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협력하는 손길은 계속 내밀 것"이라면서도 "유럽 내에서 더 강력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파병한 8개 유럽 국가들에 고율의 관세 부과를 위협했지만 유럽이 이에 굴복하지 않은 사실에 크게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난주 EU는 필요할 때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우리는 다시는 관세 위협에 위축되지 않겠다는 결의로 단결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EU가 남미 공동시장인 메르코수르(Mercosur),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일을 거론하며 "유럽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개혁을 가속화하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EU 군인들을 폄하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약 20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파병 기간 동안 독일 군인 59명이 목숨을 잃었고, 100명 이상이 전투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며 "우리는 이 파병이 폄하되거나 깎아내려지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메르츠 총리의 이날 연설은 그린란드를 둘러싼 트럼프와의 대치, 글로벌 무역 갈등, 4년에 걸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을 거치면서 유럽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힘과 가치를 드러내는 데 있어 한층 대담해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유럽은 괴롭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