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광주·전남 변수에 TK도 속도전
도의회 의결·특별법 발의…균형발전 장치 실효성 관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한민국 지방자치 지형이 격변하고 있다. 수도권 일극 체제의 가속화와 지방 소멸이라는 절박한 위기 속에서 전국 광역 지자체들은 행정통합이라는 대담한 실험과 도전에 나섰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권역별 통합 논의 현주소를 정밀 진단하고 행정통합이 '지방주도 성장'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집중 조명한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 행정 통합 논의도 마지막 관문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9년 첫 논의 이후 수차례 공론화와 정체를 반복해 온 통합 구상이 이번에는 제도화 단계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구·경북 행정 통합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지만 실제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최근 들어 통합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는 배경에는 지역 내부의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라는 구조적 위기뿐 아니라 이번 정부 들어 다른 권역의 행정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이 통합 특별법을 발의하면서 논의는 국회 입법 단계로 진입했다. 향후 특별법 심사 과정에서 중앙정부 권한 이양 범위와 재정·특례 설계, 지역 간 균형 발전 장치가 얼마나 구체화될지가 통합 성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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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첫 논의 이후 '공론화→정체' 반복
대구·경북 행정 통합 논의는 2019년 말 처음 제기된 이후 2020년 공론화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공식 논의 단계에 들어섰다.
당시 대구·경북은 공론화위원회를 중심으로 행정 통합 로드맵을 마련하고, 시도민 토론회와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2021년에는 공론화위원회 최종 결과가 나오며 단기적으로는 특별지방자치단체, 중장기적으로는 행정 통합을 추진한다는 방향도 정리됐다.
하지만 이후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실제 공론화 이후 대구·경북은 2022년 광역행정기획단 설치, 상생 협력 협약 체결 등 협력 수준의 조치는 이어갔지만 행정 통합 자체로 나아가는 제도적 진전은 제한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지방선거와 정권 변화가 맞물리며 통합 논의는 다시 정체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2022년 이후 대구·경북은 협력 사업과 상생 논의는 이어갔지만, 행정 통합을 전제로 한 특별법 추진이나 제도 개편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기에는 통합 논의가 다시 움직이는 듯했으나 이후 단체장 교체와 함께 정치적 드라이브가 약화되면서 논의는 다시 정체 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석준 전 국민의힘 의원은 "공론화위원회는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시절 만들어졌는데 2022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시장·도지사가 바뀌자 논의가 흐지부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역 통합은 자치 단체 간 문제가 아니라 법과 중앙정부 인센티브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바뀌고 추진 주체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스톱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결국 추진하는 사람들이 계속 바뀌다 보니 논의가 연속성을 갖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 다른 권역 통합 가속에 "뒤처질 수 없다"…지역 의회도 '찬성'
정치권에서는 대구·경북 통합이 속도를 내는 배경에 지역 내부의 구조적 위기뿐 아니라 다른 권역이 먼저 통합 트랙에 진입할 경우 재정·권한 인센티브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정부 들어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다른 권역의 행정 통합 논의가 특별법과 재정 지원 패키지를 중심으로 본격화되면서 대구·경북 역시 통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20조 원은 단순한 예산 숫자가 아니라 우리 지역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비용"이라며 "지금은 찬반을 끝없이 토론할 시간이 아니라 탑승할 것인가 놓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통합 후보완' 구상을 언급하며 "버스가 지나간 뒤에 손을 흔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북도와 국민의힘 경북권 국회의원들도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통합 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경북은 2019년부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통합 논의를 시작해 왔다"며 "정부가 광역 통합 시 행정·재정·제도적 지원을 책임지겠다고 한 만큼 지금이 통합의 적기"라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통합은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부가 통합과 관련한 기본 방향과 방침에 대해 분명한 답을 줘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통합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별개로 몇 가지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경북 북부권을 중심으로 한 통합 이후 소외 가능성과 대구 중심의 흡수 통합 우려다.
도청 소재지와 기존 행정 기능이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이 남아 있고, 통합 이후 재정과 정책 결정 권한이 특정 지역으로 쏠릴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권역 통합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속도를 우선하는 '선통합' 전략이 강조되고 있지만, 충분한 합의와 보완 장치 없이 추진될 경우 졸속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 국회 특별법 단계 진입…'대구경북특별시' 구상 본격화
경북도의회가 최근 대구·경북 행정 통합에 찬성 의견을 의결하면서 통합 논의의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구자근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은 30일 지역 국회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행정 통합 특별법을 발의했다. 그는 "특별법안에 대구·경북이 요구해 온 중앙정부 권한 이양과 각종 특례 사항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법안은 기존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를 통합해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대구경북특별시'를 설치하고 이를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으로 육성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골자로 한다. 총 335조로 구성된 대규모 법안으로,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296조)보다 포괄적인 체계를 갖췄으며 재정·산업·도시·교통·환경·교육·조직 등 전 분야에 걸쳐 총 319개의 특례를 담았다.
이 가운데 192개는 대구·경북 통합을 위해 새롭게 발굴된 특례다. 특히 경북 북부권을 중심으로 제기되어 온 '통합 이후 소외'와 '대구 중심 흡수 통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권역별 균형 발전 체계를 법률로 명문화하고 전략 산업·SOC·공공기관 배치와 재정 투자에서 특정 지역 쏠림을 방지하는 장치도 포함했다.
구자근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은 "이번 특별법은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 법안이 아니라 지방정부 권한 구조 자체를 바꾸는 국가 행정 체계 개편 프로젝트"라며 "대구·경북을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는 대한민국 제2의 성장 축,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으로 키우기 위한 국가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회에 제출된 대구·경북 행정 통합 특별법의 향방에 따라 양 지역의 통합 일정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법안이 다음 달 국회 절차를 통과할 경우 대구시와 경북도는 본격적인 통합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시기에 따라 대구·경북에서도 오는 6월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실시될 수 있고, 이렇게 될 경우 7월 통합 대구경북특별시 출범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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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way@newspim.com














